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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젤라권 Jan 31. 2023

의식의 흐름대로

끄적끄적

떠오른 생각을 기록해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노트북을 연다.

부팅되는 짧은 시간에도 머릿속의 생각은 조금씩 사라진다.

팝업창의 광고가 눈과 생각의 방향을 옮긴다.

광고가 뜨는 창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잠깐 고민한다.

알집을 지워야 하나?

무료로 사용하는 백신에 보고 싶지 않은 광고라는 부작용이 따른다.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보다는 낫다는 뜬금없이 라임을 맞추는 생각이 떠오른다. 빠르게 지운다.


이 와중에도 붙잡고 있는 하나의 문장 때문에 생각은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잊을까 두려워 붙잡지 않았다면 생각은 생각을 연결하고 스토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하나의 문장에 집중하다 이야기를 날려버린다.


휘발된 생각의 시작점을 떠올린다.

'그래, 어제 줌으로 독서모임이 있었던 (나는 가끔 눈팅만 할 뿐 책을 읽지도 참여하지도 않고 단톡방에 표류 중이다.) ‘책은 힘이다’ 단톡방에 남겨진 글을 보고 있었지.'


해당 책에 대해 멤버들이 빠르게 써내려 간 서평의 퀄리티에 감탄하던 중이었다.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곤 나의 글 쓰는 속도가 한심하게 느껴졌고…

생각은 어제 릴레이 미팅을 하던 나의 일상으로 번져갔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3월 호주 코리안 시즌과 팬데믹을 지나 이제 7회를 맞는 8월 에든버러 코리안 시즌을 함께 준비하느라 나의 일상은 다시 미팅으로 채워졌다.

축제와의 협의, 공연장과의 협의, 홍보대행사와의 협의, 4개의 호주 공연팀과의 협의, 새로 선정된 에든버러 코리안시즌 공연팀과의 협의, 수십 개의 디자인, 끝없는 기술협의, 언론보도, 현지 온/오프 홍보마케팅 등 연결된 수없이 많은 고민과 결정의 과정은 일회성이다.

올해 시즌이 끝나면 휘발되고 사람마다 각각의 다른 해석으로 시즌을 기억할 것이다.

소모적으로 느껴진다. 잠시 허무하다.


지금 내가 보내는 일상을 책힘에 글을 올린 사람들과 맥락 없이 단순 비교한다.

나의 시간이 공기 중에 날아갈 일회성 일들로 나를 소모하는 시간이 아닌, 책으로 나를 채우고 기록을 남기는 시간이었으며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부러워한다.


비교는 우울하다.

비교만큼 쓸데없는 생각이 없다는 걸 수없이 되뇌고, 인생 선배인양 많은 사람에게 조언이라 말했으나, 순간순간 수없이 많은 비교가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 의식으로 지운다.


오늘도 선반 위 액자의 글을 읽는다.

‘욕심의 반대는 무욕이 아닌 잠시 내게 머무름에 대한 만족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끄적끄적



By 엔젤라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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