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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May 31. 2023

2023. 05. 30.

교사의 목소리로 전하는 오늘의 사랑반 놀이기록


# opening 시간의 '지켜봐주기'의 어려움

그토록 날마다 연습을 하여도 교사의 입장에서 (성인들이) 아이들을 그저 바.라.봐.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오늘도 느낀다 즉, 몇일의 긴 휴일을 보내고 돌아오면서 아이들과 돌아오는 주에는 '이거' '저거' '요고' '조고'~~ 해야지 라고 수업준비라는 이름하게 여러가지를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지켜보며 타이밍을 본다. 


자, 이 장면을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봐보자.


1) 교사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는가? 아니면 내가 준비한 활동을 언제 넣어주느냐하는 타이밍을 보았는가?

2)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고 그 놀이안에서 배움이 일어날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며 지원의 순간을 찾았는가? 아니면 교사가 정해둔 다양한 교육적 활동이 더 유의미하다는 대전제를 깔고 기다리고 있었는가?


나의 이러한 마음에 보란듯이 엄청난 놀이를 진행하는 아이들. 

'자 보십시요!! 우리는 이렇게 놀이합니다. 그리고 놀이안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 보십시요!! 우리의 놀이를 자세히 아주 자세히 좀 보시란 말입니다. 저희는 그런 아이들이란 말입니다'


이 지점에서 반.성. 이라는 고개숙임으로 그리고 너희들에대한 존중으로 시각은 전환한다.


예열이 되기까지 예열이 되고 놀이가 폭발하여 역동적으로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순간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였을까? 이렇게 의식적으로 매우 애써서 그 시간을 지켜봐주어도 무의식적으로 이미 바라보는 시작이 그러했으니 말이다.


보란듯이. 복도놀이가 매우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이다. 단순한 잡기놀이에서 시작한 놀이가 여러가지 도구들이 더해지면서 순식간에 장면이 전환되고 몰입되어 얼굴은 발그래. 땀은 뻘뻘.


교실은 교실대로 흥미진지하다. 공간을 넓게 열었을때 공간분리가되어 오히려 더 갈등이 적고 각 공간을 아이들이 선택하고 그 안에서 방해없이 빠져든다. 이제는 각자가 소화할수 있는 역동성 안의 놀이를 선택한다. 

자석블럭과 자동차를 이용한 다리를 만드는 아이들은 매우 진지하다.  


이 장면 또한 한발짝 뒤에서 바라봐보자. 저 장면의 배경이 변한다. 아래는 물이 흐르고 다리 앞에서 차들이 줄서있다. 한쪽 다리는 무너졌다. 으악~~~~  이렇게 아이들 옆에서 놀이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저 장면안에 빠져든다. 안되~~~~~~  조마조마 하기도하고 그 다음장면은 무엇일까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자석블럭과 각종 블럭들을 이용하여 로봇이나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낼때는 조물주가 그러했을까? 싶다. 

와 어떻게 저걸로 저런 모양을.. 도안도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 낼까?    여러번 반복하여 말하지만 창의성은 감히 아이들 앞에서 성인들은 명함을 내밀수 없음을 인정해야한다. 


아이들의 놀이와 활동 즉 아이들의 성장은 연령을 기준으로 할수없다. 이를 최근에는 '놀이성'이라고 한다. 놀이성의 발달단계.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놀이성은 '발달단계'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발달.이라는 단어에는 높고 낮음의 위계가 포함된 어휘이다. 즉, 높은 단계 낮은 단계.  놀이 안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발견한다. 우리는 이것을 '병행놀이'라고 칭한다. 같은 놀잇감을 가지고 근처에서 놀이하지만 함께 놀이하지 않는 놀이. 깊이 바라보지 않으면 이 놀이는 '혼자 놀이'로 비추어질수 있지만 이 놀이할때 상대방을 바라보고 많은것을 모델링한다. 특히 우리교실은 혼합연령으로 낮은 연령의 유아들은 이러한 면에서 수혜자라고 할수 있다. 

이는 비단 놀이기술 측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성, 인성, 창의성 모든 부분에서 작용한다.

이러한 것을 이론가 아닌 나는 아이들 안에서 실.제.로 경험한다. 정말이다. 진짜다. 


