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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 Dec 29. 2020

서울 토박이의 전원주택 구하기 - 4

막연한 것들 구체화시키기

9월의 첫 답사 이후 한동안은 인터넷을 통해 부족한 지식들을 채웠다. 조금만 검색해도 볼 수 있는 "전원주택의 장단점, 전원생활 5년의 실체, 이런 땅 절대 사지 마세요" 등등 자극적인 유튜브, 블로거들의 글부터 부동산 전문가, 건축가, 다양한 방송 클립 등을 통해 미래의 전원생활을 상상했다. 


오랜 기간 꿈꿔온 나만의 전원주택을 갖는 일이지만,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만큼 좀 더 구체화시키는 과정도 가졌다. 4억이라는 대략적인 예산이 나왔고, 후보지역들이 나온 만큼 이제 원하는 것을 더하고 어려운 것들을 빼면서 중학교 때부터 20년 넘게 묶혀온 로망을 구현시켰다. 원하는 집과 지역, 양보 못하는 필수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어야 한다.

-내 입장에서야 당연한 것이지만, 미래의 배우자에게는 이기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지방에 집 한채 있는 것보다는 서울 중심지 아파트 전세가 더 좋을테니. 더구나 8억 정도의 전세가 현실화되자 "지금 한가하게 시골에 땅이나 보는게 맞나?" 싶은 생각도 종종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 아파트 광풍에 휩쓸리지 않게 지탱해 주는 건 아직 있지도 않은 결혼계획과,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자존심 정도다. 굳이 싫은 아파트를 들어갈 이유도 없었고, 청약통장도 없었기에 어쨌든 이제 아파트는 진짜 안녕이다.


2. 지역은 양평, 오포, 강원도 영동 그리고 서울 종로구

- 주택인 이상 가급적 자연을 가깝게 두고 싶었다. 어디 흑석동 한강 가까운 단독주택이면야 좋겠다만 한강을 바라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이왕이면 산이나 바다 같은 대자연이면 좋지 않겠나 싶은 마음이다. 그렇다고 밀양, 남해는 너무 멀고, 산을 지척에 둔다면 굳이 강원도가 아닌 서울 근교가 더 좋아 보였다. 그렇게 정리한 지역은 서울 근교의 양평과 오포, 그리고 강원도 영동 지역이다.


- 경기도 양평과 오포읍이야 제일 먼저 답사를 갔던 지역이고, 접근성 등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좋아하는 바다를 2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지리적인 장점도 좋았다. 강원도는 무조건 영동지역인데, 기후도 온화하고 미세먼지도 수도권에 비할 수 없는 지역이니.. 이왕이면 바다가 1km 전후로 가까운(보이면 더 좋고) 곳이면 좋겠다.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 부암동 혹은 평창동 쪽의 6~8억 정도의 빌라도 염두에는 두고 있다. 9억 미만이니 대출끼면야 뭐 매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인지.. 인터넷으로 부동산을 볼 때면 습관적으로 종로구 지역을 보곤 한다. 좋은 학군과 조용한 동네, 잘 아는 만큼 너무나 좋은 동네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가슴 한편에 남아있는 지역이다. 


3. 기타 자잘한 것들

- 설계비는 2천 이상도 염두. 그래도 평생의 로망을 실현하는데 설계비에 돈 아끼지 말자. 

- 디자인은 무조건 모던. Ultra modern으로 할 거다. 지역이 어디든 거기에서 가장 모던한 건축물을 만들 생각이다. 돈이 모자라면 모자른대로, 외장을 싼걸 써도 안되면 집 크기를 줄여서라도.. 내가 진짜 호텔 같은 집이 뭔지 보여주겠다. 돈이 모자라 15평짜리 작은 주택을 지어도, 웨스턴조선 15평 스위트룸을 가져다 같은 집을 지을 생각. 

- 단열, 기밀은 제발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

- 가급적 정화조를 안 묻고 하수처리가 되는 주택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 바닷가 바로 앞은 해풍 때문에 안 좋으니 1km 정도는 떨어져 있으면 좋겠다


내 집은 이정도 모던함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다.           출처 : https://www.archdaily.com/

*자료출처 : https://www.archdaily.com/488519/jesolo-lido-pool-villa-jm-architecture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니 뭔가 더 들뜬마음에 답사를 서두르게 된다. 원래 여행도 계획 세울 때가 제일 좋다고, 뭔가 두근거리기도 하는 마음에 두 번째 답사를 계획했다. 지난번 고성에서 제법 실망했었지만, 강원도는 넓지 않나. 찬바람이 부는 11월, 고성을 제외한 기타 지역을 보러 강원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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