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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mpkin May 19. 2020

마음의 창, 최인철의 <프레임>을 읽고.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책 표지에 올려져 있는 최인철 교수의 약력에는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관심사는 동양과 서양의 심리적 차이, 인간과 판단과 의사 결정, 행복 등이다.’라고 쓰여있다. 그리고 이어서 최인철 교수가 맡고 있는 직책 등이 설명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엔 서울 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을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후 유학 길에 올라 그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루었고, 또한 어떤 상을 받았는지 최인철 교수의 외부적인 약력들이 나열되어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전형적인 엘리트의 약력을 보아서는 지적이기는 하나 차갑고 냉철하고 인간미와는 조금 거리가 먼 느낌이 드는데, '아이 러브 인' 강의나 책을 읽는 동안 강하게 다가온 느낌은 다른 무엇보다 ‘인간미가 느껴지는 따뜻함’이었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은 대화를 나누거나 말을 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때 그 사람의 성품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는 것. 이 모든 것은 책과 강의를 통해 그에 대해 느낀 나의 진솔된 느낌이다.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최인철 교수. 그가 책에서 겨우 5분을 만나고 ‘나는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듯이. 겨우 책 한 권을 읽고, 겨우 한 시간짜리 강의를 듣고 최인철 교수를 다 안다고 결코 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 느껴지는 느낌들, 글 속에 표현되는 내용들, 표현들 속에 참으로 열정이 많고 가족을 사랑하는 분임이 느껴졌다.


서울 대학 3대 명강의로 뽑히는 최인철 교수의 강의는 감사하게도 ‘아이 러브 인’이라는 SBS 프로그램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프레임’을 읽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아이 러브 인 최인철 교수 편을 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는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열강 하는 그를 두고 내게는 마치 그가 ‘서울 대학의 탈 벤 샤하르’처럼 느껴졌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번역하신 분이 바로 최인철 교수라니. 책장으로 달려가 확인사살을 했다. 못 믿어서가 아니라 너무 반가워서. 게다가 <생각의 지도>를 쓰신 분이 지도 교수님이시라니. 확인을 해보니 모두 최인철 교수님 번역이었다. 몇 년 전 한국에 나갔을 때 욕심을 부려 잔뜩 사 온 심리학 서들. 의외로 최인철 교수님이 번역하신 책들과 저서를 내가 꽤 갖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면서 이 책 다음으로 계속 읽힐 내 도서 리스트에 그 책들이 올려졌다. 


특히, 내가 관심 있어하는 인지심리학을 연구한다는 사실에 더욱 반가움이 컸다. 몇 년 전,  흥분 속에 읽었던 톰 버틀러 보던의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러 수많은 분야의 심리학 중에 나를 매료시켰던 분야가 바로 에이브러함 매슬로의 인지심리학이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다면 인지심리학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싶은 바람이 내 안엔 있다.


