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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Aug 16. 2021

더 와이프 영화 리뷰

노벨문학상 받은 남편을 진두지휘하던 아내의 숨겨진 진실은?

더 와이프(2017)

드라마 영국, 스웨덴, 미국 2019.02.27 개봉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비욘 룬게

주연: 글렌 클로즈, 조나단 프라이스

네티즌 평점: 8.4

- 다음 영화 참조 -


위대한 작가에 대한 겉 이야기, 그 뒤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속 이야기를 다룬 심리 영화이다.


주연 글렌 클로즈는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부모님과 동갑이신 두 배우에 열정적인 연기에 새삼 더 놀라게 된다.


이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노벨문학상을 받는 남편, 그를 평생 뒷바라지 한 아내, 둘만에 비밀이 폭로되는 이야기이다.


가장 심리적 육체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부부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영화 속 주인공은 서로 사랑하면서 한 가정을 잘 이끌어갔다. 순전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둘 사이에 숨겨진 진실은 잠시 동안 격정적으로 드러나지만 그때뿐이다. 결과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과연 부부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무엇이 진실인지 고민하게 해 준다.



이 글은 줄거리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침대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노부부 조안(글렌 클로즈)과 조셉(조나단 프라이스)이다. 전화기 넘어 조셉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기뻐하며 침대에서 뛰는 두 사람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러 부부와 아들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난다. 아들은 작가이지만 아버지처럼 유명하지 않다. 그는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고 싶지만 아버지는 그다지 작품에 대해서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


스웨덴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조셉 작가 팬이라고 접근하는 나다니엘, 그는 뭔가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는 듯한 냄새를 풍긴다.



스톡홀름 호텔에서 묵게 된 부부, 이것저것 잘 챙겨주면서 조셉을 잘 보좌하는 조안이다. 둘은 겉으로 보기엔 사이좋은 부부로 보이지만, 이 둘 사이에는 심리적인 갈등이 흐르고 있다.


한편 뭔가를 눈치채고 뒤를 캐려는 나다니엘이 조안과 술을 마시게 된다. 그는 조셉 작품에서 조안이 예전에 대학교 때 섰던 소설 필체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솔직하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조안은 그런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난다.


나다니엘은 조안 부부 아들에게 접근해서 부모님 둘 사이에 작품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들은 엄마 아빠에게 사실이 맞느냐며 따져 묻고 결국 가족 싸움으로 번진다.


그리고 영화는 부부가 처음 만난 과거 속으로 떠난다. 조셉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교수였고 조안은 학생이었다. 조안이 작성한 소설을 읽으며 칭찬하는 조셉이다. 그러면서 둘이는 급격하게 친해지게 된다.



조셉은 자기 아이를 돌봐달라고 조안에게 부탁한다. 그는 유부남에 자식도 있었다. 하지만 그 둘에 사랑은 커져갔고 결국 조셉은 조안과 결혼하게 된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조안은 현실에서 여성작가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일찍 깨닫고 그녀는 꿈을 포기한다. 대신 사랑하는 남편 조셉과 행복한 삶을 만들려고 한다.


둘은 결혼했지만 경제적인 형편은 좋지 않다. 조셉이 책을 써서 출판사에 보내지만 거절당한다. 조셉은 허세와 말빨은 있지만 글을 잘 쓰는 재능은 부족했다. 그러자 조안이 자신이 조금 만져주겠다고 한다.



결국 조안이 수정한 책은 출간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 뒤로 조안은 서재에 문을 잠근 채 계속 글을 쓰게 된다. 그 결과 조셉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조셉은 인기가 더해갈수록 유명세로 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웠다. 하지만 조안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아픔을 오히려 작품으로 승화하고 책을 판 돈으로 살림살이를 늘려갔다.


한편 노벨문학상을 받는 동안 조셉을 따라가며 사진을 찍어주는 젊은 여자 사진가에게 조셉은 작업을 건다. 그가 조안에게 사랑고백을 하면서 읊은 시와 이름이 적혀있는 호두까지 똑같다.



시상식 날 조셉은 자신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이유는 아내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내가 자기 작품에 모든 영감을 주었다고 그녀에게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다.



