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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균의 코드블랙 Sep 23. 2021

그놈, 명절 스트레스


   

추석이 끝났다. 혹자는 차례상을 준비하며 쌓인 스트레스에 골치가 아플 것이고, 또다른 이는 추석 후 일상 시작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이런 명절 스트레스는 조금 자세히 뜯어보면 그 안에는 우울증이란 녀석이 숨어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웃픈 사연이 줄을 잇는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명절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다수 가족과 좁은 공간에 함께 지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느끼는 불편감과 긴장감이 스트레스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취업, 결혼, 부동산, 연봉... 서로가 서로에게 과도한 기대와 비교를 하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했을 때 분노와 실망감도 명절 스트레스의 다른 말이다. 


안면이 있는 정신과 의사에게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물어보았다. 정동청 서울청정신의학과 원장의 대답은 이랬다.         


명절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어요. 기존에 이런 문제를 겪어왔던 분들이라면 명절에 특히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 거죠.      


정동청 원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친척에게 비교당하는 말을 들으며 우울감이 더 심해질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걸 일시적 문제로 치부한다는 거죠. 명절 스트레스를 크게 느낀다면 평소 우울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해요. 우울증 증상은 우울감 뿐만이 아니라 의욕 및 흥미 감소, 식욕 변화, 부정적인 인식처럼 다양하거든요."

코로나19 대유행은 추석의 풍경도 많이 바꿨다. 가족과의 만남이 줄면서 집콕러나 1인가구가 느끼게 되는 감정은 좀 복합적이다. 그 감정은 외로움과 우울감, 고립감처럼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대인관계가 줄면서 외롭고 우울해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대인관계 단절을 대체할 수 있는, 혼자 만족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야 해요. 


정 원장은 취미 생활 등을 할 때도 마음가짐을 달리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는 그의 조언이 흥미로웠다.   

   

명절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기준에 맞추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자기 자신이 주도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죠.


정신과 의사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정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에 부담을 느끼는데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상담과 약 복용으로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증상을 방치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일상에 미칠 악영향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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