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You inspire me

매 순간 내게 오는 것

그게 다 아름다운 이야기

by Iris K HYUN

이전에 쓰인 각본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다가오는 현재에 모두가 저마다의 존재로 참여하는 잼 세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 남자, 책임감 이야기를 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말했어. 네가 하는 모험은 본질적으로 어머니와 관계가 먼 개념이라는 거야. 그래서 일반적인 엄마? 가 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낸시 휴스턴이라는 사람이 쓴 아티클에서 그녀는 그랬대. 모험을 하고 싶다면 무슨 짓을 해서든지 엄마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왜냐면 엄마는 언제나, 예상대로 뻔하게, 자식의 목숨을 구하려 하기 때문이다.. 라고. 그럴듯해 그지? 그건 선악을 구분하는 권위 있는 지식의 목소리가 계속 이야기를 했다면 감히 나타나지 못했을 내용이 종이 위에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난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편해지면서 뭔가 탁 풀리는 것처럼 자유롭다고 느꼈어. 모순된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싶은 욕망이 수면 위에 드러나면서 무엇을 선택할래.. 아니 그보다 무엇이 너 다운 거라고 생각해라고 내게 묻는 거 같았어. ‘엄마, 봐요. 배꼽이 없어요.’ 그와 나는 그 문장을 읽으며 동시에 힘이 더 탁 풀렸고 웃음이 났어.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는 서로의 (-좀 거창하지만-) 영혼을 이해할 것도 같았으니까. 아니 이건 공감이라는 단어를 써도 될 것 같아.


소설, 푸른 꽃이 춤을 춘다 중/ (퍼즐 조각 20 - The one/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오늘 내가 앉아 있는 카페 한 구석에 '삶은 매 순간 피어나는 꽃'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꼭 아름다운 것을 피워내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아름다운 것이 피워지는 게 아니라 그냥 저렇게 생긴 애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문구랑 같이 있는 꽃 그림을 보는데 문득 스페인에서 먹었던 타파스가 떠오른다. (사실 어제부터 계속 떠오른다) 아름다운 걸 보고 먹을 게 떠오르다니..ㅎ 무슨 연관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하게 바싹 딱딱 바게트 위에 + 요염하게 똬리를 튼 통통하고 미끈한 연어살에 + 토도독 씹는 맛이 있는 캐비어가 소복 + 그 위에 의도하지 않은 붓터치 같은 마요, 꽃 같이 생겼는데 맛이 좋았다. 생맥과 와인에 알딸딸하게 바라보던 그 수많은 꽃들이 생각난다.


그나저나 내가 왜 쓴 건지도 모를 글은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 환경이 즉흥적으로 살을 붙여준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참 좋았고, 좋다.

얼마 전 창작지원금이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이랑 함께 쓰는 글에 요걸 써보면 어떨까 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더 재미나게 쓰고 싶어서 궁리를 한다. 아이디어가 샘솟길 기원하며.. 제주의 조각을 담으려면 엉덩이를 좀 떼 봐야겠다. 잠 좀 그만 자고.



언젠가 꿈에서 엄마는 새로 쓴 글이라며 내게 무언가 보여주었다. 그건 엄마가 평소에 쓰던 스타일의 글이 아니었고 나는 놀랐는데 뭔가 신나는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 말할 수 없는 충만한 기쁨이 온몸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았다고 그 꿈에 대한 감상을 어딘가에 끄적였을 거다. 그런데 얼마 전 꿈에서 나는 누군가를 만나 신나게 내 마음인지, 감정인지를 떠들어대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말했다.


엄마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었던 삶을 제가 사는 것 같아요.



카페 바람, @vh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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