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실체를 알다.

UX/UI 디자인

by 박세환

고객들이 제품을 살 때 기능만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것이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어떤 고객은 제품 살 때 디자인만 보는 사람도 있다. 기능은 당연한 걸로 여기는 걸까.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좀 어이가 없다. 그래도 그게 요즘 추세인 것을 어떻게 하나.


LG전자에서 디자인 경력 15년의 K책임님을 만났다. 주로 전자레인지나 광파워오븐 같은 키친 제품을 담당하셨다. K책임님이 들려주시는 디자인 업무는 개발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제품 컨셉을 구상하고 계획할 때 무엇을 논의할까. 당연히 기능이다. 그런데 기능만 좋다고 요즘 고객은 사지 않는다. 예뻐야 한다. 그래서 디자인팀이 외관을 디자인하면 그 안에 기능들을 다 넣어야 한다. 개발자들은 얘기한다. 그렇게 작은 사이즈에 어떻게 다 넣냐고. 그러면 디자인팀은 얘기한다. 안 팔리는 제품 만들어서 뭐 하냐고. 그 정도로 디자인은 중요하다.


키친 제품을 보면 신혼부부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기능이야 업체마다 비슷하다. 와우 포인트가 이는 기능 한두 개로 광고를 할 뿐이다. 그다음은 신부들의 디자인 취향이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 UX/UI도 있다. 버튼이나 손잡이 위치 등이다. 매뉴얼을 읽는 고객들은 많지 않다. 직감적으로 눌러보고 사용한다. 결국은 딱 보고 알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UX는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이고, UI는 사용자가 눈으로 보고 조작하는 화면이나 버튼 등의 인터페이스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이 좋아도 사용하기 불편하면 고객 리뷰에 악플이 달려 더 이상의 제품 판매는 힘들 것이다.


K책임님에게 물어봤다.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떠오르는 에피소드 얘기해 달라고. 잠시 생각하더니 CES 데모 전시를 위한 목업 제작이었다고 얘기한다. CES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다. LG전자도 물론 참석하는데 여기에 나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목업품을 만든다. 목업품이란 대량으로 금형을 찍어서 만든 실제 제품이 아니라 한 대씩 깎아서 만든 것이다.


디자인 설계가 최종 완료되면 업체에 보내서 목업을 제작한다. 그리고 제작된 목업을 다듬는다. 여기서 엄청난 기술이 발휘된다. 바로 사포질이다. 목업 업체에 가면 사포질만 전담으로 하는 기술자들이 계신다. 그분들의 손끝에서 제품의 질이 판가름된다.


목업 외관이 완료되면 관람객들에게 실제 제품처럼 보이기 위해 LCD 화면창과 버튼, 그리고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보드를 넣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일주일 안에 완성시키기 위해 목업 업체에서 밤새웠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다. 일정은 왜 그렇게도 짧게 주는지.


AI가 판을 치는 요즘에도 디자인은 굉장히 중요하다. AI로 디자인을 한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지막에는 사람이 판단을 해야 한다. 강한 체력과 미적 감각이 있으신 분은 디자인 업무에 제격일 것이다. 이 글이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멋지게 만들고 싶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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