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이 무섭다(ft.코로나19)

by 김양균의 코드블랙


석 달 전까지 나는 하루 두 번 오전과 오후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브리핑 때문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주말과 휴일도 없이 이어지던 브리핑에서 이 세기의 감염병에 대한 매일의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긴 했다.


그래서 찬찬히 시간을 두고 코로나19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를 들어다보거나 분석을 했냐고? 아니. 브리핑의 모든 내용은 매분 실시간 속보로 만들어야 했다. 숲은커녕 나무 한 포기, 풀 한줌 볼 겨를이 없었다. 나는 통계와 숫자 속에 허우적거렸다. 통계가 말해주지 않는 사실을 돌아볼 새도 없이 나는 녹초가 됐다. 얻은 건 뭐냐고? 아무것도! 손목과 어깨 통증밖엔!


때문에 난 앞으로 절대로 코로나19 정보성 글은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랬다가 최신 연구 번역에 참여하면서 ‘본의 아니게’ 연구 동향을 볼 기회가 생겼고, 꽤 흥미진진한 경험을 하고 있다. 오늘 전할 이야기는 겨울이 되면 코로나19 확산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의 관심사일 것으로 생각한다. 네이처의 최신 연구 뉴스 가운데 23일 발행된 ‘Why COVID outbreaks look set to worsen this winter’를 번역해보았다.


(읽기 쉽게 많이 풀어썼다는 점과 필자의 영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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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의 겨울이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유행이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대학의 미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렐먼의 말.


코로나19는 전성기를 맞을 것이다.
향후 매우 어려운 몇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루엔자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발생은 통상 겨울에 증가하고 여름에 감소한다. 아직 코로나19가 계절성 호흡기 질환인지 여부를 확답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도 대유행이 진행 단계라는 점, 바이러스 확산 상황, 추운 계절의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하면 겨울철 코로나19 발생이 더 심각해 수 있다는 증거는 속속 발견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마우리시오 산틸라나는 “(겨울철) 사람들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 더 많은 교류를 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레이첼 베이커도 “계절적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은 여전히 감염에 취약한 이들”이라며 “코로나19 발생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확산 억제 조치”라고 설명한다.


사실 바이러스 질환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요인은 다양하다. 생활 패턴, 고온다습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 바이러스 특성 등등. 참고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하며 자외선량이 많지 않은 환경을 좋아한다. 가령, 40°C의 온도에서 자외선을 비추면 바이러스 표면과 공기 중의 입자를 비활성시킬 수 있다. 또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바이러스 표면이 더 빨리 분해된다.


이에 대해 프린스턴대학의 딜런 모리스는 “겨울철에 실내 온도를 약 20℃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건조한 공기, 환기도 잘 되지 않는 등의 실내 환경은 바이러스 안정성에 매우 유리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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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확산을 연구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과학자들이 바이러스 감염이 계절에 따라 증가 및 감소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적게는 1년에서 많게는 수년에 걸쳐 특정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연구한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이러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 다양한 장소의 감염률을 확인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계절적 요인을 규명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 연구 결과를 보자. 연구에서는 대다수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확산 억제 조치를 시행하기 전 대유행의 첫 넉 달 동안 코로나19 감염이 어떻게 증가되었는지가 확인됐다. 자외선이 적은 곳에서 감염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감염 과정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발생은 여름철에 감소를, 겨울철에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코네티컷 대학의 코리 메로우는 날씨의 영향을 냄비에 떨어뜨린 잉크 한 방울에 빗댔다. “겨울철 감염 위험은 높아지지만 개인의 예방 행동에 의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환경경제학자인 프랑수아 코헨은 앞선 연구가 대유행 초기의 제한적인 환경에서 수행된 만큼 신뢰할 수 없고, 현재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계절의 영향을 아직 판단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관련해 베이커의 연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습도에 보이는 민감성을 토대로 감염병 발생 시 기후의 영향을 규명하기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기후 영향을 받은 뉴욕시와 그렇지 않은 뉴욕시의 수년 동안의 감염률의 상승과 하락을 여러 통제 조치를 통해 모델링했다. 베이커는 만약 확산 억제 조치가 단지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데에 그친다면 계절이 바뀔 때 작은 기후 영향만으로도 상당한 발병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겨울철에 더 엄격한 억제 조치가 요구된다는 말이다.


한편, 런던 위생 및 열대 의대 수학적 역학학자 캐슬린 오렐리는 “코로나19가 추운 기온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면, 예방 행동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전망했다.




번역 후 느낀 점은 두 가지. 올해 겨울 실내 온도를 아주 펄펄 끓게 높이거나 낮추거나.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어두어야 겠다는 것 정도. 인류 역사가 시작한 이래 이토록 지독한 감염병이 존재했을까? 스페인 독감, 메르스, 에볼라, 사스 등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엄청난 감염력과 질긴 생명력.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아직까지 거리두기라는 점은 나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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