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요즘에는 회사를 다시 다닌다.
회사야 항상 다녔지만, 이번에는 진짜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이제 3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마침 원하던 직무에 자리가 있어 결심을 굳혔다.
다만, 회사 생활이라는게 만만치가 않은데 너무 '직무'만 보고 직장을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맡고 있는 업무 자체는 원하던 곳으로,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평생 하고싶은 직무만 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단, 회사가 지금까지 다녔던 곳보다 작아 대기업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가장 아쉬운건, 꽤 depth한 분석이 필요한 업무인데도 빠르게 결과를 보기 원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면 나로서는 적정 선으로 타협해서 보고하게 되는데, 그걸 대표님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러면,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없는 것이고 상사가 내가 하는 직무를 깊게 알지 못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새삼 무능력해 보여도, 막상 까고 들어가면 산전수전 다 겪은 대기업의 부장님이 다시 보이게 된다. 나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적당히 할 수가 없고, 대신 모르면 물어볼 수도 있으니..
재미없는 회사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요즘 관심있는 분야는 역시 유동성 부분이다. 지난 2년간 주식,코인,부동산, 미술작품 등 모든 자산들이 활황을 보인 것은 아무래도 유동성 부분이 컸다. 물론 폭발적인 기업 실적이 뒷받침 되고 있지만 슬슬 코로나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쿡에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해봐도, 요즘 물가 상승이 장난 아니긴 하다. 국내 신문에서도, 9시 뉴스에서도 코로나 다음으로 언급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최근 봤던 스페인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가히 헛웃음이 나올 정도이기는 하다. 데이터를 예전만큼 보지는 않지만, 적당히 봐도 이런 물가상승을 기업이 판가에 전가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Commodity의 상승, 유가 상승, 무역수지 적자 등등 지금 예상되는 기업실적이 달성되기는 어려워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의 부동산이 노이즈를 일으키고 있는 것도 걸리고..
지금 내 전원주택을 위해 투자했던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은 회수해둔 상황이다. 물론 예수금으로 넣어두고 조정이 올 때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대기자금으로, 생각같아서는 12월 정도에는 다시 사지 않을까 싶긴 하다. 문제는 코인인데, 얌전히 이더리움을 잘 가지고 있다가 지난 여름 $YGG 라는 코인을 샀던게 아주 낭패다. 7월말에 탄생한 신생코인인데, 1년 정도는 들고갈 생각으로 8월 중순에 매수를 했는데 지금까지 -30% 정도이니.. 아무리 변동성이 높은 코인 시장이라고 해도, 비트코인이 곧 1억을 찍으려는 시점에 -30%는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
더욱이 Yield Farming을 위해 블록체인의 기술을 살짝 활용했는 중인데, 오히려 여기에서도 추가로 마이너스가 나고 있어서..
재미있는 집 이야기를 해보자.
강원도의 전망좋은 토지가 팔리고 나서, 생각의 폭이 좀 달라졌다.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금방 나이를 먹고 결국 서울에 주저앉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좀 더 과감하게 생각하는게, 서울 근교에 바다는 잠시 잊고 산 전망의 마운티뷰가 가능한 집을 '월세로라도 일단 살아보자'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서울 불광동 위쪽의 진관사 근처.. 지축동 근방의 타운하우스, 용인 수지 혹은 기흥구의 타운하우스 정도에서 2년간 살아보는건 어떨지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곧 한겨울이 오기 전에 임장을 한곳이라도 가볼 예정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테라스, 작은 마당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운하우스인 만금 쉽지는 않겠지만..
여름철 마당에서 탈의를 한채 태닝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