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민자 경험담으로 검증해보자
사주에 개운법으로 이민, 이사, 이동으로 환경을 변화시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실제로 수니와 남편은 호주로 이민을 했는데 새로운 운이 들어왔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실제 경험한 이민생활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신금 일간 남편 사주는 토기운이 많아 수기운이 필요한데 해외로 나가는 것이 수기운을 보충하는 방편으로 호주 이민을 선택했다고 해석했다.
임수 일간 수니 같은 경우는 월지 사화 환경을 극복할 수 없어서 물 건너 이민을 가게 되었다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정말 물 건너 호주로 이민을 왔는데 정말 인생에 변화가 생겼을까, 좋은 운이 들어왔을까, 그것을 한번 정리해 보자.
남편이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주 이민을 와서 서로 변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민 후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고 분명히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대화가 진행될수록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을 하면 내가 가진 능력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호주에 장점을 추가로 취할 수 있다고 낙관적인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은 틀렸다.
물리학에 에너지 보전의 법칙이 있는 것처럼 운에도 어떤 총량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수니 사주에 있는 식상과 재성에 기운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마음껏 사용하면서 살았는데 해외로 나오니 그 기운이 약해진 느낌이다.
한국에서 IT 개발자로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에 일에 시달렸지만 일에 대한 성취감이나 재미가 있었다. 또 직장동료들과 어울려서 지내는 맛도 있었다.
게다가 경력이 쌓이면서 월급도 올라가니 저축을 하면 목돈이 생기는 뿌듯함이 있었다. 내 능력으로 돈을 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호주로 딱 넘어오니 기존에 내 실력은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영어가 되지 않으니 능력을 보여줄 수도 어필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먼저 주눅 들고 의기소침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수입이 있었기에 남편이 백수 시절을 보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호주라는 낯선 곳에 정착하게 되니 처음부터 끝까지 돈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런데 돈이 들어오는 구석은 없고 생활비만 계속 나가니 극도로 예민해졌다. 내가 돈에 이렇게나 민감한 사람이었구나 새삼 느꼈다.
일자리 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은 더 암울했다. 한국에서는 경력과 인맥이 있으니 일자리를 쉽게 구했지만 이곳은 호주 현지 경력이 없고, 영어도 안되고, 인맥도 없으니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운 좋게 취업이 되어 일을 시작하니 처음에는 돈을 벌어 기분이 좋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직장 사람들하고 그렇게 어울리는 게 편하지가 않았다.
문화도 다르고, 나이도 다양하고, 영어가 되지 않으니 할 말도 편하게 못 하고, 직장 사람들하고 딱히 할 이야기도 없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해도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으니 항상 마음이 불편하고 눈치를 보며 지냈다.
그렇게 시간을 지내다 보니 어느새 회사에서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어느새 밝고 쾌활한 성격은 말수 없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한국은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식상의 마음가짐이라면 호주는 뭘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답답한 무식상 같은 심리 상태로 변했다.
결국 호주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고 퇴사를 했다.
내 사주에 드러난 성격은 변한 것이 없지만 환경이 변했다는 이유로 이전에는 체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
나를 표현하고 활동하는 식상, 결과를 만들어내는 재성의 기운이 약해지는 것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역지사지가 되었다.
남편이 한국에 직장 생활 어려움을 토로했었는데 지금 내가 겪는 이런 심정이었을까?
지금의 나처럼 마음이 무척 괴로워했겠구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예전에 남편을 무시하고 막말을 했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능력 없이 이상만 바라는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했던 남편은 알고 보니 손발이 묶여서 활동을 하기 힘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괴로웠는데 그걸 아내는 이해를 못 해주고 구박을 한 것이었구나 반성을 하게 되었다.
만약에 한국에서 여전히 IT 개발자로 직장 생활을 했다면 전혀 느끼지 못했을 그런 세상을 배우게 되었다.
호주에서 식상과 재성의 기운이 약해지자 반대로 없던 인성에 기운이 살아났다. 그래서 남편이 예전과 다르게 보이고 남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회사를 퇴사를 했을 즘에 희한하게 인간관계도 심각한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한국이었다면 새로운 사람으로 대체하거나 다른 즐거운 거리를 찾으면서 심각한 내면의 문제를 회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없던 인성에 기운이 생겨서 그런지 예전과 달리 영화를 보듯이 과거를 돌아보며 왜 그런 문제들이 생겼는지 나와 타인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주 명리 공부를 시작하였다. 바로 인성을 채우는 공부와 인연이 된 것이다.
