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는 만큼 느낀다

초보 식집사의 요즘

by 눈썹달

작년 말부터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식물 키워본 적 없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본격적으로 신경 써서 키워보겠다 마음먹은 게 작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재 나는 소소하게 4개의 화분을 신경 써서 돌보고 있는 초보 식집사다.



작년 10월경부터 집에서 잘 자라고 있는 사총사를 소개해본다.


윤기 나는 잎을 조밀하게 가진 보석금전수.

안쪽에서 새 잎을 내며 펼쳐지는 아비스.

작은 잎들을 달고 줄기가 늘어지는 신홀리페페.

핑크색을 머금은 초록잎이 우아하게 펼쳐지는 핑크싱고니움.


그저 집에서 키우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된 식물들이다. 핑크싱고니움은 회사 화분에서 왕성하게 자라 가지를 쳐서 심어봤는데 아주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식물을 키우면서 관심을 갖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얼마나 정직한지, 물 주기가 다가오면 식물들도 살짝 매가리가 빠진 듯 보인다. 줄기가 약간 처진다거나 잎이 살짝 노래지는 것 같다. 흙을 만져보고 화분을 들어보면 무게감 없이 홀랑 들린다. 그럼 물을 흠뻑 주면 된다. 간접광을 받을 수 있는 춥지 않은 곳에 두고 제때 적당히 물을 주면 잘 자라는 것 같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거실에 있는 화분들을 한 번씩 만져주는 것이 루틴이 되었다. 잘 지내는 식물들이 고맙고 예뻐서 자연스레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습도도 체크하게 되더라. 그렇게 매만지면서 식물에게 말도 걸어본다. 예쁘네~ 새 잎이 났네~ 별일 없지? 같은.


그러다 보면 내게 좋은 기분이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식물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나의 오늘과 식물의 오늘이 만나는 시간. 식물은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서, 그 작은 화분 안에서 생기를 머금고 제 하루를 살았다. 창을 통해 햇빛을 받으며 광합성을 하고 잎을 키워내는데 힘썼을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 잎을 내는 걸 볼 때면 경이롭기도 하다. 아무 말 없이 그저 기다렸다는 듯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나를 맞이하는 식물에게서 작은 안정 평안을 느낀다.


식물을 돌보는 일, 잘 자라는 식물을 보는 것은 힐링 그 자체다. 뜨문뜨문 식물을 키웠던 예전에는 이런 여유와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야 식물 키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일도 일상의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너무 힘줄 것 없이, 애지중지할 것 없이 평소에 조금씩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대신 이 잔잔한 관심을 놓지 않도록 나 자신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 식물들에게 줄 작은 여유조차 없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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