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전염병처럼 사람과 사람을 옮겨다니는 그것은 너무 쉽게 퍼져나가고 있었습니다. 한번 걸리면 쉽사리 낫기도 어려운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문제는 약이었어요.
마음이 다치는 병이었기에,
딱히 적당한 약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스는 고민했습니다. 어떡해야할까...
그때 한스의 머릿속에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병에 시달리는 열살 요한을 살짝 불러냈습니다.
"왜... 형?"
"성당 대종 옆에 서봐"
"형... 날 밀려는 건 아니지?"
"너 가슴에 그 붉은 자국,
그거 병이 났단 거지?"
"웅..."
"걱정마... 나는 병을 고치려는 것 뿐이야..."
"아.. 안돼!!"
한스는...
요한을 떠밀어버렸습니다.
'환자가 죽었으니, 병도 곧 죽겠지?'
한스는 마냥 들떴습니다.
한스는 하얀색 와이셔츠가 조금씩
붉게 젖어들고 있다는 걸
깜박 잊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