사주를 배우면서 나의 문제점을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면서 나의 결점을 인정하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아내를 생각해서 충고하는 남편의 조언에 거품 물고 흥분만 했을 텐데 이제는 너무 수긍이 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혼생활 내내 남편은 내 성격에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알려주었는데 그걸 귀담아듣지 않다가 이제는 순순히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인성은 수용하고 성찰하는 힘이라는데 그런 것이 생겼다.
예전에는 내 생각을 고집했고 내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에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 잘못을 반성하는 그런 마인드가 생겨났다.
즉, 사고에 전환이 일어났다.
나에게 호주는 동전의 뒷면이다.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동전의 앞면이 한국이었다면 호주는 강제로 동전 뒷면으로 이동한 셈이다.
식상과 재성의 기운으로 한국을 살았다면 지금은 호주에서 인성에 기운을 채우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인성 기운을 채우는 와중에 발견한 글쓰기 세상, 과연 호주에 오지 않았다면 이 특별한 세상에 몰입하고 있을까 싶다.
개운법으로서 이민은 나에게는 글쓰기 세상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인성을 채우는 문을 열었다.
남편은 관계를 맺는 능력, 수용하는 힘 인성의 기운이 강하다. 그래서 사람을 잘 따르고 주변에 돌봐주는 사람이 많고 귀여움을 받았다. 그런데 해외로 나오니 그 기운이 약해진 느낌이다.
남편은 한국에 있을 때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면 사람들이 인상이 좋다, 미소가 좋다고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주변에 정을 주거나 도움에 손길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혼 전에는 누나 집에서 같이 생활을 했고 결혼하고는 아파트를 마련해온 아내 덕에 신혼집 장만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신혼여행 후에는 회사를 관두고 열하일기 박지원 선생님을 따라 백수의 길로 갔지만 직장 생활하는 아내 덕에 돈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호주로 건너오니 도움의 손길이 사라져버렸다.
낯선 곳이라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고 아내는 경력을 살려 일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 돈에 예민해진 아내는 돈을 벌어오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를 해서 호주 회사에 취업하려는 꿈을 꾸었지만 막상 영어 수업을 들어보니 답이 안 나온다. 그러는 사이 아내의 화난 소리는 더 높아간다.
물 건너 오더니 남편이 변했다. 한국에서 보이지 않던 생활력이 올라갔다. 현실 감각 능력이 살아났다. 없던 식상에 기운이 생겨났다.
영어가 안되니 호주 회사는 포기하고, 기존 경력도 여기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몸을 쓰는 노동자 일자리를 찾아본다. 몇 가지 시도한 후에 남편이 선택한 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식당, 그곳에 문을 두드렸다.
새벽 일찍 일어나 출근하면 하루 종일 서서 냉장고 온도 주방에서 연어를 썰고 있다. 20~30대 젊은 친구들 사이에 40대 중년 아저씨가 열심히 일을 배워 적응하며 자리를 잡아간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 모르는것 투성이다. 그래서 물어보고 노트에 하나하나 적고 사진으로 찍어와서 집에 와서 쉬지 않고 연습을 한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 일이 손에 익을 때까지 따라 한다.
남편에 이런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직장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남편이 정말 멋져 보인다.
예전에는 뭔가 하나를 실천하려면 10가지 이상을 미리 생각하고 그 생각이 정리가 되면 움직이려고 했는데, 보통 생각을 많이 하면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결말로 나오기에, 아예 일을 시작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일단 먼저 몸으로 움직이고 나중에 생각을 정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대화를 나누면 정치, 사회, 역사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해서 답답한 면이 많아 말다툼을 자주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비현실적인 내 생각을 바로잡아준다.
최근에 남편이 세상에 이치를 조금 알았다면서 하는 말이 바로 이것이었다.
결과가 없는 사람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
성과가 나온 사람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 그것은 조언.
자신은 이제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달려가는 시기라고.
인성이 강한 남편이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해도 현실에서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지 않았기에 딴죽을 걸거나 수긍하지 않았는데, 나도 남편도 변해서 그런가 요새는 말싸움이 줄어들고 좀 더 서로에게 솔직하게 조언을 하고 그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편이 호주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홈론을 갚아가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
낯선 호주 땅에서 식상과 재성의 기운을 채워가는 남편에게 응원에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고마워! 여보!
태어난 사주팔자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환경이 변하면 그 상황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다.
지금 생활에 불만이 있어 변화를 주고 싶다면 새로운 환경으로 나를 던져보자. 그러면 아마 놀라운 세상을 발견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소중한 한 가지를 내어주어야 만날 수 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