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 반에서 멈춘 밤

by 리함

퇴근은 언제나 길었다.

회사 불을 끄고, 네 정거장을 지나, 버스를 갈아타고,

낡은 아파트 현관 앞에 섰다.

문을 열자, 하루가 완전히 꺼지는 소리가 났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며 조용한 진동이 일었다.

손에는 편의점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식지 않은 냄새가 엘리베이터 안에 천천히 번졌다.


1층, 2층, 3층…

익숙한 기계음이 반복되다가 5층을 지나며 표시등이 흔들렸다.

‘6’이 켜지려다, 희미하게 번졌다.

6½.


그런 층은 없었다.

하지만 문은, 열렸다.


바깥은 어두웠다.

복도 같기도, 거실 같기도 했다.

빛이라곤 텔레비전 화면의 잔광뿐이었다.

소리는 꺼졌지만 영상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소파 위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쿠션은 깊게 꺼져 있었고,

담요는 바닥으로 흘러내려 있었다.

리모컨은 손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 놓여 있었다.

방금 전까지 누군가 앉아 있다가 그대로 증발해버린 자리처럼.


공기가 낮게 깔려 있었다.

포근했지만, 무겁고 축축했다.

방 안 전체가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그 속에 들어가면 모든 감각이 잠들 것 같았다.


나는 문턱에 섰다.

발끝으로 어둠이 스며드는 느낌.

몸이 아주 천천히, 그쪽으로 기울었다.

목소리는 없었다.

그저 공기 속에, 나를 불러내는 기운이 스며 있었다.


엘리베이터 조명이 미세하게 깜박였다.

소파가 조금 더 꺼지는 듯했고,

나는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닫힘’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며 화면 속 잔광이 점점 멀어졌다.

빛이 완전히 사라질 때쯤, 표시등이 바뀌었다.

7층.


문이 열렸다.

나는 내려서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의 어둠이 먼저 나를 맞았다.

한 손으로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눌렀다.


불이 켜졌다.

빛이 천천히 거실로 퍼졌다.

하루의 잔열이 남은 공기가 제자리를 되찾듯 고요해졌다.


나는 잠시 서 있었다.

아직 엘리베이터의 진동이 몸 안에 남아 있었다.

그 진동이 완전히 가라앉자,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따뜻해졌다.


중력 같이 나를 당기는 그 어두운 방은,

불빛 한 겹 너머,

여전히 나와 거의 맞닿은 자리에 있었다.


벽을 타고 빛이 온전해지자,

그제야 정말로 돌아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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