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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젤스윙 Oct 20. 2017

드론의 두 얼굴

혁신기술에 대한 고찰


0. 들어가며


드론 활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는 기술이다. 드론은 각종 영상물 제작, 환경오염 모니터링, 물품 배송 등 이미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빠른 배송을 추구하는 아마존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을 시작했고, 웨이터의 수가 부족한 싱가프로의 식당에서는 식당 내에서 드론을 웨이터 대신 사용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드론은 재미있고, (아직까지는) 신선하고, 활용 가능성이 높은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과연 드론은 모두에게 좋은 것일까? 여느 다른 기술들이 그렇듯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지는 않을까?



기술은 양면성을 갖고 있고, 양날의 검과 같다. 적국의 도시를 효과적으로 파괴하기 위해 개발되었던 핵폭탄 기술도 잘 사용하면 원자력 발전소로 사람들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X-레이나 방사선 치료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병충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던 농약은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처럼 어떻게 보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드론 역시 예외는 아니다.




1. 사람을 위협하는 드론


군사용 드론의 예

사실 드론은 원래 공군 연습용 표적기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도 적군을 파악하고 폭격까지 가할 수 있다는 장점에 따라 점차 정찰기와 공격기로 용도가 확장된 것이다. 이러한 드론은 군사용 드론으로 분류되며 북한과 우리나라 역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상업용 드론의 전쟁 사용 예

이와 구분되는 것이 상업용 드론이다. 군사적 용도 이외에 민간에서 상업적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상업용 드론 또한 사람들을 죽이는데 활용되고 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상업용 드론을 소형 폭발물을 투하하는 데 사용했고, 피해 지역의 연방 경찰 당국 역시 그들에 대응하기 위해 상업용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4319902/Iraqi-soldiers-using-SHUTTLECOCK-grenades-target-ISIS.html



앞서 언급했듯이 드론은 처음부터 군사적인 용도로 개발되었고, 이후 장점을 바탕으로 민간, 상업분야로 넘어온 기술이다. 그래서 꼭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드론을 이용한 정찰이 어떻게 보면 더 많은 사람의 희생을 막아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기술이 사람을 해치는 데에 사용되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해치기 위해 개발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앞선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사례처럼, 활용 가능성을 믿고 규제를 완화시키고 있는 상업용 드론을 이용하여 폭탄을 투하하는 전략은 여러모로 사회에 혼란을 줄 수 있다.




2. 우리의 기특한 친구 드론


최근 상업용 드론이 활성화되고 미국에서 상업용 드론 운영 규정이 정식 발효되면서 드론이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는 기특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1) 공공 분야

한국에서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드론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2014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드론을 산림 보호 활동에 사용한 것이 시작이다. 부산시는 맞춤형 드론을 구입하여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고 있고, 촬영한 영상은 해운대구 관제실로 실시간으로 전송되며, 구청 직원들의 스마트폰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소나무 보호와 산불 감시 등의 목적으로 드론을 구입하여 방제 작업을 실시하였다.



서울혁신파크 리빙랩 금천구청 회의 현장

엔젤스윙 역시 최근에 리빙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금천구청과의 회의를 통해 공공분야에서 드론의 활용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금천구 관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새뜰마을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과정을 기록하고 촬영자료를 바탕으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2) 재해 관측 분야

지진, 원전 방사능 누출, 홍수 등의 재해가 발생할 경우 인간이 접근하기 매우 힘들다는 점에서 상황 파악이나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 드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 미국의 군사용 무인 항공기를 이용하여 원전시설 내부를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이를 토대로 수습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네팔 지진 피해 재건 및 재건 계획 수립을 위한 지도

엔젤스윙은 2015년 네팔 지진 피해 당시 직접 드론을 제작하여 피해현장을 촬영하고, 드론을 이용하여 구호물품을 피해지역으로 전달한 사례가 있다. 또한, 드론을 네팔의 대학교에 기부하고 사용방법을 교육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지원하였다. 최근(2017) 에는 청주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을 촬영하여 관할 관공서에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피해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3) 슬럼 매핑 분야

쪽방촌, 판자촌과 같은 슬럼지역은 한 건물을 여러 쪽방으로 쪼개어 사용하고,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에 많은 집들이 모여있다는 특성에 따라 지리구조가 매우 복잡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불법개조로 인해 건물의 안전 자체에 위험이 있고 좁은 골목길과 경사 때문에 낙상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점 이외에도, 이차적으로 화재 발생 시에 대피로를 확보하기 힘들고 소방차가 구석까지 진입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내재하고 있다.



삼성동 쪽방촌 답사

엔젤스윙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민참여형 쪽방촌 매핑’을 진행하고 있다. 드론으로 인공위성 지도보다 10배 이상 정밀한 지도를 촬영하여 슬럼 지역을 촬영하고, 주민참여를 통해 화재 시 대피로, 소방차 진입 가능 구역 등을 표시하여 관할 소방서 및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2015년에 생활정밀지도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관악구 삼성동을 중심으로 하여 현장답사 및 시민의견 조사를 실시하였고, 앞으로 지도 제공 및 소방 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3. 맺으며 : 드론의 두 얼굴


대부분의 기술은 양면성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처음의 개발 목적과 다른 용도로 잘못 사용되어 피해를 주기도 하고, 처음의 의도 이상으로 좋은 방향으로 활용되어 놀라운 일을 만들기도 한다. 드론 역시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부정적으로는 앞서 언급된 군사적 용도 이외에도, 언젠가 더욱 정밀하게 조작 가능한 드론을 개발하여 남의 집 담을 넘어 물건을 훔치는 것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또는 보유하고 있는 드론의 성능에 따라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에 이 좋은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다. 기술의 개발이 그것을 가지지 못한 자들의 소외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by Peter &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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