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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by the Water Sep 26. 2023

Un-becoming 정체성 비우기

언비커밍

“Maybe the journey isn’t so much about becoming anything. Maybe it’s about un-becoming everything that isn’t really you, so you can be who you were meant to be in the first place.”


― Paul Coelho



"어쩌면 인생의 여정은 무엇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여정은 진정한 당신이 아닌 그 모든 것을 벗어던지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애초에 되어야 했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 파울로 코엘료


Un-becoming.  이 한 단어에 많은 것이 함축되어있다.  이상하게 마음을 울린다.  아름답다.  

무엇이 되다의 become 이 아니라, 내가 나라고 생각하고 정의했던 그 모든 레이블을 벗겨내는 것.   비우는 것. 

이삼십대에는 무엇이 되는 데에 집중했다면 마흔 이후에는 내가 아닌 그 모든 것을 벗어내는 여정 중이다. 

내가 18년 동안 몸담은 직장은 나를 정의했다.  그 화려함 뒤에 나의 평범함을 숨겼다.  그래서 더 떠날 수 없었다.  그러나 너무 불행했다.  그래도 계속 달렸다.  처음에는 힘차게 엑셀을 밟고 그 이후에는 마라톤이었다. 

그러나 초반에 세게 밟은 액셀의 여파로 내가 아닌 그 무엇인가에 가속력이 붙고 있었다.   이 가짜 나를 내세우며 평생 표현되지 못하고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해가 갈수록 커졌다.   

그래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내가 붙들고 있는 레이블이 아니라 내 직관이 주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여정에서 불확실성과 두려움은 나의 친구이다.  이제는 저항하지도 않는다.  도망갈 구석을 찾지도 않는다.  그냥 알아차리고 함께 한다.  

정해져 있는 미래에서 창조란 없고 영감도 없다.  공허하고 슬픈 안정감만 있을 뿐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만이 나를 발견할 수 있고 내 삶을 창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신성한 타이밍, 가장 좋은 타이밍에 이루어진다.  

남이 나를 정의하는, 혹은 내 스스로가 나를 정의하는 모든 레이블은 나를 상자에 가둔다.  나를 패턴에 가둔다.  나를 제한한다.   이 모든 레이블을 앞세워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가지만, 나의 내면에서는 이 레이블에서 자유로워지자.  그 어느 레이블과도 나를 동일시하지 말자.  In the world but not of the world.  예수님이 한 말씀이다.  이 세상에 거하되 속하진 말라고.  

나는 누구 누구의 엄마/아빠 이다. 

나는 누구 누구의 아내/남편 이다. 

나는 누구 누구의 아들/딸이다. 

나는 한국 사람이다. 

나는 여자/남자 이다. 

나는 (직업)이다. 

나는 (숫자)살이다. 

나는 예쁘다 혹은 못생겼다. 

나는 말랐다 혹은 뚱뚱하다. 

나는 똑똑하다 혹은 멍청하다. 

나는 (MBTI 성격)이다. 

나는 스타시드 혹은 어스시드이다. 

나는 인디고 차일드이다. 

나는 전생에 --한 사람이었다. 

내 사주는 이러이러하다.  (이것은 이번 생애 내가 끌고온 전생의 카르마의 발현일 뿐이지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

위의 어떤 것도 나를 정의하지 못한다. 

나를 상자 속에 가두지 말자.  

나를 분류하지 말자. 

나는 무한하다.   I am infinite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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