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3 헬스장에 처음 간 박부장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3.

혼자만의 신경전을 펼친다. 몸 좋은 사람들과 마른 사람들이 즐비하다.

'저런 비루한 몸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박부장은 헬스 유튜버를 많이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튜버들과 자신의 몸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색안경을 착용한다. 자신의 눈에 근육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약간 무시하는 눈빛을 장착한다.

이제 운동을 하기 위해서 몸을 풀려는 척한다. 준비운동은 생략한다. 이미 박부장의 머릿속에선 자신은 프로 보디빌더이기 때문에 운동을 쉽다고 말한다. 바로 본세트를 시작한다.

벤치프레스를 하기 위해 벤치에 눕는다.

눕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말소리가 나온다

"으으으으으"

몸이 무겁다. 눕는 건 성공했다. 다음 쇠덩이를 잡는다. 움켜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적당히 까끌 거리는 느낌과 찹찹하다가 손온도에 의해 적당히 미지근해진다. 팔을 쭉 뻗어 바를 들어본다. 느낌적으로 그리 무겁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바는 20kg이다. 130kg인 박부장에겐 조금은 가벼운 무게라고 할 수 있다.

휙휙휙 팔힘으로 들었다가 내렸다가 한다. 역시 쉬웠다. 빠른 속도로 휙휙휙 움직여 본다.

이걸 사람들이 왜 어렵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 했다.

바를 내려두고 천천히 앉았다.

"아이고 오오 으으으"

또다시 박부장도 모르게 소리가 난다.

문득 벤치 프레스는 가슴운동이란 걸 깨닫게 되었는데 전혀 가슴에 자극이 없었다. 팔만 움직인 느낌. 박부장은 필시 머신을 이용하지 않아서라고 판단한다.

"이래서 머신으로 운동을 하는 구만" 혼잣말을 하며 벤치 프레스에서 일어난다.

"웃챠"

한번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난다.

머신 웨이트 존으로 걸어가며 가슴운동 머신으로 향한다.

이름을 보아하니 체스트 프레스 머신. '가슴 밀기 기계' 이건 영상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긴 운동 기구다.

등받이를 대고 앉아서 팔로 미는 기계라고 혼자 빠른 분석을 해낸 박부장이다. 이래서 미리미리 선행학습을 한 효과를 본다고 생각한다. 유튜버들에게 고마웠다.

시작은 가볍게 하기로 한다. 무게핀을 20kg에 꼽아주었다. 밀어보니 너무 가벼웠다.

역시나 팔힘으로 슉슉 슉슉 움직였다. 박부장은 아직 놀이구가 같은 머신들이었다.

분명 유튜비 영상에선 앉은 자세, 높이 조절, 호흡 방법, 운동 속도 조절, 중량 조절 모두 친절하게 알려줬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자신의 움직임에 취해있는 박부장은 슉슉 슉슉 움직일 뿐이었다.

마치 빠르게 노를 젓는 모습과 같았다. 앞 뒤로 팔힘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번에도 가슴에는 딱히 자극이 오지 않았다. 이 기구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구가 저렴한 건가?" 혼잣말로 기구 탓을 했다.

벤치에 앉은 채로 시선을 돌려보니 거울에 비친 자신을 봤다. 살이 쪄서 두툼한 팔을 보니 운동 조금만 하면 멋진 팔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팔운동을 하러 간다. 5층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간다. 느긋하게 걸어 올라간다. 혼자 불평불만을 하며 걸어 올라간다. 순간 이것마저 유산소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땀이 조금 낫으니 체중감량에 성공한 기분이 들었다.

덤벨존에 도착했다. 눈앞에 보이는 덤벨을 손에 쥐었다. 검은색 육각형의 덤벨. 무게는 15kg이라고 쓰여있었다. 들었다가 내렸다가 반복을 했다. 5번 정도 하니 무거웠다. 그 자리 그대로 내려두었다. 무겁기만 하고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팔근육이 티가 안 난다. 분명 이 정도면 울룩불룩 해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운동영상을 켠다. 팔운동을 찾아서 10분 정도 본다.

"10회에서 12회 정도 할 수 있는 무게로 하란 말이군."

조금 가볍게 8kg으로 바꿔 들고 다시 팔을 움직인다. 한 세트가 끝나고 다시 휴대폰을 켠다.

"휴식시간에 쇼츠 좀 볼까나"

무의식적으로 쇼츠를 켜서 10분 정도 보고 있다가 다시 한 세트를 더한다.

10초 만에 끝내고 다시 쇼츠를 본다.

또다시 20분 정도 영상을 봤다. 마지막 3세트로 10개를 더해 운동을 마무리했다.

벌써 1시간을 운동한 박부장은 본인 스스로 칭찬했다.

'뭐야 벌써 한 시간이나 운동한 거야?'

첫날에 이 정도면 충분히 했다고 짐을 챙겨 락커룸으로 향한다.

"아참참 단백질 쉐이크"

근손실이 발생하기 전에 쉐이크 한잔 마신다. 박부장의 목젖이 꿀떡꿀떡 움직인다. 초코맛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거 괜찮네."

샤워를 하면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근육 만들기 참 쉽다.'

운동을 했더니 허기진 박부장은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한다. 운동한 날이니만큼 단백질을 보충해주려 한다. 치킨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도 튀긴 것보단 구운 게 나은 거 같아서 구운 치킨을 먹기로 한다.

문득 소주도 한 잔 생각이 들었지만 이건 아니지란 생각에 술은 참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온 박부장은 아내에게 자신감 있게 말한다.

"운동 그거 쉽던데? 역시 내가 안 했어서 그렇지 하니까 금방 해. 이거 봐봐 팔 미쳤지?"

그리고 사진 한 장도 보여준다. 락커룸에서 헬스용품 풀장 착한 자신의 모습을 찍어뒀었다.

"오~ 그렇네~이야 팔이~ 미쳤네~"

박부장의 아내는 헬스장에 간 게 어딘가 하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치킨도 곧장 시켜준다. 이렇게 시작한 게 어딘가 하고 나름 뿌듯한 박부장의 아내였다.


치킨을 뜯으며 박부장은 벌써 헬스 인플루언서가 된 자신을 상상한다.

"이렇게 운동이 쉬운 거였으면 헬스 유튜버나 할걸."

아내에게 너스레를 떤다.

내일 아침 가게에 가서 안과장에게 근육 자랑할 생각에 입꼬리고 같이 올라간다.

배부르게 든든하게 먹은 박부장은 단백질 보충까지 마무리했으니 전신거울 비친 자신을 보며 보디빌더 포징을 따라 해 본다.


"음. 좋구먼."

취해있는 박부장이다.


-4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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