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용된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주변에서 지적 장애인을 본 적이 있나요?
쇼핑몰, 백화점, 마트, 번화가 등 자주 가는 곳들을 잘 기억해 보면 지적 장애인을 마주친 적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나는 내 눈에 보이지 않으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와서야 그것이 틀린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출된 것이다.
새 학기가 되자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원이를 보조해 달라는 지원요청이 들어왔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시간만 도와주다가 매일 한 시간으로 시간을 늘리게 되었다.
소원이는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 ‘화장실’, ‘아니야’만 간단히 말할 수 있었고 몸을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는 상동행동을 했다. 한 번 기분이 안 좋으면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는데 그때는 아무리 말려도 멈추지 않았다. 소원이의 ‘정상적인 생활’이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학교에는 특수반이 있고 그곳에는 여러 명의 특수 반 아이들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마주쳤던 장애인의 수보다 학교에서 본 장애아동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학교에서는 보호받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길거리에서 모습을 감춘다는 것이다.
소원이는 앞으로 성인으로 성장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체육시간에 체육관으로 이동할 때면 소원이의 손을 꼭 잡고 간다. 3학년인데도 벌써 키가 나와 비슷한 소원이의 손은 내 손보다도 커서 마치 소원이가 내 손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 주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런저런 질문을 소원이에게 해도 묵묵부답이지만 떨어진 나의 손을 가만히 붙잡을 때면 대답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눈을 바라보며 웃어 줄 때는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소원이가 수업이 끝나자 날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녕, 잘 가.”
그날 잠들 기 전 소원이의 그 두 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가서 화장을 해 선생님께 혼이 나고, 대학생 때 M.T에서 장기자랑을 하고, 퇴근 후 성수동에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지적장애가 없는 소원이의 모습이 돋아나 아릿했다. 마치 소원이의 ‘안녕, 잘 가’라는 말이 ‘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로 느껴졌다.
나 또한 소원이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안녕,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