한치의 여백도 허락지 않고 똑 부러지는 지적인 강의 속에 느껴지는 인간적인 따스함. 그것이 바로 최인철 교수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가 강조했듯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 빛나는 별이 되어, 누군가의 또 하나의 프레임이 되자고 강조하던 최인철 교수. 바로 당신이 그 빛나는 별임을 아는지. 그래서 그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에게 자극이 되어주고, 동기 부여가 되어주고, 닮고 싶은 롤 모델이 되어주고 있음을...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 이 책은 이미 몇 달 전 내 책장에 이쁘게 꽂혀있었으나 계속 읽기를 미루고 있었다. ‘전방향 독서’의 저자 박연식 선생님께서 강추하신 책이라 일단 주문을 하여 갖고 있었는데, 이리 늦장을 부리던 차, 우연한 기회로 아이 러브 인을 통해 최인철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고, 그 강의에 푹 빠져 당장에 집어 들었던 책 ‘프.레.임.’ 정말 굉장한 책이었다. 흥분하며 읽었다. 손을 책에서 뗄 수 없게 하는 흥미진진함과 깊은 내용들, 그리고 삶의 실용 지혜까지 보너스로 들어있는 심리학서는 나를 더 깊은 흥분과 열광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최인철 교수는 연구 사례를 많이 넣어서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주위의 우려를 뒤로하고 고집을 부려 사례를 많이 넣었다고 했다. 읽으면서 나는 그 ‘우려’는 그야말로 ‘우려’였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최인철 교수에게 고집을 부려주어 고마웠다고 전해주고 싶었다. 바로 고집을 부려 많이 올려놓은 사례 덕분에 나는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그 뜻을 더욱 쉽고 분명하게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이런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이런 종류의 재밌는 실험을 하는구나’ 하며 심리학자들의 기발한 실험들을 흥미진진함 속에 감탄을 하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덤으로 주어진 것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분야의 연구 실험들을 어깨너머로 엿보는 재미였다. 내가 심리학을 공부한다면 어떤 실험을 하고 싶을까? 또는 어떤 실험을 하게 될까?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상상 속에 행복을 느끼면서...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마음을 비춰보는 창으로써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 (P11)

그는 책을 시작하며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정의해주고 설명하며,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저 몇 줄에 온전히 넣어놓았다. 프레임이 우리 삶 속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영향을 끼치며, 또한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처음엔 아주 아무것도 아닌 듯하나, 그 상황이나 현상을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답이 달라지고 선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도 놀랍다. 어떤 부분에서는 살짝 두려움도 느껴지고.


심리학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 악이용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이다. 같은 맥락이어도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답은 달라진다. 같은 상황이어도 우리가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달라진다. 같은 선택이어도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 참으로 묘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프레임은 우리가 삶 속에 접하게 되는 많은 불편하고 이해하지 못할 상황들을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며 ‘동감’은 못해도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의 여유와 넉넉함을 안겨준다. 그러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지혜로운 내가 되어가는 것이다.


최인철 교수의 말대로 우리는 결국 프레임이란 빌딩 속에 나있는 창문이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비치는 하늘만을 바라볼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줌으로 우리 역시 우리 눈에 비치는 것과 우리가 살아오며 배운 교육과 경험으로 생긴 관점을 통해 삶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기에 그것이 온전히 옳은 것만은 아닌 것이며 다른 프레임을 통한 무수한 다른 관점으로 비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줌으로 우리의 한계를 느끼게 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그렇게 자기중심적이던 우리를 겸손해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재밌었던 것은, 너무나도 실용적인 사례들과 이론들을 접하면서, 나도 금방금방 삶에 접목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돈에 붙여지는 이름들 (푼돈, 공돈 등,) 다이어트 이야기. 등등으로 나는 삶 속에 적용시키며 그 짜릿한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푼돈이라고 막 쓰지 않고 돈도 아껴 쓰며, 말로만 다이어트가 아닌 밥그릇도 작은 것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하하하~ 


또 어떤 삶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삶인지, 마지막에 정리해주신 10가지 프레임은 내게 참으로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너무나도 우연스럽게도 요즘 내가 삶 속에서 연습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어 더욱 깊이 공감하며 읽혔던 것 같다.


1.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2.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3.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4.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5.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6.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7.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8.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9.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순간의 감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늘 깨어 있으면서 내 일상 속에서 하나하나 적용하고 또 반복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깨어 있는 것’ 즉,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일 게다.  지난날의 나를 돌아볼 때 늘 계획하던 무엇이 중도에 끊어졌던 것은 ‘스스로 포기’해서라기 보다는 깨어있지 않았으므로 ‘잊어버렸기’ 때문이었을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프레임’은 심리학 서라기보다는 마치 삶의 실용 지혜서 같았다. 책을 쓰는 과정이 기쁨 그 자체였다는 최인철 교수의 고백은 나의 고백이 되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의 과정은 내게 기쁨과 행복 그 자체였다.




*2012년 3월 12일에 쓴 리뷰를 정리하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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