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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지킴 May 29. 2022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었다

해피워커 오청 인터뷰 上

당신은 해피워커인가요?
© timmarshall, 출처 Unsplash

해피워커 인터뷰 과제를 받아들고 인터뷰이 선정을 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1) 산전수전 겪어봤을 것

2) 나름 본인의 "쪼"를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일 것

3)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


그리고 아 이 인터뷰에 제격이다!라고 하여 찾아간 그 분, 오청님.


약 1시간 반동안 기나긴 해피워커 인터뷰를 마치고 느낀 점. 그는 5년전 동아리 활동을 할 때에도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였고, 많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였는데 여전히 지금도 그런 사람이였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였다.


그럼 오청님의 해피워커 비결을 찾아서!



당신의 직업은 무엇이고, 지금의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geralt, 출처 Pixabay

오청 : 첫 질문부터 너무 어렵네...저는 반도체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라고 한다면, 전 이과니까 전공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앤지킴 : 전공을 꼭 살리고 싶으셨나요?


오청 : 살리지 않고서야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이 좀 잘 없지 않나 싶은데요. 왜냐하면 제가 앤지님처럼 무슨 다양한 활동을 한다던가 그럴 수 없었으니까요.


앤지킴 : 음 이과가 좀 그런 경향이 짙은 것 같긴해요.


오청 : 그렇죠 왜냐하면 이걸 살리면 좀 더 취업을 어떻게 보면 잘할 수 있는 거니까 맞아요. 당시 제 전공에서 갈 수 있는 업계가 반도체 또는 디스플레이였거든요. 그때는 디스플레이가 참 잘나갔던 시대라, 거기를 가장 가고 싶었는데 반도체 쪽으로 오게 되었네요. 근데 지금 2022년와서 돌이켜보면...반도체로 와서 진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하는 일은 어느정도 만족하고 계신가요?
만족스러운 부분과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 soymeraki, 출처 Unsplash

오청 : 지금 제 일의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해본다면 100점 만점에 95점이 될 것 같아요.


앤지킴 : 아 뭐야 나보다 더 높네?? 해피워커 맞네, 근데 왜 본인 해피워커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오청 : 그런말 한적 없는데요.


앤지킴 : 행복하게 일하고 있는건 아니라면서요


오청 : 만족은 하지만 일하면서 막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앤지킴 : 행복의 기준이 나랑 다르네, 오케이 그럼 세티스파이드(Satisfied) 워커로...


오청 : 네 그럼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만족스러운 부분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사람/일적응/코딩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사람 먼저 이야기하면, 저랑 지금 같이 일하는 선배 두 명이 사람도 너무 좋고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데 또 심지어 팀에서 손에 꼽는 에이스예요. 이게 저희 셋이 뭉쳐 있다라는 게 말도 안 되는 조합이긴 해요.


그리고 일 관련해서는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나랑 너무 맞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그만큼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코딩을 활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앤지킴 : 아니 근데 이렇게 다 만족스러운데, 이거 다 포기하고 이직은 왜 하시려고 하시는거에요?


오청 : 그렇긴 한데 그들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제가 참 이렇게 되게 좀 약간 모순적이긴 한데 일단은 제 커리어의 스페셜 티를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그렇게 막 지금 가고싶어 안달난 상황은 아니라, 무조건 간다는 거긴한데, 내 성장을 위해서 이악물고 가겠다. 약간 이런마음이라서..


앤지킴 : 와 그거 되게 멋있다. 성장을 위한 이직을 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닌데,


오청 : 네 왜냐하면 다들 에라이 못다니겠다. 이렇게 이직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는 태반이더라구요, 돈 때문에 간다는 사람도 많고. 근데 저의 가장 큰 이직의 목적은 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함이에요.


앤지킴 : 오 방금 이직사유를 크게 3가지로 나눠서 말씀해주신거잖아요. 지금의 회사가 싫어서, 연봉 키우려고, 성장을 위해서. 이 이후로 이직하신 분들의 현황을 들을 수 있을까요?

만화 - 베르세르크

오청 : 쭉 보면, 돈이랑 싫어서 떠난 사람들 중에서는 힘들다, 일 많다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 커리어를 위해 떠난 사람들 중에는 싫다고 한 사람 아무도 없어요. 그런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혹시 베르세르크는 만화 아시나요? 세상에서 손에 꼽기로 유명한 만화중에 하나인데, 여기에서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제가 되게 좋아하는 이야기인데, 도망친 친구들은 거진 엄청난 만족을 느끼고 있진 않더라고요.


