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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지킴 May 22. 2022

'어나더 레벨' 직장인의 일에 관한 30문30답-下

'직업' '회사'에 대한 나만의 정의내리기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 olenkasergienko, 출처 Unsplash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첫번째 회사에서의 나의 평가와 현재 회사에서 나의 평가를 비교했을 때 입니다. 그때는 우울 가득한 나날들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일요일 오후4시부터 회사가기 싫다고 울어대는 신입사원이였는데, 현재 회사에서는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신입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으며, 특진하기에 까지 이른 제 모습을 비교해보면 나 정말 성장했구나 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스스로 극복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겠지만, 진짜 나랑 fit한 회사를 다니는게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아요. 


<첫번째 회사 평가>

동일한 실수를 반복 / 긴급사안에 대한 처리능력 부족 / 우선순위대로 일처리 안됨 / 지시 이해 못함, 기억하지 못함 


<현재 회사 평가>

저연차 불구 Main MD로서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며 명확한 비전을 갖고 본인의 역할 외 업무 scope 확대 및 성장에 대한 의지 강함


항상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데 마음이 열려있고, 자기계발의 시간도 많이 갖습니다. 선후배를 대할 때 항상 예의바르고,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앞으로 전문성을 더 코칭하여 핵심 인재로 육성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 RaphiD, 출처 Pixabay

두번째로는 직무 멘토링을 하면서 멘티들에게 나의 일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입니다. 


"아 내가 멘토링을 예전에는 저 친구들처럼 저렇게 듣고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나의 직무를 가지고 2시간의 강의를 끌고 갈 수 있을만큼 이 일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charlesdeluvio, 출처 Unsplash

세번째로는 이 회사에서 제가 느낀 성장의 순간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작년 1년간 정말 일에 푹 고아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일을 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많았었어요. 투덜투덜 불만은 많았지만, 제게 맡겨진 일이라면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완수하려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하나의 업계가 돌아가는 판을 깨우치는데는 이러한 절대적인 시간이 필수적이였던 것 같아요. “왜 나는 빨리빨리 성장하지 못할까”라는 갈증이 있었는데, 업계의 순리를 깨우치려면 절대적인 노력과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고와 버텨내는 것도 실력 중 하나더라구요. 

© averieclaire, 출처 Unsplash

이렇게 1년~2년정도 정말 일에 푹 고아지는 시간을 보내고나니, 조금씩 뭔가 알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궤도에 오른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과하려나요? 한번 궤도에 오르고 나니 굉장한 안정감을 느끼면서 일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일할 때 별로 두려운게 없어요. 예전에는 협력사한테 전화하는 것도 벌벌벌, 상사들을 대할 때는 어찌나 어려웠는지..지금은 협력사에게도 상사에게도 필요한 요구는 탁탁 잘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제 직업 MD라는 특성에 따라, 저희는 안되는 일을 되게끔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생활력 자체가 강해졌다는 생각이 많이듭니다. 돈 주고도 못배울 것들을 돈 받고 배우는 중인 것 같다는 생각도 가끔해요.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에서 일은 자기자신을 수행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말에 100% 동의해요. 일을 통해서 저는 업무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수행-성장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번째, 새로운 일을 맡아서 A-Z까지 완수하였을 때입니다. '두려움=성장할 수 있는 기회' 라는 것을 지난 저의 경험을 통해서 몇 번이고 느껴왔고, 그래서 이 공식은 제 삶에 있어서 불문율의 공식이 되버렸습니다. 작년에 새로운 브랜드를 맡아 런칭부터 방송 운영까지 쭉 책임지고 했을 때, 나의 권한과 책임감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깨어나가게 된 경험을 또 한번 했어요. 그때, 아 나 지금 성장하고 있구나를 몸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일을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봤나요? 
‘나 이렇게까지 해봤다’ 하며 스스로 자부할 만한 노력들을 적어보세요.
© helloimnik, 출처 Unsplash

지금은 꽤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저도 처음부터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첫번째 회사를 퇴사하게 되면서 인생의 퀘스트를 가지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나는 진짜 일을 못하는 사람일까”에 대한 아주 깊고 깊은 의심이요. 


돌이켜보면 저는 빠르게 배우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빠르게 배우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는 한 번 배울 때 꼼꼼하게 보고 하나하나 내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되게 어려운 그런 사람이였거든요. 당시에는 그게 되게 단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알고보니 저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한 번 딱 이해를 해서 그 궤도에 오르면 절대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이더라구요. 저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였는데, 그 회사에서는 그런 시간을 주지 않았고 기다려주지 않았어요. 시간을 주지 않았음을 원망하는게 아닙니다. 그냥 서로의 니즈가 달랐던 거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노력뿐이였어요. 그 절대적인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몰래 일하고 그랬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 회사는 무조건 8-5시까지만 일을 하라고 했거든요. 일찍오는 것도 안된다. 야근하는 것도 안된다 라고 해서, 일은 너무 잘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으니 새벽에 4시출근해서 6시까지 일하고 일찍 출근한거 들킬까봐 출근시간 전까지 회의실에 숨어있고, 그때 생각하면 제가 많이 안쓰럽고 불쌍해요. 

