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You inspire me

비슷한 것끼리 모인다

나는 무엇을 끌고 있나

by Iris K HYUN





우리는 가끔 이런 불만을 가진다. 나는 이다지도 고결하고 아름다운 사람인데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어쩜 이모양일까. 걸핏하면 화내고, 불만에 차 있고, 아프고, 슬프고, 우울하고... 등등

그런데 여기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좀 억울한 감정이 들지 몰라도 나의 에너지와 의도도 거기에 반드시 작용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치앙마이, 2019 봄





치앙마이에서 한 동생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창푸악 근처에서 족발 밥과 맥주를 마시며 모기에 뜯기며 우리는 참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더랬다-) 내가 힘들 때 내 곁에 주로 있는 사람과 내가 정말 기쁘고 잘 될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의 차이가 있는가. 물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이겠다. 이건 말해서 뭐 하겠는가만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내가 에너지가 너무 없고 슬프고 힘들 때 주로 다가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어 주지만 정작 내가 기쁠 때면 왠지 멀어지는, 같이 나누기에 어려운 사람이 있다. 힘들 때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나누어 준다는 것 자체가 정말 고마운 일이고, 그런 지인이 있다는 것이 복이지만 왜 그이는 그런 다운된 감정들에만 유독 크게 공감을 하고 다가오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뜬금없이 해보게 되었다.



이 동생 역시 자신에게도 그런 지인이 있다고 했다. 유독 힘들 때 곁에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신기하게 함께 하기 어려워진다고. 물론 누군가 힘들 때 같이 있어준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가 정말 기쁠 때도 진심으로 기뻐하며 함께 나눌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다를 수 있다. 그 대답에 노라면, 상대의 슬픔을 공감해 주고 아픔을 함께 하는 에너지만큼 자신의 에너지를 먼저 살피고 그걸 올리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이 유독 슬픈 사람들에게 반응하고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아픈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면, 한 번쯤 내가 가진 에너지는 어떤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을 갑자기 멀리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 위로와 공감 능력을 평가 절하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런 환경에 대해 자신 역시 지속적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지친다면 자신이 가진 에너지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정말 기쁨에 충만한 사람들에게도 그만큼 공감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내가 지금 가진 에너지와 감정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모든 것은 에너지 덩어리라는..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우리의 의식마저도 식당 한 켠에 피어오르는 저 모기향 연기처럼 중요한 실체로 여기는.. 어느 친구의 말처럼 현실에서 자신이 가진 의도와 에너지에 따라 비슷한 것들이 끌려오거나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무얼 끌어당겼던가. 내가 본 것은, 경험한 것은 무엇이었지. 더듬어 보게 한다.



얼마 전 치앙마이에서 만난 또 다른 동생과 통화를 하다가 그녀가 내게 말했다. 과거에 자신을 이유 없이 싫어하던 친구가 있어서 마음이 힘들었는데 그 친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마음으로 좋은 의도를 보냈는데 정말 신기하게 관계가 편해졌다고. (동생이지만 참으로 나보다 성숙한 아이다.) 자신의 에너지가 변하면 그와 같지 않은 사람들과는 자연히 멀어지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그 모습에서 내가 배울 것이 없으니 내가 떠나든 그가 떠나든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게 아닐까.




모든 것의 출발은 자각이다. 제대로 자신을 인식하는 만큼 주변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서 만난 한 친구는 근래 만나는 사람들이 어쩜 신기하게도 죄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아는, 혹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우연이지만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며 하하호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도 어쩌면 내가 가진 의도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러니 우연은 없다고 우리끼리 웃으며 결론을 내렸다.




치앙마이, 2019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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