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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젤스윙 Oct 19. 2017

취약주거지역을 위한
‘엔젤스윙’의 지도 나눔

엔젤스윙 탐구생활



흔히 인간생활의 기본 3요소로 의, 식, 주를 꼽는다.

그중에서도 ‘주(住)’는 사람을 추위와 더위로부터 보호하고, 휴식 및 수면 공간을 제공한다는 전통적인 가치에서 그 중요성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현대적인 가치로는 투기나 재산 과시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관악구 삼성동 쪽방촌
그러나 모든 사람이 쾌적한 주거 공간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만 하더라도 강남역의 키다리 빌딩들, 서울의 밤을 밝히는 N서울타워의 뒤편으로 곳곳에 삼성동, 가리봉동, 동자동, 구룡마을, 재건마을 등의 쪽방촌과 판자촌이 산재해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빛도 잘 들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여전히 연탄을 떼고, 수십 명이 공동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며 더위와 추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사진/위키미디어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지진이나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한다면 이런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매우 큰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미로 같은 좁은 골목길은 대피하는 주민들 입장에서도, 구조하는 소방대원들 입장에서도 어렵기만 하다. 화재에 약한 나무 소재로 덧대어 놓은 벽과 지붕은 불길의 매서움을 돋운다. 주로 거주하는 노년층의 주민들은 움직임이 느릴 뿐 아니라, 대피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강남지역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에 최근 8년간 10차례가 넘는 큰 불이 난 이유다.



드론(drone)으로 이들을 도울 수는 없을까?

‘엔젤스윙’은 2015년 네팔 지진 피해 당시 드론으로 해당 지역을 촬영하여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복구를 돕던 활동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회사이다. 현재는 건설, 환경, 농업, 재난 등 다양한 상황에 드론을 이용한 혁신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서울혁신파크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쪽방촌 매핑 활동을 진행 중이다(리빙랩은 ‘내가 사는 공간이 곧 실험실’이라는 모토로 실생활에 다양한 혁신기술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서울혁신파크(https://www.innovationpark.kr/)



주민과 소방서에는 지도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재난 발생 시 이 지역의 복잡하고 협소한 골목 및 건물 구조의 특성 때문에 주민과 관공서가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 안전한 대피 경로를 알 수 없고, 소방서 입장에서는 어디까지 소방차가 들어갈 수 있는지, 이 길이 막다른 길인지 아닌지 정보가 없다. 취약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재난 대피에 특화된 지도가 없다.



http://angelswing.org/
이때, 엔젤스윙이 드론으로 촬영한 지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지도는 기존의 구글 맵이나 네이버 지도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고,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3D 지도와 같은 기능을 최신 기술을 제공한다. 이 지도에 대피로와 소방차 진입 가능 위치, 소화전 위치, 상세한 건물 위치 등을 표시하여 주민들과 소방서에 배포할 계획이다. 서울혁신파크 리빙랩 프로젝트와 협력하여 주민들에게 지도 활용 및 대피 안전 교육을 하는 것은 덤이다.



삼성동 지역봉사자, 서울혁신파크, 엔젤스윙의 간담회
참여적 활동과 사회경제적 재생을 희망하다.

리빙랩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동 참여이다. 이번 활동 역시 주민들과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통해 요구 및 필요사항을 파악하고 그것을 지도와 교육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마을 공동체가 단순히 물리적으로 안전해질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사회경제적인 재생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by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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