© itfeelslikefilm, 출처 Unsplash

이후에 퇴사를 하고 나서, 일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한 컨설팅에 돈과 시간을 모두 투자했어요. 얼마 되지도 않는 퇴직금 거기에 몰빵했죠. “7가지 보고의 원칙” “기획의 정석” “3P바인더의 법칙” 등 일 뿐만 아니라 조직생활 회사생활을 배우기 위해 책도 많이 읽었구요. 


다시 취업하기로 마음을 먹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블로그에 꾸준히 커리어성장일기, 자기혁신 성장일기를 작성하면서 내가 성장하는 느낌을 느끼면서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쭉 거치면서 취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회사를 통해 나를 100%만족시켜주는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자기효용감을 느끼면서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함께 일해본 사람 중 당신과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요?
© mohamed_hassan, 출처 Pixabay

첫번째 유형은 진심을 담아서 일하는 사람. 남에게 자기만큼 욕심있게 일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나도 열심히 하고 싶게끔, 도와주고 싶게끔 저절로 마음이 동하도록 일하는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두번째 유형은 상사로서 권한은 열어주는 상사. 책임은 본인이 질거라고, 하고싶은대로 한번 해보라 믿고 일을 맡겨주시는 상사. 이러면 나를 믿고 일을 맡겨준 이분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책임감이 더 느껴져서 정말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함께 일해본 사람 중 당신과 가장 안맞는 사람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요?
© sorasagano, 출처 Unsplash

교차로 같은 사람. 책임감, 주인의식 없이 일하는 의욕 없는 동료. 일은 일 나는 나라고 딱 분리하는 분들. 그런 분들의 생각은 리스펙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는 아니에요.



논리적이지 않은 사람. 그냥 막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틀린 논리여도 좋으니, 본인만의 논리를 가지고 생각과 의도를 담아 일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직업'은 어떤 의미인가요?
© srosinger3997, 출처 Unsplash

나에게 직업은 나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자, 자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인것 같습니다. 


지금 제 직업 MD는 제가 어릴때부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가면서 최선의 선택을 내린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저만의 수단에 앞으로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더 나은 옵션을 찾는게 어려울거라는 걸 경험적으로 알거든요. 


그리고 현재 제 직업은 제 자아를 발전시키는데도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능동적이고, 주도적이어야 일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제 삶에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직업과 저 정말 Win-Win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회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 frantic, 출처 Unsplash

제게 회사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안전한 울타리'이자 '배움의 장'입니다. 회사라는 딱 구분되어있는 집단이 있어서, 일 이외의 삶이 잘 구분되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안전하게 다른것들을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도록 말이죠. 


또 회사가 좋은 이유중에 하나는, 목표 세우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나와서라도 계속 목표가 있어야하잖아요, 근데 저는 아직 목표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없단 말이죠. 회사에서는 늘 1년에 1번씩 고과때문이라도 목표를 세우잖아요. 그럴 때, 아 지금 정도에서는 이런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해야하는 구나를 많이 배워요. 제가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를 나오기 전까지 이 부분에 대한 것도 쏙쏙 빼먹을 예정입니다. 




두번째 워크샵이 끝나고,
© kaboompics, 출처 Pixabay

일에 대한 30가지의 답을 써내려가다보니, 처음에는 일에 대해 분명히 쓰고 있었는데, 각 질문마다 '나'로 귀결되었다. 


이를 통해 일과 나는 절대로 분리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3-4년차/5-7년차/심지어 대표님이 되어서도 '일'과 '일터'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보니, 아.. 결국 일과 나에 대한 고민은 끝이없이 이어지겠구나 좀 더 긴 호흡으로 가져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혼자만 답할 때는 잘 몰랐는데,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약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답변을 공유하니, 서로의 답변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하고, "아 또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라는 아하모먼트를 통해 '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넘어서서 '사람'에 대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느낌이라 너무 의미있었던 2시간이였다. 


무엇보다 황금같은 일요일 2시간을 '나의 일'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으로 썼던 우리에게 아주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적어도 우리는 고민했고, 노력했노라."고


다음주의 미션은 나의 주변에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을 인터뷰 해오기이다. 몇몇의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행복하게 일하는 비법은 무엇일지 벌써부터 너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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