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2.
박부장은 저녁장사를 하면서 김대리를 유심히 바라본다.
눈이 마주친다.
"김대리 자세가..."
눈이 마주칠 때면 한 마디 한다.
“허리가 기울었나?
냉장고를 가는 길에 눈이 마주치자
"냉장고 여는 폼이 어깨가... 좀..."
음식을 서빙에게 전달하면서도
"다리가 이상한데..."
마감 청소 중에도 한 마디를 한다.
"그... 헬스 등록해야겠는걸?”
이 말을 자꾸 한다.
이젠 뭐라 대꾸할 말도 없는 김대리다.
박부장은 혼자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보단 김대리와 같이 가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김대리에게 운동을 알려 줄 수 있으니 센터 등록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게 꼰대력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꼰대력과 걱정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박부장이다.
퇴근 후 안과장과 박부장은 헬스장으로 함께 향한다.
박부장은 여전히 1층에서 가슴운동을 하고 있지만 어찌하는 폼이 팔운동만 하는 박부장이다.
안과장은 가르쳐 주고 싶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박부장이다.
"아 부장님 그 가슴을 좀 내밀고 하시는 게 나을 거..."
"아냐 아냐 괜찮아"
"그 부장님 팔을 너무 뻗으면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이거 일부러 그러는 거야"
"허리가 너무 등받이에 붙어있어요."
"응. 이게 편하더라고"
"발바닥이 바닥에서 뜨면 균형 잡기가 어려울 텐...."
"그거? 균형감각에 좋대. 내가 다 봤어."
이미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과장의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안과장의 자세를 지적한다. “그.. 내가 영상으로 봤는데 말이야” 이렇게 말을 시작한다.
상황 역전이다.
"안과장, 무게를 너무 많이 잡는 거 아냐?"
"아 이 정도는 저에게 그다지 무겁지 않아요."
"어허이 거 사람 나이도 생각해야지. 곧 마흔이잖아 마흔"
"아직 괜찮습니다~"
"그 머신을 써야지. 자꾸 프리웨이트만 하고 그래?"
"프리가 좋아서요. 머신도 사용하긴 합니다."
"고립을 해야지. 고립. 딱! 고정해 두고! 해보란 말이야. 응? 나처럼 말이야"
물론 맞는 말도 하지만 안과장에겐 맞지 않는 말도 많이 한다.
박부장이 계속 말을 걸자 안과장은 오늘은 유산소를 좀 해야겠다며 층을 옮겨서 도망간다. 자신의 운동시간을 방해받는 걸 싫어하는 안과장이다.
안과장이 자리를 뜨고 나자 박부장은 혼자 헤드셋을 끼고 다시 이두 운동만 한다. 시계추처럼 덤벨이 왔다 갔다 한다. 물론 무게는 가볍다. 이미 마흔 인 박 부장은 관절을 아껴야 한다며 중량을 크게 올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박부장은 혼자서 김대리를 무슨 방법으로 꼬셔서 헬스장에 등록시킬지 고민을 한다.
"아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말이야. 쉽게 안 넘어오네."
자신의 운동하는 멋진 모습을 김대리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퇴근 후 김대리는 침대 위에서 폰을 바라보고 있다. 걸음걸이 이야기가 유독 신경 쓰였던 탓일까 김대리는 유튜비로 ‘팔자걸음’을 검색해 본다. 그리고 인공지능 앱 챗지포티로 대화를 한다. 자신의 팔자걸음을 고칠 수 있냐고 물어보고 방법도 알려달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자료를 설명해 준다.
"음... 모르겠군..."
빠르게 눈이 글을 읽고 있다.
"결국 똑바로 걸어란 말이잖아..."
바르게 걷는다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 인공지능앱의 요약은 이렇다.
'바르게 걸으려고 한다면 근육이 제 기능을 다하고 골격의 위치가 바르게 되어있으면 된다.'
글로는 참 쉽다. 한 줄이면 바르게 걸을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침대에 발라당 누우면서 혼잣말이 새어 나온다.
"으~하기 시르다~"
김대리는 하기는 싫기도 하지만 약간의 콤플렉스인 부분이기도 해서 고치고 싶기도 했다.
팔자 걸음을 고치면 몸이 좀 편해질까 생각도 든다.
맥주 한 캔을 따면서 시원하게 한 모금 한다.
퇴근하고 집 와서 맥주 한 캔 하는 재미를 놓기는 싫었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