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You inspire me

시간의 감각

I'm Fine thank you and you?

by Iris K HYUN





요즘 여기저기서 부고를 접한다.

한낮의 쨍쨍한 햇볕이 무색하게 저녁이 되면 이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느껴지는데 그래선가 마음이 서늘하다.



매 순간에 있던 존재의 기억, 이건 어디선가 계속 떠오른다. 형태도 없기에 만질 수 없는 그건 어디서 떠오르는 걸까.


친한 친구도 가족도 가까운 곳에 살지 않으면 자주 보기 힘들다. 하지만 함께 있지 않아도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에서 떠오른다. 내일이라도 아니 당장이라도 여기 같은 공간에서 마주할 듯.

그렇다면 돌아가신 이도 마음에서 같은 작용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의 떠남은 물리적으로 다시 볼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아무리 단단히 마음을 먹어도 준비를 하여도 슬프고 그리운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다.



아주 처음에 엄마의 치료가 시작될 무렵 나는 의사로부터 예후가 좋은 사람은 십 년까지도 산다는 말을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힘내라고 해준 말이었겠으나 당시 내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아니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 자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잘 살면 십 년이라니. 천년만년 살 것 같은 존재가 별안간 내일이라도 내 인생에서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것인가 믿어지지가 않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의외로) 내게 아주 깊은 위로가 된 말이 있다. 그건 엄마는 하늘나라에 잘 계신단다,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하자꾸나. 하는 말들이 아니었다.


네가 삼천 년을 산다 해도, 아니 삼만 년을 산다 해도, 아무도 지금 살고 있는 것 외에 다른 삶을 잃지 않으며, 지금 잃고 있는 것 외에 다른 삶을 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따라서 가장 긴 삶도 가장 짧은 삶과 결과는 마찬가지다. 현재의 시간은 만인에게 길이가 같고, 우리가 잃는 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잃는 것은 분명히 한순간에 불과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지금 이 순간, 그뿐이다. 미래도 과거도 여기 지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거니까.

내가 여기 지금에 살아야 하는 이유가, 힘이 천천히 채워졌다.

당시 겨울로 접어든 산티아고 길 끝에서 내가 건져 올린 가장 소중한 것이 이것이었는데

요즘 내게 잊고 있던 그때의 기억을 상기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가만히 말을 건다.

감사하다.





포르투갈에 Messejana의 모과, 길을 걷다보니 모과가 살아나요. 가운데는 엄청난 세월을 산다는 올리브나무, 이 아이도 이렇게 숯덩이가 되기도 한다. /자우녕 작가







순간에 있었던 존재의 기억, 기록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Kate Bae, 아침을 기대하며






사진들<<

@예술공간 이아, 7명의 작가의 콜라보 전시, I'm Fine Thank you And you?

그리고 자우녕 작가의 전시, 최선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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