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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mpkin Jun 12. 2020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읽고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스티브 잡스는 그저 아주 유명하고 천재 스타 기업가라는 느낌뿐 그에 대해 딱히 깊은 관심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언젠가 와우팀에서 함께 공부를 하던 동생들 중의 한 명이 그의 스탠포드 대학 연설을 듣고는 너무나도 좋다며 mp3 파일을 내게 보내주었을 때도 그저 ‘참 멋진 사람이구나’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스티브 잡스는 내겐 단지 그저 가까이하기엔 너무 높은 곳에 있는 수많은 유명한 위인들 중의 한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뉴스에 오르는 그에 관한 기사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자기가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스토리도 솔깃했고,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애플에 대한 그의 열정이 무관심이던 나의 관심을 끌어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내가 스티브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할 즈음 그는 병가를 내었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후임자에 대한 기사나, 암암리에 소문이 나있던 ‘암’이라는 병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하는 기사, 또는 점점 말라 가는 그의 모습을 사진들이 단골손님으로 기사에 올라오고. 그의 명성도, 성공도, 능력도, 집착도, 열정도, 에너지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구나', 삶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어떤 삶을 살았던 우리 인간은 죽음 앞에선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느끼게 되는 순간.


청년 스티브 잡스. 에쉬턴 커쳐와 참 많이 닮았다.


어쨌거나 뉴스에는 그의 전기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이 되었고, 그와 함께 스티브가 유일하게 인정했다는, 아니 스티브 잡스가 직접 부탁했다는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가 무척 궁금해졌다. 평소에 관심조차 없던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고 싶어 진 사실이 스스로도 의아스러웠지만,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 그의 전기가 빨리 출판되어 나오게 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게까지 되었으니.


그러던 어느 날, 교보에 책을 주문하러 들어갔다가, 스티브 잡스 전기를 예약 주문을 받는다는 광고를 보고는  역사의 순간의 함께 하고 싶다는 순간적 욕망에 교보에 예약 주문을 했다. 아직도 생생하다. 2011년 10월 24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매된다는 그 한 구절에 내가 얼마나 두근거리며 열광했는지를. 


놀랍게도 정확하게 날짜에 맞춰 브라질까지 배송되어 온 책을 받아 들고는 얼마나 흥분하며 기뻐서 폴짝 뛰며 좋아라 했는지. 동봉된 영수증에 적힌 그 책이 발송된 날짜를 보니 10월 24일 바로 그 날이었다. 감동이었다. 안 그래도 읽고 싶은 책들을 해외배송 서비스를 해주는 교보에 고마워하고 있는데, 이렇게 약속대로 정확하게 동시 발매되는 바로 그 날짜로 발송을 해주다니. 그 순간 내가 느낀 교보에 대한 감사함과 신뢰감은 그동안 느꼈던 '감사함 x Infinite'가 되었다. 


그 두꺼운 양장본의 스티브 잡스 전기를 받아 든 내 가슴은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첫사랑을 만난 느낌이 그랬을까. 과연 내가 조각조각 접했던 그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되었던 건지, 또한 그는 어떤 부모님 밑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사랑을 했는지, 또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왔는지 인제 그 모든 것을 만나게 될 참이었다. 


나의 끝 없는 호기심을 자극했던 그에 대한 모든 역사가 내 손에 들려져 있는 바로 그 책 안에 담겨있다니 어찌 떨림이 없을 수 있었을까. 출생부터 드라마틱한 영화처럼 시작되는 스티브의 삶에 나는 그렇게 푹 빠져 들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가 비록 그를 사랑하지만 키울 수 없었던 친 부모로부터 원하지 않는 버림을 받게 되지만, 폴 잡스와 클라라 잡스에게 입양되었다는 것은 그에게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었다. 이 부분에서 놀랐던 부분은, 스티브가 버려져서 주워 온 아이가 아니라 ‘특별히 선택한’ 아이라는 것을 마음에 심어주며, 스티브를 입양할 때 꼭 대학에 보내겠다고 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양부모의 모습이었다.


