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연수 간호사 May 13. 2021

정기대의원대회에 다녀와서

2021.5.12,13. 사업계획 확정을 위한 정기대의원대회

2021년 5월 12일~5월 13일 양일 간 내가 일하는 병원의 산별 12대 집행부 사업계획 확정을 위한 정기대의원 대회에 참석했다. 나는 작년에 제 12대 병동대의원으로 선출되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2월 평가 대의원 대회 이후로 올해의 첫 대의원 대회이자, 5개월 만의 대의원 대회라 기대되는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대의원 대회 때는 내가 관심있는 보건의료 정세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평소에는 교류할 기회가 없는 다양한 부서와 직종의 병원 동료들과 소통할 수 있어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다.

첫 번째 날에는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이근웅 사무국장님이 노동정세에 대하여 교육해주셨다. 2021년 전국보건의료노조의 투쟁기조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크게 다섯가지로 대정부 요구안과 대사용자 요구안을 정리하여 설명해주셨다. 첫째는 공공의료 확충 강화 요구안이다. 둘째는 인력 확충 요구안이다.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간호사, 의료기사, 시설 등 각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간호등급 기준은 1인당 병상수(환자수)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이 기준을 Duty별 간호사 1인당 환자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셋째는 불법의료 근절 요구안이다. 넷째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안이다. 마지막으로 교대근무제 개선 및, 주4일제[주32시간제] 도입이다. 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 시행을 제도화하자는 내용을 골자로한다. 대사용자 요구로는 근무 ( )일 전 까지 번표 확정을 하여 확정된 번표를 금지하고, 사고 질병, 예고 없는 사직, 조사 등 예외 조항을 명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 공약에서도 주 4일제 도입을 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COVID19로 인해 보건의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2022년 대선 및 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수십년 간 산적되고 곪아 터져온 보건의료노동현장의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올해 특히나 적극적으로 조합활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요구들이 그저 터무니 없고 비현실적인 주장이 아니다. 실제로 철도노조는 나이트 다음날 오프는 휴일로 계산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의 3교대 노동자는 나이트 오프가 휴일 개수에 포함된다. 월단위로 휴일을 세기 때문에 1주일에 6일 근무하는 날도 생긴다. 만약 월화수목금토일 NNNoffEEE 근무하면 일주일간 휴일은 1번이고, 그 휴일마저 잠만 자면 끝나는 나이트 오프이다. 건강을 심하게 해칠까봐, 이러다 큰 병에 걸릴까봐 살기 위해 정규직 일자리를 스스로 박차고 사직하는 수많은 간호사들이 있다. 병원에서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이 정년을 채우시는 것과 심각하게 대조된다. 근무 제도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 좋겠다. 간호대정원 확대, 지역공공간호제와 같은 곳에만 예산이 사용되고 머리가 모아지는 것이 안타깝다.
교대근무자들, 간호사들의 일자리가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될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 오기를 바란다.

두 번째 날에는 방기원 보건의료노조 교육위원장님이 대의원의 역할과 마음가짐에 대해 교육해주셨다. 작년에도 같은 주제로 강의를 들었지만, 대의원으로서 1년 간 활동 후에 들어서 그런지 강의가 더욱 마음에 와 닿았고 집중되었다. 노동조합의 역할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시는 과정에서 대전의 OO병원과 인천의 OO 병원의 사례를 들려주셨는데,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조합 구성원이 되는 권리를 포기했을 때 나타난 결과는 참담했다. 조합원으로서 좀 더 경각심을 갖고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강의였다. '함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강의였다.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강의 내용과 사업안 발제를 바탕으로 대의원들간에 토의하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전 대의원 대회에 비해 참여하고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대의원으로서 각각 세 가지 역할 다짐을 적어보는 시간도 있었다.
나는 크게 세 가지로 주제를 나누어 목표를 정했다.
1) 교육
- 대의원 필수 이수과정인 조합원 노동교실을 올해 이수 하는 것
- 하루 교육에 매달 부서 선생님들이 참여하도록 권장하는 것
- 교육 받은 내용 및 단체 협약을 숙지하여 부서원들의 질문 시 잘 답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2) 조직
- 올해도 내가 속한 부서의 100% 가입을 목표로 하는 것
- 다양한 노동조합 프로그램을 사전에 안내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부서원들로 하여금 프로그램 참여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 2021 보건의료노조 대정부요구안을 부서원들에게 공유하고 설명하여 이해도를 높이는 것
3) 대의원
- 부서내 대의원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
- 부서원 고충 사항을 경청하고 대의원 대회 사전에 부서원 의견을 취합하여 상정할 안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부서 내에서 마음이 맞고 좋은 선후배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노동조합에서도 타 부서의 존경할만한 선배들과 교류할 수 있어 행운이다.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가 있는 자리에서 더욱 최선을 다해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21.2.26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임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