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지영은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희수를 보았다.
고요한데도 이상하게 눈에 남는 사람.
빛을 내려고 애쓰지 않는데도, 묘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얼굴이었다.
지영은 매달 만나는 사람들과 굳이 그 카페를 택했다.
늘 혼자이던 희수가, 오늘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누구일까.
어떤 사람이길래.
자기 쪽 테이블로 향하며 희수와 눈이 마주쳤다.
지영은 고개를 돌렸다.
아는 체를 하지 않는 편이 더 쿨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희수 맞은편의 여자는 단번에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었다.
화려한 차림, 거침없는 몸짓, 말끝마다 힘이 실린 목소리.
공간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희수는—
조금씩, 그쪽으로 물들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지영과 있을 때의 희수는 달랐다.
조심스럽고, 단정하고, 말 사이에 여백이 있었는데
지금의 희수는 자주 웃고, 크게 반응했다.
여자의 말에 파안대소하며 고개를 젖혔다.
원래 저런 사람이었나?
그동안 내가 봐온 희수는 뭐였지.
지영은 자기 테이블의 대화에 제대로 끼지 못한 채
몇 번이고 시선을 그쪽으로 보냈다.
집에 돌아와 메시지를 보냈다.
카페에서 인사를 하지 않은 건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먼저 이유를 붙였다.
희수씨 친구분, 엄청 화려한 분이던 걸요.
희수씨랑은 좀 안 어울리는 느낌이라…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까 봐 걱정됐어요.
답장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요? 알고 보면 따뜻한 친구예요.
짧았다.
설명도, 변명도 없는 문장이었다.
따뜻하다고?
지영은 화면을 내려다보며 잠시 멈췄다.
그럴 리가 없었다.
사람은 첫인상에서 이미 많은 걸 드러낸다.
지영은 그걸 여러 번 틀리지 않고 맞혀왔다.
ㅎㅎ 희수씨가 그렇다면, 맞겠죠.
제가 괜한 걱정 했네요. 워낙 말 많은 동네라서요. 제 오지랖이었어요~
메시지를 보내고
지영은 휴대전화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조금 세게.
사람들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할 선이 있고,
지영은 늘 그 선을 먼저 알아보는 쪽이었다.
희수는—
아직 모를 뿐이었다.
잠시 뒤 휴대전화가 진동했지만
지영은 바로 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