그 사이 복도놀이는 훌라후프가 추가되며 계속해서 변화한다. 리더가 있고 협의가 이루어지며 역할이 분배된다. 상황을 그리고 역할을 분배하고 도구를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다. 글로 정리하지 않아도 아이들 그들만의 언어로 모두가 이해하여 하나의 놀이로 이어진다. 



아이들이 마치 이렇게 말할것만 같다.  "이렇게 보여주어야 안심하시겠습니까? 저희는 원래 그런 존재란 말이라고요....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 균형


아이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적어본다.  신의사예자.

우리반을 하나하나 점검해보자 신체운동영역 좋아~ 의사소통영역 좋아~ 사회관계 영역 좋아. 

상대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은 영역은 예술관계 영역과 자연탐구영역일까? 이건 어떻게 보완하지?


그렇다면 부족할까? 아니다 부족하지 않다. 균형. 균형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예술경험영역과 시도하기어려움이 있는 자연탐구영역은 어떻게 보완하지? 


자. 균형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자꾸자꾸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야한다.



# 권쌤 교육과정의 문제점 


문제점이라는 말 또한 위의 맥락과 같이한다. 과감히 점검해야한다. 아이들 놀이를 보면서 self check

나의 사전경력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전 교육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것이 사실이나 너무 거시적으로 보는 점이 있다는 부분을 알아차려졌다. 즉 다시말해서 아이들이 자석블럭을 하고 있으면 우리 아이들은 모든 놀이를 '즐긴다' '관심을 갖는다' '경험한다' 수준도 충분히 이루어져야하는데..   자꾸 그 안에서 배움을 발견하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불쑥. 쏟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네모 자석블럭을 하고 있는데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수학에 '전개도'개념이 보이는거다. 그러니까 머리속은 빨리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입밖으로 이야기할것을 목구멍으로 집어 넣는다. ^^


자. 스스로에게 '문제점'이라는 다소 과격한 용어를 사용한 나에게 '용기'를 내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특히 이러한 점이 '놀이중심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방해가 될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체크한다.


왜 그럴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다. '즐긴다' '관심을 갖는다' '호기심을 갖는다'와 같은 목표는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는것이다. 물론 스스로 결과를 보이지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지만 스스로도 그러한 결과물을 통해 확인받고 싶었나보다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유아 수준의 교육과정에 충실해야한다. 

이 시기는 모든것의 단단한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불가역성' 한번 형성되면 나중에 고치기도 힘들다 

'누적성' 쌓이고 있다.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티가 나지 않지만 아이들의 삶에 거룩한 사명을 다하고 있음으로 위로를 받고 힘을내자.



# 놀이의 고정관념을 깨라


아이들의 놀이 장면에서 다시한번 '아하!' 하며 그렇지 이게 놀이지 한 순간이 있었다. 

복도에서 놀이하던 아이들이 복도 끝 유리문 넘어를 전체아이들이 쳐다보면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고 있는것이다. 그것도 꽤 오랜시간을 말이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 물어봤다.  "너희들 너무 즐거워 보이네?"라고하니 아이들끼리 그들만의 소통으로 크게 웃으며 "우리 지금 '지켜보기놀이'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하  여기까지도 나는 사실 이해?하지 못하였다. 물론 직업적 투철함을 가지고 격렬한 반응을 해주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시한번 바라보았다. 아하!!!!   창문너머 초등학생들 형님들과 선생님을 '바라보고'있는데 그것이 그렇게 즐겁고 하나의 상황이 되어 행복한 것이다. 

또 하나의 장면은 땀을 뻘뻘 흘리며 놀이하다가 아이들이 외친 한마디였다. "얘들아~~~~  물마시기 놀이하자~" 

아!하! 그렇지!  놀이가 무엇이지? 그렇지! 이거지! 바로 이거지!   

아직 멀었구나 아이들의 놀이를 이해하고 아이들 만큼의 놀이수준을 따라가려면 너는 멀었다. 너는 멀었다^^  어쩌면...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할수도 있다...^^


 

# 존재코칭, 버츄프로젝트


아이들을 바라고 있노라 너무나 반짝여서 이 마음이 너무 벅차서 '꽃쌤(제가 존경하는 권영애 선생님을 저희는 이렇게 부른답니다)'에게  중구난방이지만 벅찬 마음을 전했다.  내 자랑.들을 자랑하고 싶은데 할곳이 없을 땐 이렇게 마구마구 자랑한다. 


꽃쌤과의 나눔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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