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비운 자리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

by 안젤라

비운 자리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면 많은 것들을 ‘비우는’데 집중하게 된다. 물건을 버리고, 시간을 정리하고 관계를 정돈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비워낸 자리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에 대한 것이다. 비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라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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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진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모티브로한 일러스트액자를 사서 걸었다.

단순한 공간은 단순한 마음을 만든다.

정리된 방, 깔끔한 서랍, 비워진 일정표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마음까지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무언가 채워야 할 것 같아도 한 발 물러서 그 여백을 즐기다 보면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선명히 보이기 시작한다. 비운 뒤 가장 먼저 얻은 것은 ‘침묵’과 ‘고요함’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허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고요가 너무도 반가워졌다.

여백에 들어온 ‘진짜 나’

물건이 줄어들면서 시간도 함께 생겨났다. 정리할 것도 관리할 것도 고를 것도 줄어드니까.

그 시간 안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하고 감사일기를 썼다. 이전에는 항상 ‘해야 할 일’에 밀려 못 했던 '하고 싶은 일'들이 비워진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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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달걀을 채반에 올려 놓으면 참 예쁘다.

공간의 여백에 들어온 ‘좋은 습관’

비워진 식탁 위엔 그날에 읽기로 한 책 한 권을 올려놓았다. 싱크대 주변이 깔끔하니 요리를 할 때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옷장이 정돈되니 외출할 때 옷 고르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고, 자연스레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처럼 비워낸 공간은 좋은 습관이 뿌리내릴 수 있는 거름이 되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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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여백에 남겨진 ‘진짜 인연’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무심코 유지해온 관계 또는 서로 의미 없는 채팅방, 의무감으로 만나던 사람들 사이에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가끔 외롭기도 하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여백 속에서 나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관계도 양보다 질이라는 이 말의 진짜 의미를 미니멀라이프에서 체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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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밥을 하는 엄마로서 도저히 치울 수 없는 못생긴 주방가전

물질 대신 경험을 채우기

친한 언니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이소에서 5만 원어치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온라인 쇼핑몰을 구경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이케아나 무인양품 같은 곳에 가서 ‘무언가를 사는 것’으로 해소했다. 그런데 미니멀라이프 이후로는 더 이상 물건을 사는 것이 싫어졌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는 것’으로 바꿨다. 산책, 커피 한 잔, 대화, 글쓰기 등 물건이 아닌 경험이 제 삶을 더 풍요롭게 채워줬고, 그 경험은 물건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비운다는 건, 단지 덜어내는 것이 아니다.

진짜 나에게 중요한 것을 남기기 위한 과정이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채우려 하지 말기를...

여백은 비어 있는 게 아니라, 다시 채워질 공간이라 생각한다.

그 여백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오직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


이너피스. 요즘 나의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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