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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Oct 05. 2023

교사는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안다

교사는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안다


내 마음이 

오늘 교실에서 어땟는지


그것이 사랑이였는지 

사랑에서 벗어나려는 어떤것인지

누구보다 세밀하게 느끼고 점검하며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봐 

늘 노심초사


내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누구보다 교사인 내가 먼저 감지한다


그리고 스스로 매정할정도로 다그친다


그러지마. 그러지마. 

애들 보내고. 애들 수업마치고

그리고 화나고 그리고 속상해야해

그러지마 그러지마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매정할 만큼 스스로를 다그친다


적어도.. 수업안에서는...


.

.

.


우리반에는 개별특성이 고유한 아이들이 많다.

퍼센트로 하면 절반은 되는거 같다.

(모든 아이들이 개별적 존재이기는 하지만..)


괜찮다

괜찮다


그 아이들 그래. 나에게 온것이 감사하다

그래그래 나에게 오너라. 매년 기도했다

그리고 불변의 원칙은 '교사는 아이들을 선택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으로 

어떤 아이든 권미숙에게는 선택권이 없으며

내가 필요한 아이들이면 무조건 나에게 오기를

그렇게 기도했다


그리고 단한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 기도는 앞으로도 변함없을것이다


내가 감당할수있는 만큼 보내주시리라...


.

.

.


바깥놀이를 나갔다가 

두명의 아이가 운동장으로 뛰어나가서 통제범위를 벗어났다.

가까이 가면 더 멀리 웃으며 도망간다


다수의 많은 아이들은 이미 교실로 들어가고 있는 상태

두 아이는 저기 멀리로 통제선을 벗어난 상황


시야에 두 아이를 두고 

아이들을 교실에 넣어두고 

다시 아이들을 잡으러 간다


나의 이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아이가 신이나서 교사와 잡기놀이를 하듯 

한발짝 가까이 가면 두발짝 도망간다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나의 술래잡기가 구경거리가 되었다

도와주시기.. 누구라도 나와서 도와주셨으면 했지만

그 도움조차도 청하기 힘들만큼 아이들은 운동장과 학교 경계에서 

위험하게 뛰어다닌다.


조금더 가까이 가면 교문밖으로 뛰어나갈것만 같다. 


급하게 다시 아이들을 시야에 두고 

교실안의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다시 두 아이를 붙들러 나간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아이들...



한참을 실랑이 한 후에야 

두 아이의 손을 잡을수 있었다



.

.

.


위험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잡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올라오는 

억울함. 약오름. 분노....   

그리고 모두에게 나의 아이와의 실랑이를 들킨 수치심.


무슨 말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았다

입을 다물었다. 


교사는 안다

지금 내 마음이 철저히 내 마음의 분노라는걸

사랑이 아니라는걸.....

이 지점에서 철저히 내 마음을 다스려야한다


두 아이를 분리하여 앉혀두고 

조용히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린다


다시는 이런이 없어야하기에 

'교육'해야하기에 

어떤 날이서지 않은 말로 가르쳐야할지 머리속이 복잡하다


'날이 서지 않은 말' 

내 감정을 뺀 담백한 말로 명확하게 지도해야하기에

머리속이 복잡하다


아이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니 

눈물이 난다


많은 말을 하면 

'날이 선 말'이 나올듯하여 

기본적인 지도를 하고 들여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노력했어도

아무래 애썼어도

흘러갔겠지


나의 사랑아닌 마음이....

나의 사랑아닌 그 마음이....


.

.

.


원무실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는다


교사는 누구보다 잘 안다

내 마음이 사랑이였는지 아니였는지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에게 매정할정도로 다그친다

그러지마~ 그러면안되~ 


그 어떤것도 탓하지 않는다

자신만 탓할뿐.....




나는 어떠한가 

'권쌤다움'을 잘 유지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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