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1 다이어트 거부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1.

쉬는 날에 박부장은 침대와 물아일체의 형태를 선보인다. 이건 기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번 침대에 들어가면 먹을 때와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곤 나오지 않는다. 식사는 주로 배달을 시켜 먹는다, 배달음식이 질리지 않는 모양이다. 가족 모두가 집을 비운 상태에 허기가 진다.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중국집 오픈 시간만 기다린다. 11시 정각이다. 11시 정각이 되자마자 배달 앱을 들어간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 민족!”

신이 나서 입 밖으로 cm송을 부르며 들어간다. 인생의 최대 고민이 시작되었다.

‘짜장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힘겹지만 흥겨운 선택의 시간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말한다.

“난 둘 다.” 짧은 고민의 시간을 멀리하고 짜장 1개와 짬뽕 1개 그리고 군만두까지 야무지게 배달을 시킨다. 요리사는 집에서 요리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신념을 갖고 있다. 오픈하자마자 주문해서인가 미사일 같은 속도로 음식이 도착하였다. 식탁에 앉아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포장을 뜯는다.

짬뽕 국물을 한 입 마시니 어제 마신 술이 확 깨는 것 같다.

기세를 이어 짜장면 면치기를 선보인다. 딱 세입만에 짜장 1그릇을 가볍게 해치운다. 이럴 거면 곱빼기를 주문할 걸 하고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짜장의 미련을 뒤로한 채 짬뽕과 군만두를 모두 먹었다. 후식으로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 하나 꺼내어 식사를 마무리한다.

다 먹은 그릇을 문 앞에 둔다. 박부장은 역시 그릇을 가져다주고 회수해야 전통 있는 중국집있라 생각하고 엄지척을 세운다.

다시 침대에 누워 유튜비를 켠다.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방법’을 검색한다.

‘00 다이어트로 00kg 감량 성공’, ‘단 하나의 다이어트 방법’, ‘이걸 모르면 다이어트는 무조건 실패’, ‘의사가 알려주는 다이어트 성공 공식’, ‘헬스장으로 가라! 다이어트 직빵이다’ 등등 수많은 썸네일과 제목이 박부장의 손가락을 클릭하게 한다. 살을 뺏다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건 할 수 있겠는데 싶은 방법을 찾는다. 운동은 귀찮으니 음식을 줄이기로 한다. 밥 한 숟가락 덜 먹어도 살이 빠진다는 영상이 있다. 오늘 짜장 곱빼기 안 먹길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해 주는 박부장이다. 밥 한 숟가락 뺏다고 벌써 다이어트 성공한 느낌을 받았다.‘뭐야 다이어트 쉽잖아’ 박부장은 입꼬리를 씰룩거린다. 금방 80kg대 식스팩을 가진 멋진 자신의 몸을 상상한다. 계속해서 유튜비를 시청한다. 쇼츠영상을 보다가 한 영상에서 손이 멈춘다. 잠을 잘 자야 살이 빠진다는 내용이었다. 박부장은 곧장 실행키로 한다.

소화가 전부 되진 않았지만 한 숨자면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고 낮잠을 2시간 때린다. 잠이 깨고 박부장은 곧바로 게임을 켠다. 요즘은 컴퓨터를 켤 필요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 핸드폰만 있으면 그곳이 pc방이다.

손가락을 움직이니 이건 운동이라고 자부한다. 지건을 사용하듯 손가락이 날렵하게 움직인다. 살이 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게 쉬운걸 다들 유난스럽게 다이어트 힘들다고 하는지 박부장은 다이어트 실패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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