그것을 지켜보는 아내 조안은 속이 불편하다. 만찬 옆에 앉아있는 중년 부인이 조안에게 당신에 직업은 뭐예요?라고 물어본다. 조안은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킹메이커예요



의미심장한 이 말을 남기고 조안은 식장 만찬 자리를 떠난다. 그녀를 붙잡으러 따라가는 조셉이다. 둘은 리무진 차에서 노벨상 메달을 던지는 둥 한바탕 심한 말다툼을 한다.


호텔 방으로 돌아온 부부는 서로 묵혀두었던 감정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남편은 자기는 맘 편했는 줄 아냐면서 내가 당신이 글 쓰는데 집중하도록 얼마나 고생한 줄 아냐고 토로한다.


그런 말을 들은 아내는 기가 차다. 자신은 남들 앞에서 나설 용기가 없어서 남편 이름 뒤에서 글을 썼다. 왜냐하면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다른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아내에 감정을 돌봐주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이다.


둘은 격하게 말을 쏟아내고 급기야 조안은 헤어지자며 짐을 싸서 호텔 방을 나가려 한다. 그때 조셉은 심장마비가 오면서 쓰러진다.


그러자 조안은 의료진을 부르고 불쌍한 남편에게 좀 기다리면 괜찮을 거라고 위로에 말을 건넨다. 조셉은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보자 그녀는 사랑한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조셉은 두 눈을 감는다.


귀국 비행기에 조안은 아들과 나란히 앉아있다. 위로에 말을 전하는 나다니엘에게 계속 헛소리할 거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말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이제는 진실을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결과적으로 조안은 자신은 남편 작품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는 암시를 주고 끝난다.


오랫동안 감추어진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다고 해서 조안 부부에게 얻는 이득은 하나도 없다. 자신과 가족에 명예만 땅에 떨어질 뿐이다.


조안은 세상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처한 상황과 환경,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자기 성격은 누구 앞에 나서기 어려워하지만 남편은 누구보다도 그런 것을 잘하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신을 잘 포장해서 있어 보이게 드러낸다.


조안은 자기 성격과 남편에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자기에게 주워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다. 그 결과가 조셉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고, 남편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으로 만들었고, 남편에 명예를 드높였고, 덩달아 그녀에 명예도 올라갔다. 남편을 통해서 자신에 창작 실력은 만천하에 인정을 받았다.


영화 속 조안과 조셉이 심리적으로 갈등을 겪어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그것은 쉽게 해소된다. 그래서 서로 부부로서 오랫동안 같이 지냈나 보다.


아들은 어린 시절 서재에서 놀 수가 없었다. 엄마 아빠에 비밀 때문에 항상 서재는 잠겨있었다. 아들은 부모에 재능을 물려받았지만 맘껏 지원받지는 못하는 그런 씁쓸한 구석은 있다.


이 영화는 심리묘사를 잘해서 그런가 대사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와닿는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집중하면서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주명리학에 십이운성 '쇠' 기운이 떠올랐다. '쇠'는 제왕에서 물어 난 시점이다. 왕에 자리를 물려주고 왕좌에서 내려온 중년에 지혜로운 기운이다.


이 기운이 있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미 경험했고 지식과 지혜가 풍부하게 쌓여있다. 그래서 쉽사리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조용하게 모든 것을 관찰하고 담백하게 바라본다.


조안 캐릭터는 이런 느낌은 아닌가 싶다. 조안 눈에는 남편이 왕이 될 자질을 발견했고 그것을 완성했다.


남편 조셉은 현실에서 제왕이다. 지금 최고 전성기 시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현자 조안은 고독하게 자신에 위치에서 조용히 지낸다.


대통령 주변에는 항상 책사가 있다. 그 책사 같은 역할이 바로 조안과 같은 사람은 아닌가 싶다.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도 선거판과 후보자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사주 명식에 '쇠' 기운을 가진 사람을 보면 대체로 신중하고 예의 바르고 삶에 대한 지혜가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귀를 기울여 조언을 듣는다면 당신은 언젠가 왕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영화 속 조셉처럼 말이다.


사람에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영화, 그것을 잘 연기한 배우들 덕분에 영화 보는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진실인 것인가? 이 영화는 그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감춰졌을 때 더 아름답게 빛나는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나와 남편이 그러했다. 남편은 영화 속 부부가 불편하다고.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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