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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P Oct 07. 2015

네게 말하다

널 잊었다

널 잊었다고 말한다.

씁쓸한 입안에 가시가 도친 듯 한 말투로

넌 내게 의미 없다 말한다.


이른 새벽 내가 잠든 줄 알고 내 볼에 입맞춤하던 네의 온기가 떠오를 때

난 스스로 넌 거짓이었다 우긴다.

네가 스스로 숨기지 못해 내게 들켰던 너의 진심이

이제와 느껴질 때

참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눈물을 삼키고,

대신 큰 한숨을 토해낸다.


널 잊었다고 말한다

연하고 밝은 목소리로

네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말한다.

무언가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혀버리면

네가 혹여나 눈치챌까,

바람이 차네... 겨울이 오려나...

말을 돌려버리고

네가 혹여나 어떤 말을 할까 두려워

넌 여전하구나... 잘 지내니 다행이네...

얼버무리고는 혹시나 내가 울고 있다는 걸 네가 알아챌까  숨소리를 죽이고 있다가

할 말이 없다고 말을 끊어버린다.


넌 마치 모든 게 진심이었단 듯한 느낌으로

여전히 보고 싶다 말하지만

너의 그 한마디로 무너질 것 같았던 나는

네 말이 끝나기도 전 전화를 끊어버린다.


너는 알까?

아직도 너를 한순간도 잊지 못하는 나를

넌 짐작이나 할까?

너의 공허한 웃음으로 내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너의 보고 싶단 한마디로 무너질까  두려워하는 나를...


그래서

난 네게 말한다.

널 잊었다고.  

너 없는 난 조금 변했지만 이대로 괜찬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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