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도성마을 지역민들 ‘주민무시’ 여수시에 격분

‘한센인’이라는 아픔 “참아야 할 이유 아냐”...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

by 전라도뉴스 안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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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도성마을 주민들은 분뇨 악취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 슬레이트 등 인근 산단에서 날아드는 매연과 분진으로 인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직면한 채 고통속에서 살고있다.


“희망이 꺾이면 우리는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여수/전라도뉴스] 지난 수십 년간 사회적 차별을 받아오던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한센인 정착촌 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에 따른 대책마련에 소홀한 여수시의 수수방관적 태도에 격분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도성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수십 년째 사는 실태를 알면서도 그동안 이를 외면해온 여수시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분노했다. 이에 도성마을 주민들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면서 “28일부터 여수시청 앞에서 시의 소극적인 행정을 규탄하고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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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과 축사가 뒤얽힌 도성마을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 ‘한센인’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차별받고 있어


도성마을은 주민들은 그동안 분뇨 악취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 슬레이트 등 인근 산단에서 날아드는 매연과 분진으로 인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직면한 채 고통속에서 살아왔으나 한센인 정착촌이라는 차별과 냉대로 인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다.


때마침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을 찾은 관광객(56,여)은 “마을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곳이 과연 사람이 사는 곳인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 충격을 받았다“며 ”한센인 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국가로부터 사회와 강제 격리돼 행정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노출된 처참한 광경에 믿을 수 없다“며 몹시 당황해 했다.


도성마을에는 한국교회 순교성지로 불리는 손양원 목사의 순교기념관과 애양원이 있어 해마다 수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마을의 이 같은 광경에 눈시울을 붉히고 돌아가는 순례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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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마을에는 손양원목사의 순교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 도성마을 환경개선에 한목소리... 주민들 자발적 투자유치 성공


도성마을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는 이 상황을 걱정스럽게 지켜본 지역 언론사의 집중보도에서 촉발되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전남도지사를 포함한 국가기관, 지역정치권, 민간기업, 사회단체 등의 직‧간접적인 관심이 꽃피기 시작하면서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삶의 터전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품기 시작하였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도정질문에서 “폐축사 등 도성마을의 종합적인 환경정비 문제가 너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 같다”며 “여수시와 함께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각계각층에서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GS건설에서의 2000억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마을 상생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는 보기 드문 일까지 생겨나기까지 했다.


GS건설은 마을 수로를 활용하여 100MW급 수상태양광을 설치하고 주민 자립과 정주 여건 개선 등 마을재생을 위한 마중물로 발전기금과 세탁공장, 스마트팜, 사회적기업 유치 등 250억 원 상당의 지원을 약속했다.


공장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지역의 한 사회적기업도 도성마을 입주 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세탁공장, 스마트팜 등의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해 주민 공유의 경제사업으로 추진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태양광 부유체 조립제조공장을 도성마을에 건립해 주민 채용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도성·구암마을 주민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은 물론 정주 여건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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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 권오봉시장이 도성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으나 주민들은 여수시장의 약속에 실망한지 이미 오래다.


■ 정작 여수시는 ‘말 따로, 행동 따로’...주민희망 무참히 꺾어버려


그러나 이러한 주민들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수상태양광 사업에 대한 여수시의 개발행위허가가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의지와 희망이 꺾이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9월 2일 육상부 토지 11필지 중 2필지(1㎡)에 대한 국유재산사용허가서 미제출, 예산내역서 등 구비서류 미비, 구암마을 해변 선박 조사 및 피해방지 대책 미반영 등을 이유로 수상태양광 1단계 사업 개발행위허가 신청서를 반려 처분했다. 시는 이의 신청서가 제출되면 관련 기관과 협의 후 도시계획개발분과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GS건설과 도성·구암마을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려 처분할 결정적인 사유가 안 된다는 것이다. GS건설 측은 국유재산사용허가서 미제출에 대해 8월 14일까지 제출기한이었으나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승인이 지연돼 여수시에 관련 접수증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8월 26일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구비서류 미비에 대해서도 2018년 10월 19일 최초 접수 시 전체사업이 반영된 예산내역서를 제출했는데 이후 보완서류 요구에 따라 별도 제출해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직접 유치한 투자 사업에 딴지를 걸고 있는 여수시에 “누구를 위한 존재인지 모르겠다”면서 성토하기에 이르렀다. 도성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국가기관, 지역 정치권, 민간 기업은 마을을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데 여수시는 되레 말과 행동을 따로하는 소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다.


주민들은 특히 지난 2월 18일 권오봉 여수시장이 마을을 찾아 분뇨 악취 해소 등 열악한 정주 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며 크게 실망하고 있다. 권 시장은 당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주민들이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말한바 있다.


GS건설 측은 시에 제출한 이의 신청서에서 “약 2년간 마을 주민들과 산자부, 해수청, 여수시 등과 협조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사유로 반려 처분됐다”며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막대한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해 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태양광발전 사업이 무산되면 축사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도성마을 주민들의 희망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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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민덕희 의원이 임시회 10분 발언에서 도성마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 여수시의회에서도 관심 커져


이에 대해 여수시의회까지 이 문제가 거론이 되는 등 여수시의 안일한 대응에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의회 민덕희(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제195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10분 발언을 통해 “지난해 9월 도성마을의 문제를 해결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간곡해 요청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무엇이 바뀌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여전히 주민들은 분뇨 냄새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널브러진 곳에서 매캐한 공장 매연을 맡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한 치의 변화도 없다”며 “도성마을에 사는 것이 수십 년간 기본권을 침해받아가면서까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재현 여수시의원은 “도성마을은 우리 도시의 민낯을 보여 주는 곳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여수시와 지역 정치권·종교계는 더는 주민들의 절박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주민들이 민간 기업을 유치해 마을을 변화시키려고 발버둥 치면 여수시가 먼저 나서서 정부와 전남도, 기업의 지원을 끌어내야 할 판국인데 되레 행정이 막아서는 꼴이 되면 우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지역주민들 희망 사라질까 날마다 한탄


도성마을 주민 A씨는(여) “우리 아이들은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온 적이 없다. 마땅한 놀이 공간이 없어 악취와 1급 발암물질 슬레이트 옆에서 논다.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지내야 하고 학교에서 놀림을 받아야 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떻겠나.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마을은 부모님과 내가 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이다. 이런 환경을 아이들에게 대물려 줄 수 없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우리는 지금처럼 축사와 집 경계가 없는 곳에서 처참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수십 년간 사회 격리와 차별에 시달려온 도성마을 주민들이 삶의 희망으로 유치한 투자사업에 여수시의 적극 행정이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한편, 도성마을재생추진위원회가 최근 석면조사 전문기관인 산업보건환경연구소(주)에 의뢰해 실시한 마을의 축사와 빈집, 창고 등의 석면 슬레이트 조사 결과 11만3763㎡(3만4413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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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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