마흔 살의 자전거 배우기
열 살 딸아이와 함께한 자전거 수업
주말에 산책이나 운동을 나가게 되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중 내 시선을 끄는 것은 다 함께 자전거 타는 가족들이다. 앞장서는 아빠 엄마를 열심히 따르는 아이들.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아쉽게도 우리 가족은 함께 자전거를 탄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다른 구성원 때문이 아니라 여태 자전거 탈 줄 모르는 나 때문이었다. 어렸을 땐 겁이 많아서 시도도 안 했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별로 필요성을 못 느껴 배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 놓고 이제와 다른 가족들 자전거 타는 걸 보며 부러워하고 있다니.
나도 날씨 좋을 때 남편과 아이들이랑 자전거 타고 싶어 졌다. 더불어 내가 다룰 수 있는 이동수단이 하나 더 늘어난다면 일상에서 잔잔한 자유로움을 더 해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올해 초등 3학년이 된 둘째 딸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볼 때면 타고 싶은 욕구가 더 생겨난다. 둘째는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쳐서, 자전거도 보는 사람이 후련해할 만큼 신나게 탄다.
어느 날 아이가 자전거 타고 싶은데 혼자 나가기 싫다길래 같이 나가서 타는 걸 봐주고 있는데, 보고 있으려니 문득 시도해보고 싶어 졌다. 재미 삼아 딸아이에게 엄마 자전거 한번 가르쳐줄래? 했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딸아이는 선생님 역할을 참 좋아한다)
자전거를 넘겨받고 앉아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으니 아이가 말했다.
엄마,
팔을 앞으로 쭉 뻗어 손잡이를 잡고
엄마가 가고자 하는 곳만 보고
흔들려도 페달을 계속 밟으세요
그래? 어렵지 않겠는데...?
팔을 쭈-욱 뻗어서 손잡이를 잡았어. 그다음 저 앞쪽을 봤어. 페달에 발을 얹고, 간다... 출발!
들은 대로 했는데 역시 몸은 지그재그를 탔다. 페달을 계속 밟으려 했지만 중심이 잡히지 않았다.
넘어질 뻔하다 멈추길 반복하니 어린 선생님께서 첨언을 하신다.
지금 엄마가 손을 막 흔들거든요
손은 움직이지 않고 앞만 보고 페달을 계속 밟아요
대신 넘어질 것 같으면 브레이크를 꽉 잡으세요
듣고 있자니 자전거 타기 수업인데 인생수업을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내가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가... 열 살 꼬맹이의 자전거 타는 법에도 인생이 대입된다. 가고자 하는 곳만 보고 흔들려도 계속해 나가야 하는 것. 그러다 넘어질 것 같으면 제때 멈춰야 하는 것. 인생도 그렇게 살면 될 것 같다.
첨언을 듣고 수차례 시도했다. 처음보다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제대로 타기까지는 연습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훌륭한 선생님을 두어서 넘어지지 않고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도, 인생도 바람을 가르며 자유롭게 달릴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