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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그러나 깊게 사랑했다

4장, 미안하다는 말, 그때는 하지 못했지만

by 소망안고 단심


병원에서는 너의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어.

하지만 엄마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단다.

왜냐하면 너는 하나님이 엄마에게 주신 선물이라 믿었고,

그분이 반드시 너를 지켜주실 거라 확신했거든.


다행히 지금 너는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었고,

그런 너를 바라볼 때마다 엄마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낀단다.


그런데 딸,

엄마 마음이 가장 아팠던 건, 돌도 지나지 않은 너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던 그 시절이었어.

넉넉하지 못한 형편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저녁마다 너를 데리러 가면 하루 종일 울다 지쳐

눈이 퉁퉁 부은 채 잠들어 있는 너를 보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몰라.


그렇게 울던 너를 또다시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던 아침들.

작고 여린 네 등을 밀며, 울음을 참아야 했던 그 순간들은

엄마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미안함으로 남아 있어.


딸,

이제야 너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땐 네가 너무 어려 이 말을 해도 못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는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정말 미안했어.

그리고… 그 힘든 시간들을 잘 견뎌줘서 정말 고마워.


지금에서야 이렇게 말할 수 있음에,

엄마는 또 한 번 너에게 고맙고, 감사해.


작고 해맑았던 우리 딸,

그 어린 시절의 너는 어떤 모습으로 엄마의 하루를 밝혀주었을까?

다음 장에서, 엄마가 가장 사랑했던 그 순간을 꺼내어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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