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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린 Mar 25. 2022

Greenday, Last Night on Earth

내 모든 사랑은 네 것이야


이상하게도 돌고 돌아 만나게 된 너는 나와 너무나 똑같은 사람이었다. 성별만 바꾸어 놓은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나의 생각과, 취향과, 많은 것들이 같았다. 좋은 음악과 술에 취해 몽롱해지면서도 나의 말 끝에는 너의 공감이 따라왔고, 너의 말 끝에는 나의 맞장구가 이어졌다는 것은 분명히 기억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밤새 좋아하는 것들을 두고 이야기하면서 밤을 새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랑이라면 사랑이겠다. 누군가를 사랑히 바라보는 것은 나에겐 익숙한 일이었고, 그것은 연인으로 정의되기보다 나의 사람으로 사랑하는 것이었기에 그럴 수 있겠다 했다.


너무나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전부를 내어주기엔 나는 어른이 되었고, 끝이 온다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으로 남기는 일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 쌓여가는 순간들만큼이나 고민도 깊어지는 건, 나와 같은 너도 마찬가지였겠지. 우리는 각자의 고민이 차오르다 못해 넘쳐, 서로에게 흘러 닿을 때가 되어서야 그것을 이해했다. 그것마저 같은 우리는 각자의 고민과 생각으로 수도 없이 망설이고, 답을 갈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막차를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 늦은 밤에 너는 나에게 이 노래를 주었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풍경 위에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만큼 몽롱한 멜로디와, 목소리와, 나의 마음처럼 쓰여지는 노래 가사에 사랑에 빠져버렸다면 오로지 너만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면서 늘 사랑에 망설이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전부인 사람을 찾아 헤매었다.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랑을 찾는 거야.


그런 사랑을 찾는다면 나는 이 노래를 보낼게. 잘 도착했어? 너를 향한 내 모든 사랑을 담았어. 지금 두근거리는 내 마음은 너만을 향하고 있어.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Last Night on Earth, 난 지금 너만을 위해 여기서 노래해.


나는 여전히 사랑이 전부이고, 그런 사랑을 위해 지금껏 걸어왔다. 수도 없이 망설이던 지난 모든 순간들을 뒤로하고, 나는 이제 내 사랑을 모두 너에게 주려고 해. 만약 타오르는 불길에 모든 걸 잃게 되더라도 나의 사랑을 모두 너에게 주고 싶어.


그러니 네가 이 엽서를 받는다면, 확신할 수 있을 거야.

내 모든 사랑은 네 것이야.


사진 출처 : https://youtu.be/PVEf56z8N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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