당신들의 삶이 어려우면서도 스티브가 원한다고 그 비싼 사립대학인 리드 대학교를 보내는 것이며, 그렇게 차갑게 구는 아들였음에도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셨다는 것. 그러한 그에게 화를 내지 않고 끝까지 아들을 존중해주셨다는 부분은 나의 상상을 넘어서는 감동이었다. 그런 부모님께 차갑고 이기적인 스티브에게 화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끝까지 받아주시며 아들 편에서 생각하시는 부모님. 내가 스티브의 부모님 입장이었으면 과연 나는 그럴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비록 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낳은 자식 스티브를 사랑으로 대하셨던 양부모님이었다.


입양서에 꼭 대학에 보내겠다는 스티브의 친엄마와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시는 모습은 그분들은 단순히 교육비를 대주는 것이 아닌 그분들의 삶 자체가 스티브에게 어떤 교육이 되었을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스티브는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폴 잡스는 아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였다. 참으로 훈훈하고 감동스러운 부자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스티브가 얼마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고 존경했으며, 또한 아버지의 인정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지니는지는 그의 빛났던 삶의 여러 순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존경했던 양아버지 폴 잡스와 꼬마 스티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았던 부분 중의 하나는 역시 부모님들의 교육 방법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아버지는 차 안에 있는 작업대에 금을 그어 한족을 나눠 주며 자신의 기계와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나눠주고 가르쳤다,


숨겨져 잘 안 보이는 뒤쪽도 잘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 폴 잡스의 장인 정신은 아들에게 그대로 전수되어 애플을 만들면서 그에게 광적인 집착으로까지 보이게 하는 완벽주의의 밑배경이 된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도 완벽하고 아름다워야 하는 것에 병적으로 매달렸다. 물론 스티브 본인은 그런 제품을 탄생시키기까지 고통이 수반되는 괴로움이었겠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씸플 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멋진 결과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우리에게는 근사한 경험이 아닐 수 없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가 하면 스티브 워즈니악의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셨다. 스티브 잡스와는 달리 캘리포니아 공대를 나온 워즈니악의 아버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주말이면 워즈니악을 작업장에 데려가 전자공학 부품들을 만지작거리며 놀게 했다. 워즈가 집안에 굴러다니는 트랜지스터 등에 대해 던지는 질문에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이동식 칠판을 끌어다 놓고 엔지니어들이 하는 일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해주시는 바로 그런 아버지셨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어찌 훌륭한 자식이 나오질 않겠나. 게다가 아버지는 삶의 가치에 대해 강조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런 기본적인 가치관이 달랐던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는 여러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조니 아이브와 스티브 잡스


나에게 가장 멋진 아버지로 느껴졌던 분은 바로 나중에 애플의 디자이너자 스티브 잡스의 신뢰받는 동료 조니 아이브의 아버지셨다. 조니의 아버지는 런던의 지역 대학교에서 은세공을 가르치셨다. 그 환상적인 공예가인 아버지는 어린 아이브에게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아버지 대학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조니와 놀아주는 것이었다. 아이브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을 만들도록 도와주시는 것. 단 한 가지 조건은 바로 만들고 싶은 그것을 조니 아이브가 직접 손으로 그려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얼마나 황홀하고 멋진 선물인지. 과연 나는 이런 멋진 선물을 우리 딸들에게 줄 수 있는지. 아니 그렇게 해보겠다는 생각이라도 해보았는지. 그렇게 좋아하는 아버지와 함께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속의 무언가를 아버지와 함께 직접 만드는 꼬마 조니 아이브. 그것은 단순히 모형을 만드는 작업이 아닌 조니의 꿈과 상상력과 아빠의 사랑이 함께 버무러진 반죽으로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되어 나왔을 것이다. 


