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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지 Sep 23. 2022

자전거 여행(단편소설)

2022.9.23

오랜만에 10킬로 넘는 곳에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탄다. 전동자전거도 아니고 평범한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보았다.


'너무 안 타던 탓인가' 너무 뻑뻑한 느낌이다. '그냥 타지 말까'라고 슬쩍 스치는 마음을 버리고 다른 발로도 앞으로 페달을 돌렸다. 역시나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꼭 도착지점에 가야 한다. 다시 한번 더 더 더... '그래, 조금씩 천천히 하니까 되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앞으로 페달을 돌렸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바퀴를 빠르게 굴리고 더 이상 힘들이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다. 즐거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내  3킬로를 자전거를 타고 왔다. 잠시 쉬어야겠다. 그런데, 잠시 쉬려 했던 곳에서 3일을 쉬고 말았다. 다음날, 다시 타고 갈려고 하니 마치 처음 타는 것 같다. 충격에 휩싸기도 잠시 옆에서 튼실한 다리를 가진 사람이 쓩하고 지나간다.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어차피 돌아가려면 또 3킬로를 타고 돌아가야 하니, 처음 왔던 것처럼  다시 한 발로 페달을 눌러본다. 이번에 힘들면 중간에 1시간만 쉬고 다시 타자.


한 발씩, 한 발씩 멈추지 않고 계속 돌렸다. 하지만, 갑자기 까마득한 길 한 복판이 펼쳐졌고, 나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다. '도착할 수 있나?'라는 의구심을 내던진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앞으로 갈 때 전혀 쓸 모없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할 수 있어.' 이내 다시 페달을 돌려갔고 그곳엔 목적지가 있었다. 그 희열감은 이루어 말할 수가 없다.


자전거뿐 아닌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갈 마음"과 "행동"만 있다면 도달할 수 있다. 즉, 자전거를 타기 전에 다리 근육(능력)이 있으면 어느 정도 더 빨리 도착하겠지만, 그런 사람이어도 어쨌든 앞으로 가야 하고 행동을 해야 한다. 심지어 그 사람도 중간에 근육만 믿고 빨리 돌리다간 긴 장거리를 가던 중 다칠 위험이 있고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마지막에 도착한 사람이기에 토끼보다는 거북이가 훨씬 나은 것이다. 따라서, 위 수필을 통해 나의 시사점은 3가지이다. 첫째, '도착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음. 둘째,  시작점이 어딘지보다 오늘 당장 앞으로 나갈 행동을 하는 것. 셋째,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이처럼, 지구상의 모든 만물의 원리가 동일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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