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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라도뉴스 안병호 Oct 24. 2024

순천경찰서 치안성과평가 1위?...수사력 부재 ‘역풍’

시민이 붙잡은 박대성, 사건 이후 1시간 행적에 질색...‘소름 돋아’

순천경찰서 전경사진, 순천경찰서는 경찰청 치안성과평가 1위 대통령단체표창에 걸맞지 않게 A양 사건으로 인한 박대성 체포과정이 수사력 부재로 비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10대 여학생 A양의 피습 현장과 100m정도 떨어져 있는 조은프라자 앞 8차선 도로에 걸려 있던 순천경찰서 치안성과평가 1위 축하 현수막.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지난 22일 철거됐

[순천/전라도뉴스] 검찰에서 발표된 순천 10대 여학생 살인사건 수사결과, 박대성(30)에 대한 ‘살인예비’ 혐의가 추가되자 순천경찰서의 수사력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3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순천시 조례동에서 대로변을 걷던 10대 여학생을 살해하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준 박대성에 대해 송치 이후 면밀한 보완 수사를 거쳐 살인 및 살인예비죄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0시 32경 자신이 운영하는 배달음식점 앞에서 흉기를 들고 주변을 살피던 중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10대 여학생 A(18)양을 발견하고 800m 가량을 뒤따라간 다음, 같은날 00시 42분경 등뒤에서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검찰은 박대성이 범행 후 00시 50분경부터 약 1시간 흉기를 소지한 채 추가 범행 대상을 물색하며 배회하던 중 주점과 노래방에 각 방문하여 위 업주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예비해 살인예비 혐의도 적용했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검찰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함께 청구했다.


박대성은 범행 후 1.5㎞가량을 1시간 이상 돌아다니다 시비가 붙은 시민에 의해 붙잡혔다. 당시 순천경찰서와 지구대 등 경찰 57명이 투입됐으나 범죄 현장 1.5㎞ 안에 있던 박대성을 발견하지 못한데 이어 시민이 박대성의 양손을 잡고 신고해서야 체포하는 등 수사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살인예비 혐의를 받는 박대성에 의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될 뻔한 위험 천만한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순천경찰은 A양 사건 20분전에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라는 박대성 친형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직접 면담 조사 한 사실도 치안력 부재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4일 검찰로 송치되면서 취재진 질문을 받는 박대성 사진.

이같은 수사력 부실에도 경찰청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의 1년간 성과 평가를 거쳐 순천경찰서를 치안성과평가 1위로 선정, 지난 21일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여했다. 평가계획서에는 ‘평가 후부터 경찰의 날 수상 시까지 경찰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키는 의무 위반과 사고·사건 등이 발생한 관서나 개인은 제외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순천경찰서는 이 내용이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A양 사건은 포상이 결정된 다음에 생긴 상황으로 수사과정에서 경찰 잘못이나 문제가 나오지 않아 그대로 추진됐다”며 “청주 흥덕경찰서의 경우 높은 점수였지만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으로 심사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경찰청이 ‘묻지마 범죄’로 희생 당한 A양 사건에서 순천경찰이 보여준 대응에 큰 실망과 함께 치안성과 1위 발표까지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들이다. 시민들은 “박대성이 범행 후 흉기를 소지한 채 혼자 1시간 동안 도심을 배회하는 동안 경찰은 행적 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매우 질색하고 소름이 돋는다”며 “수사력 부족한 경찰들만의 잔치상을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순천경찰서는 A양 사건이 발생한 장소 주변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 치안성과평가 1위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시민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불안감을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22일 현수막은 즉시 철거됐다.


결국 순천경찰서는 경찰청 치안성과평가 1위 대통령단체표창에 걸맞지 않게 A양 사건으로 인한 박대성 체포과정이 수사력 부재로 비치면서 역풍을 맞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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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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