그런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진 아이브는 얼마나 꿈이 많은 아이로, 자존감 높은 아이로, 그리고 창의력에 날개를 달은 멋진 어른으로 자랐을까. 그 결과는 이미 우리가 보고, 느끼고, 누리고 있는 바로 그것 아닌가.


이렇게 애플의 창업을 함께 했고 또한 꿈을 함께 이룬 스티브 잡, 스티브 워즈니악, 그리고 조니 아이브는 특별하고 멋진 부모님을 그들의 부모님으로 갖고 태어난 행운 복권에 당첨된 행운아들이었다.





애플을 위해 태어나, 애플을 위해 살다, 애플과 함께 죽었다. 

스티브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한 마디로 요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 스스로도 이렇게 표현되는 걸 은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을까. 그렇게도 애플을 사랑했던 스티브 잡스.


그의 열정을 따라 애플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맥을 사야 할 것 같은 충동 내지는 의무감까지 느껴지니 말이다. 얼마나 부하 직원들을 힘들게 했는지, 얼마나 부하직원들을 들들 볶았는지. 그러면서도 전혀 생각지 않은 부분에서 눈물까지 흘리게 하는 감동을 안겨줄 줄 아는 리더 스티브. 


그가 처음 맥을 만들면서 맥의 디자인이 완성되었을 때 ‘진정한 예술가들은 작품에 사인을 남긴다’며 맥의 디자인에 참여했던 45명의 디자이너들에게 사인하게 했던 부분에서는 마치 내가 그 디자이너 중의 한 명이라도 된 듯 그 벅찬 감동에 눈물이 그렁되었다. 


이렇듯 스티브의 진정한 예술가에 대한 존경과 사랑, 특히, 조니 아이브와 존 레시터에 대한 사랑은 감동적이다 못해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가 픽사에 보여준 무조건적인 사랑이란..


읽다가 참을 수 없는 웃음으로 나를 열광하게 했던 부분은 바로 해적기를 만들어 다른 부서 직원들과 훔쳐가고 뺏어가며 자신들의 부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부분이었는데, 그 천재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 안에 숨어있는 어린아이 같은 개구쟁이 모습에 배꼽을 잡고 깔깔거렸다. 세상에 그렇게 밤을 새우고 목숨 걸고 탈환을 하는 모양새라니.. ^^





스티브가 얼마나 괴팍했는지 오죽하면 잡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사장까지 영입해야 했다는 부분에선 혀가 끌끌 찼다. 누가 보아도 집착처럼 보이는 그의 광적인 열정은 내게는 ‘광적’으로 느껴지기보단 왜려 ‘감동’으로 느껴졌다. 


마우스, 커서, 스크롤바 등등 지금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쓰고 있는 것들이 잡스와 그의 일당(?)들)의 작품이라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원과 타원을 그리는 알고리즘을 발견한 엣킨슨에게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은 어쩌라는 거야?” 반문하고는 세 블록이나 걸어가며 우리 주위에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을 찾아내여 보여주는 장면을 읽다가는 너무 웃겨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못 말리는 똥고집의 스티브 잡스가 어찌나 귀엽게 느껴지던지.


인제는 너도 나도 갖고 있는 너무나 흔해진 iPhone과 iPad. 그래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것들이, 인제는 그것들을 볼 때 짠한 감동이 인다. 저 녀석들이 나오기까지 스티브 잡스는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잠을 설쳤으며, 소리를 질러대야 했고, 실패를 반복해야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절절한 사랑으로 그것들을 세상에 내놓았는지를 떠올리면 그것이 그냥 당연시 보이지 않는다.




