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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앙요 Dec 10. 2022

2022 최애곡

(37)

재요에게.


1. 소녀시대 - Forever 1 

2. 보수동쿨러&해서웨이 - 월드투어

3. Lizzo - Deep

4. 로꼬&화사 - Lemon

5. 보아 - Better 

유튜브 뮤직 2022 recap이 알려준, 내가 올해 가장 좋아한 트랙 순위는 이렇더라고. 


사실 난 웬만해서는 한 곡을 반복해서 듣지 않는 편이라서, 여기 랭크된 곡들은 상당한 중독성(..!)이 있었던 덕분에 오랜 시간 들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 나의 음악 취향을 온전히 담아내기는 어렵더라도, 이 다섯 곡으로 이야기해볼 수 있는 점들이 꽤 있을 것 같네.  


우선 여자 아이돌들을 많이 애정하고 있는 요즘이야. 특히 소녀시대와 카라 모두 올해 15주년을 기념하며 앨범을 냈거든.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이 보고 들었던 이들이, 다시 힘을 모아 컴백했다는 사실이 뭐랄까 정말 감동적인 것 같아. 특히, 나는 한 그룹만을 진하게 좋아했던 게 아니다 보니 누가 컴백해도 다 그냥 반갑고, 그만큼 신나게 음악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해. 예전에는 반짝이는 연예인,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 같기만 했다면, 이제는 친근한 언니들 느낌도 들어서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가깝더라고. 여전히 이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많다 보니 마냥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걸그룹이라는 정체성으로 보여주는 외적인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션으로서의 실력과 노력, 멤버마다의 성향과 성격, 개개인의 고민과 어려움 같은 것들을 통합적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해. 노래만 듣는 게 아니라 예능이나 유튜브도 같이 즐기게 되는 것도 그 이유가 큰 것 같고. 어쨌거나 최근에는 카라의 신곡 When I Move를 거의 매일 듣고 있어. 역시 대단한 힘을 지닌 2세대 여자 아이돌.. 건강하고 행복하길. 

"널 생각하면 강해져", "더 자유롭게 breakin' all the rules".


보수동쿨러와 해서웨이는 어쩌면 저들 중에 가장 마이너 하다고 볼 수 있는 아티스트들 일거야. 나 역시 보수동쿨러는 전부터 좋아했지만, 해서웨이는 이번 앨범을 계기로 듣기 시작했어. 부산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밴드들이기도 해서 너한테 더 신나게 이 앨범을 소개했던 기억이 있네. 기본적으로 밴드 사운드를 좋아하고 특히 노래를 들을 때는 가사를 가장 크게 보는 나로서는, 정말 매력적인 곡이야.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곡 안에서 이들이 계속 되뇌는 싸비를 봐. 

"우리는 어디에 있어도/다정한 친구가 되는 거야"라니! 

월드투어부터 영화 에에올까지, 정말 2022년은 '다정함'의 재발견이었다.. 


세 번째로 많이 들은 곡인 리조의 Deep은 굉장히 리드미컬해. 너랑 이 노래를 틀어놓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놀기 좋을 것 같으니 다음에 같이 하자! 비건을 지향하는 아티스트이자, Body Positive의 상징 같은 느낌도 있어서 리조는 정말 여러모로 멋있어. 화사와 로꼬의 lemon도 이 노래만큼이나 리드미컬해. 아니 뭔가 말로 설명하지는 못하겠는데, 진짜 들으면 딱 알 거야, 약간 목을 끄덕끄덕 움직이게 되는 그런 거 있잖아. 잔잔하고 힙하게, 

"how deep is your love for me, baby?", 그리고 "life is so lemon, bittersweet". 


마지막으로 보아의 Better는 스우파에서 YGX의 안무를 보고 더 더 꽂히게 된 노래야. 찰떡같은 강약 조절이 이 노래의 매력도를 훨씬 끌어올린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춤을 추는 게 아닌데도 왠지 이 노래를 재생하면 내가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해. 그래서 음악의 힘을 넘어서서 안무, 댄스의 영향을 피부로 체감하게 되는 곡인 것 같아. 여전히 나에게 경쟁과 평가는 낯설고 어렵기만 하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과 열정을 마음껏 드러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작은 의지를 다질 때도 있어. 맞아, 정말 내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 하고 싶고 사랑하는 것이라면 언제까지나 도망칠 수만은 없겠지. 

"넌 나를 믿고 그냥 걸어봐", 나도 날 믿고 걸어가야지.  


2022.12.10.

기요.


+ Please write your next letter about "family". 

 우리는 어디에 있어도 다정한 친구가 되는 거야


우리는 어디에 있어도 다정한 친구가 되는 거야"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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