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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균의 코드블랙 Aug 19. 2022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뜻밖의 세계, 팔레스타인 1부➉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일 비보가 전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22년 8월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공습해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날의 공습에 대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군 전략적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은 테러 봉쇄와 보복을 주된 명분으로 내건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책은 강경하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실지배하고 있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봉쇄로 지구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린다. 그렇다. 이곳은 완전히 봉쇄돼 있다.       


이스라엘의 명분과는 별개로 공습에 의한 피해는 애먼 민간인에게 돌아가고 있다. 외신보도를 통해 집을 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사망한 아동의 시신,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은 지구 반대편 우리에게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일견 이팔갈등의 참혹한 실상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구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팔분쟁의 핵심은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국내 중동 문제 권위자인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 교수는 미국의 중동정책이 정권과 상관없이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팔분쟁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팔분쟁과 한반도를 대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은 일정 부분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의 이팔 정책의 기본 골격은 한반도 정책과 같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안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김양균의 코드블랙


미국의 중동정책과 한반도정책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의 세계 정책은 기존과는 상당히 달라졌던가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구구식으로 정책을 폈다고 볼 순 없어요. 미국의 일관된 정책 틀에서  트럼프는 움직였던 거죠.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바로 중동정책, 그 중에서도 이팔갈등입니다. 미국이 이팔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알면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정책의 기본 골격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스라엘 편들기는 상당히 노골적이었어요.”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발언에 비추어 현 미국의 대이스라엘 기획을 분석하면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가자지구, 골란고원,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등지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박탈하고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죠. 팔레스타인 난민 상당수는 주변 아랍국가로 쫓겨나 있어요. 미국은 난민들이 거주 지역에서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요.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난민 상당수는 영주권자인데 이들에게 시민권을 주라는 것은 팔레스타인으로의 귀환을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는 어땠죠?”     


“미국은 일관되게 팔레스타인의 권리 박탈 기획을 추진해왔어요.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오바마조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탈을 묵인했어요. 일견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세계정책을 보면 큰 차이는 없습니다.”      

 

“미국의 계획에는 뭐가 숨어있는거죠?”      


“가자지구를 예로 들어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가자지구와 인접해있다)에 공장을 지어 가자 거주민이 출퇴근을 하게 하자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계획이 가자내 팔레스타인인을 시나이 반도로 강제이주 하려는 의도가 아닐지 의심합니다. 2007년 이스라엘이 가자를 실지배하고 있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이후 이곳의 압박은 심화되고 있어요. 가자 연안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숨어있다고 봅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역과 지중해 연안의 천연자원을 독점하길 원하죠. 채굴기업은 미국 기업이고요.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에서 떠나길 바라는 겁니다. 이는 곧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죠.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전략의 핵심입니다.”     


사진=김양균이 코드블랙


“팔레스타인 난민의 삶은 피폐하겠지만, 한편으론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탄압을 받을 바엔 인근 아랍국가로 이주하는 것이 개개인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지가 않아요. 요르단, 레바논, 걸프 국가 등이 이스라엘 점령 하보다 더 나은 환경일까요? 아랍국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탄압하면서도 선거 등 민주적인 제도를 나름대로 운용해왔어요. 다시 말하면 팔레스타인인은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단 거죠. 여기에 70여 년간 저항의 경험도 아랍국가로선 불안 요소에요. 팔레스타인인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면 갈 곳이 없습니다.”       

“우린 왜 팔레스타인 문제를 알아야 할까요? 사실 저 조차도 답을 찾지 못했어요.”     


“국제화 시대에서 국제정치, 경제, 사회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남북과 중동 문제도 일부 고립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에요. 시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죠. 세계를 알지 못하면 한반도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세기 초 세계 정책의 중심에 영국이었다면 이후의 국제사회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을 이해하지 않으면 한반도와 중동을 이해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이팔갈등에 무관심하죠.”     


“정부는 자국 이익 차원에서 이스라엘과의 좋은 관계 형성이 중요할 겁니다. 대중도 이팔갈등이 오래된 사안이고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에 뉴스를 통해 현지 사정을 접해도 무덤덤한 건 아닐까요? 10년 전만 해도 외신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실상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현지와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국제화시대에는 직접 나서야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이팔갈등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사진=김양균의 코드블랙


*뜻밖의 세계, 팔레스타인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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