타고난 아날로그 성향을 가진 나로 iPad니 iPhone이니 하는 것에 관심이 없디. 그런 내가 이제는 그것들을 소장용으로라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느꼈으니 두 말하면 무엇하랴. 그것들을 아무렇게나 편하게 다루는 것을 보면 “스티브가 어떻게 만든 건데 저렇게 함부로 다루나..”하는 속상한 마음이 들 정도다. 내가 그 팀에 속해 일했던 것도 아니고, 스티브가 내 아빠도 애인도 아들도 아닌데, 그렇게도 그의 작품들이 내게 소중하게 와 닿는다. 역시 사랑으로 키운 자식은 어디서도 사랑을 받음이 느껴진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 속의 내용은 모두가 클라이맥스였다. 조용하다 클라이맥스로 올라가는 드라마틱함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니까 태생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매 순간이 클라이맥스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스티브는 우리 인간들이 세상에 와서 평생에 걸쳐 써야 할 모든 에너지를 너무나도 짧은 시간에 다 소비했기에 그의 삶이 짧아진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자신의 삶이 짧을 거라는 것을 알았고 그 짧은 삶 동안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평생을 쫓아다녔다. 그가 자신의 짧은 삶을 미리 예견한 건지, 그가 그렇게 생각했기에 삶이 그리 반응한 건지 나로서는 알 수 없으나 난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말이 입 밖으로 표현되어 나오는 그 순간부터 생명력을 지닌다는 사실을 나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내가 믿는 대로 이루어지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누가 그를 두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이라 했나. 어쩌면 오로지 하나만을 바라보고, 하나만을 사랑하며, 바로 그 하나에 온전한 사랑을 바쳤던 단순했던 그였기에 그에 반하는 모든 것에는 그토록 용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오히려 사고가 복잡한 우리의 눈에는 하나밖에 모르는 너무나도 단순한 그를 이해할 수 없는 스티브로 보였던 것은 아닌지.


그렇게 순수했기에 자신이 사랑한 것에 온전히 삶을 바칠 수 있었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칠 만큼 사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그 외골수인 고집스러운 스티브는 자신의 삶을 그렇게 불처럼 활활 태울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죽는 그 순간까지 사랑한 그녀, 로렌 파월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켰던 로렌 파월. 아파서 누워있는 스티브 곁을 지키는 그녀를 보고 조니 아이브는 ‘아름다운 호랑이’ 같다는 표현을 썼다. 그 표현이 어찌 그리 잘 어울렸는지. 그렇게 힘든 성격의 스티브를 끝까지 사랑으로 지켜냈던 그녀.

“ 행복한 적도 있었고 힘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나빴던 적은 없었어요, 우리의 사랑과 존경은 점점 더 커졌지요. (...) 이제 우리는 인생의 기쁨과 고통, 비밀, 경이로움을 많이 알게 되었고, 그리고 여전히 이렇게 서로를 마주하고 있어요. 나는 황홀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


 스티브는 결혼 20주년을 맞아 그녀에게 눈물로 고백을 한다. 이 깊고 진실된 사랑을 고백하는 스티브도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읽는 나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질 못했다.


늘 그렇듯이 감동이 깊으면 그 감동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 낑낑거리게 된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리뷰는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왜려 더 열심히 써야 할 텐데 종종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이렇게 느낌이 깊은 책을 읽고 나면 먹먹하고 막막하다. 내 안의 느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나의 모자라는 표현력으로 나의 느낌을 다 쏟아내지 못하고는 또 버벅거릴 생각을 하면 감히 키보드에 손가락이 올려지질 않는 것이다. 


Rest in Peace Steve.....


아름다운 스티브. 그는 갔지만 애플이 우리 삶 속에 함께 하는 한 그는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다. 내가 그와 동시대에 살았다는 것으로도 마치 무언가 함께 한 것 같은 행복한 착각. 비록 책 속에서였지만 그와 함께 한 것은 내게는 경이로운 경험이었고 놀라움이었다.


나에게도 그와 같은 정직한 열정이 함께 하기를 바라며 그의 스탠포드 연설로 리뷰를 맺는다....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그것은 인생의 중대한 선택들을 도운 그 모든 도구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외부의 기대와 자부심, 망신 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이 죽음 앞에서는 퇴색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더군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은 아까운 게 많다고 생각하는 덫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몸입니다. 가슴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201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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