일을 할 때 가장 만족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오청 : 제가 코딩을 하지 않습니까? 근데 사실 코딩이 제 업무는 아니고 사이드프로젝트랑 같은거죠. 그걸 한 2~3년 실무에 엄청 적용해서 프로그램 만들어서 팀에 배포하고, 요즘 되게 인정받고 있거든요.

이걸 범용적인 표현으로 표현으로 풀어 말하면, 본업을 잘하는 사람은 그냥 당연히 잘하는 사람인데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잘하는 사람이었을 때 그게 뭔가 제 자신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저는 그 사이드 프로젝트가 코딩인거고.


앤지킴 : 오 저도 최근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떤 사람이 자기가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순간을 돌이켜보면 본업을 했을 때는 그냥 그거는 당연히 잘 하는 거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을 때 와 너 일 잘한다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거랑 비슷한 맥락이신 거네요. 그럼


오청 : 근데 약간 다른점은, 다른 사람이 저한테 일잘한다 하면 그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팀 내 프로그램 배포 할 때 팀에 으스대면서 메일쓰는 것 그게 참 좋습니다. "제가 고생을 많이해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이러면서..그리고 제가 또 프로그램 이름을 재밌게 붙이거든요


앤지킴 : 뭐라고 붙이시는데요?


오청 : 아이언맨, 닥터스트레인지,스파이더맨 이런 식으로 제가 마블 캐릭터들로 이름을 붙이는데 캐릭터까지 아이콘으로 만들어서 아이언맨을 클릭해야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뜨게 이런 식으로 하는데


앤지킴 : 와 대박이다...


오청 : 그래서 메일에 항상 그런 식으로 씁니다.

"요 경로에서 귀여운 아이언맨 아이콘을 클릭해 주세요. "

그런 메일을 쓸 때마다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만들었으면서 거기에 내 개성까지 섞었네 이런 모습을 내가 볼 때 그 때 참 만족스럽습니다.


앤지킴 : 저랑 좀 비슷한 면이 있으시네요 저도 다른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의 모습에 만족하는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오청 :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건 그냥 기분 좋은 정도, "와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찢었는데"하면서 자기전에 입꼬리 올라가는 순간은 밤에 잠도 안와요


앤지킴:ㅋㅋㅋ진짜 웃기네옄ㅋㅋ


오청 : 근데 이게 되게 건전한거에요. 피드백으로 인해 기뻐지는 사람은 계속 타인의 피드백을 갈구하게 되는데 저같은 경우는 제 자신만 만족시키면 되니까 이게 그리고 일을 잘하거나 인정받아서 행복해지는  아니거든요. 자기 자신이 만족해야 행복한 거니까.


 사이드프로젝트(코딩) 본업에 적용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계기가 궁금해요.
© markusspiske, 출처 Unsplash

오청 : 저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겠지만 제 주된 일들이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이게 이상이 있다. 이상이 없다. 혹은 이런 식으로 방향을 가야 된다 그런 수치 값을 만들어내거나 그런 차트 하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요.


처음에 일을 하다 보니까  데이터들을 불러 모으는 일도 너무 번거로울뿐더러 엑셀임에도 노가다를 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면 내가  편하고 그리고 정확하게   있을까 그리고 지금   건이 아니라 평생 사용할  있는 뭔가를   있을까 하면서 처음에  2 정도는 엑셀 수식 같은 거를 이렇게 골똘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일하는  진짜 재미가 없는데 엑셀을 하는건 너무 재미있어서, 그때 생각을 했어요. 코딩을 해야겠다. 왜냐면은 어차피  엑셀에서 함수도 어떻게 보면 코딩이잖아요.


그리고 엑셀로   있는 모든 업무를 코딩으로   있거든요. 보통은 데이터를 다운받아서 엑셀에 갖다 붙여놓고  엑셀 데이터를 가공하는 , 데이터를 끌어오는  조차 코딩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프로그램 키고 거기서 데이터 다운받아서 엑셀에 갖다 붙이고 차트 만들어서 ppt에다가 갖다 붙이고 번거로운 일을, 저는 그냥 코드들로만   있는 거죠.  3년정도 파니까 되더라고요.


앤지 : 어떻게 하면 나의 일을 더 효율화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여기까지 오신거네요. '재미'라는 원동력만으로 5년을 끌어오신다는게 쉽지 않으셨을 텐데 대단하십니다.




2편에서 To be continued..

- 반대로 일을 하며 가장 괴로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 당신은 처음부터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이었나요? 맞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요? 아니라면 어떤 계기로 일을 하면서도 행복하다고 느끼게 됐나요?
-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당신만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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