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1.
영업 시작 1시간 전에 직원들은 바쁨과 평온함이 공존하는 시간을 보낸다. 집중 업무 시간으로 그날 해야 할 작업들을 가장 많이 집중력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박부장은 집중력을 반만 사용한 채 안과장에 말을 건다. 요즘 한창 헬스에 맛을 들인 것 같다면서 유튜비 영상으로 본 잡다한 지식을 내뱉는다. 안과장은 이야길 들어주면서 헬스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아 보이는 박부장을 보며 웃는다.
박부장은 이제 헬스장에 겨우 2번 갔다 온 상태이다. 박부장은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헬스 전문가인 박부장은 주변 직원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박부장 옆에서 파스타 재료를 손질하고 있는 김대리. 박부장의 레이더망에 딱 걸리게 된다.
평상시에 자세가 좋지 않은 김대리다. 박부장은 유튜비로 많이 봤기 때문에 김대리의 자세를 지적한다.
자세하게는 몰라도 사람이 삐딱해 보인다.
칼질하고 있는 김대리의 모습을 옆에서 보면 이렇다.
목은 앞으로 나와 거북이의 형태. 어깨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허리와 다리 한쪽은 쳐져있다. 짝다리를 짚고 있어서 그렇다. 온몸의 발란스가 언발란스하다.
“김대리 자네… 자세가 왜 그래?” 박부장은 김대리에게 툭하니 던진다.
“저… 요…?”
“그래 자네 말이야. 내가 보니까 말이야. 자세가 영 엉망이야. 안 그래 안과장?“
자연스럽게 옆에 있던 안과장에게 토스한다.
“그.. 렇죠? 몸이 좀 뻐근할 거 같아요.”
맞다. 김대리는 목이 자주 결린다. 어깨와 목사이에 담도 자주 걸린다. 허리도 종종 아프다. 평상시에 움직일 때 곡소리가 자주 난다. 김대리는 단순히 직업병이라고 생각했었다. 누구나 다 이렇게 아프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자세를 바르게 해 볼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박부장이 김대리의 말을 가로채며 먼저 말을 한다.
“우리 밥 먹을 때도 보면 말이야. 김대리가 항상 삐딱하게 앉아있잖아.”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도 약간 삐딱하다. 다리를 의자에 한쪽만 올려서 밥을 먹거나 팔 한쪽을 기댄 채 식사를 한다.
“아 부장님 그냥 습관이에요. 그렇게 앉는 게 편하더라고요. 소화도 더 잘되는 거 같아요.”
안과장은 그럴 리가 없다며 말한다.
“아마 똑바로 앉아서 먹는 게 더 소화가 잘될걸..?”
안과장은 팩폭을 자주 한다. 그런데 맞는 말을 해서 반박하기가 어렵다.
“그래그래. 김대리 말이야. 그 자세를 좀 고쳐야 할 거 같아. 이참에 헬스 등록하라고. 나 봐 벌써 몸이 좋아졌잖아.”
“헬… 스요? 저 운동 딱히 취미가 없어요. 귀찮기도 하고..”
“어허이~ 거 젊은 사람이 운동을 해야지 운동을. 나이 40 된 나도 하는데 젊은 김대리는 충분히 할 수 있다니까. 나처럼 금방 좋아져.”
팔에 힘을 줘 보이지 않는 팔근육을 보여준다.
안과장도 맞장구를 친다.
“그래.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게 좋죠.”
작업을 마친 김대리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도망가듯 떠난다.
오늘도 바쁜 점심시간을 보냈다. 오픈하고 나면 20~30분이면 모든 자리가 만석이 된다. 항상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김대리는 파스타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화려한 불쇼를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런 걸 즐기는 김대리다. 눈이 약간 돌아있다.
점심 장사가 끝나고 배달시킨 점심 식사 도착을 기다린다.
김대리가 찌뿌둥한 몸을 깨우고자 가게 앞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걷는다.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약간 팔자걸음하고 걷는다. 다리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문워크를 앞으로는 건가 싶다. 그래서인가 김대리의 조리화나 운동화를 보면 밑바닥의 바깥쪽이 심하게 갈려있다.
테이블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직원들 시선에 걷고 있는 김대리가 보인다.
걷는 게 이상하다며 박부장이 먼저 말을 건낸다.
“김대리가 팔자가 심하네. 팔자걸음 말이야.”
박부장의 얘기를 들은 안과장은 김대리의 몸과 걸음걸이를 유심히 본다. 마치 진단을 내리는 의사처럼 말이다.
조금 후 식사가 도착하고 김대리도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제육볶음이다. 제육을 참 좋아하는 남자들이다. 상호명도 마음에 든다. ‘남자들의 소울푸드’
밥을 먹으면서 박부장이 자연스럽게 김대리를 바라보며 김대리에게 말을 건다.
“김대리… 걷는 자세 팔자인 거 알고 있나?”
“네. 알고 있어요.”
“내가 보니까 말이야. 자네 팔자가 좀 심해. 고쳐야겠더라고. 그거 헬스 등록하면 다 고칠 수 있어. 안 그래 안과장?”
제육을 한 입 크게 먹던 안과장이 소환되었다, 자연스럽게 안과장이 이어서 말한다.
“맞아 맞아요. 그건 고치는 게 좋죠. 아마 신발 밑창을 보면 바깥 부위가 많이 갈렸을 걸? 그렇게 오래 걸으면 발목이나 무릎도 안 좋아져요. 물론 이게 이어지면 허리나 어깨 또는 목까지도 아프거든요.”
순간 눈을 반짝이는 김대리다. 무릎이 불편한 게 늘 일상이었는데 이게 걸음걸이 때문이라곤 생각을 못해봤다.
“그게 연관이 있어요? 고칠 수도 있는 건가요?”
박부장이 말을 가로챈다.
“당연하지! 헬스장에 등록하면 다된다니까.”
이미 헬스 전문가인 박부장은 헬스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한다.
안과장이 설명을 덧붙여서 말을 한다.
“그럼 그럼 고칠 수 있지. 발이 바깥으로 향하는 건 발바닥, 발목, 무릎, 허벅지 골반까지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그래. 다리 힘이 약해서 허벅지뼈가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향하다 보니 다리가 팔자가 되는 거지. 헬스장 가서 하체운동하면 점점 좋아질 거야. 근육이 제 기능을 하게 되면 다시 좋아질 수 있어.”
설명을 들은 김대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운동을 해야 한단 생각에 약간 귀찮다. 이미 일하는 것 만으로 몸이 지치고 쉬고 싶기 때문이다.
“고민 좀 해볼게요.” 김대리는 고치고 싶음과 꼭 해야 하나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