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3 오리엔테이션

by 안한

3.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출근 직전에 일어나 샤워를 마치고 출근길에 오른다.

한 손에는 견과류 한 봉지를 들고 출근을 한다. 배송시스템이 좋아진 요즘시대를 극찬한다.

어제 주문을 하고 새벽에 도착이라니. 세상이 정말 좋아졌다며 룰라랄라 출근을 한다.


회사에 도착해 안과장을 찾는다. 손에 견과류가 있는 것을 자랑하며 칭찬을 기다린다. 마치 선생님께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고 싶은 덩치 큰 어린이 같다. 안과장은 견과류를 보자마자 칭찬을 해준다.

“우와~부장님. 견과류 드시네요. 그게 아침에 참 좋아요.”

“그렇지~ 역시 안과장이 추천해 준 거라 그런가 맛이 고소해. 안과장도 줄까?”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저는 아침 먹고 왔답니다.”

뿌듯한 박부장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루아침을 연다.


이 가게가 대박집은 대박집이다. 문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기다린다. 지역 내 손에 꼽히는 맛집이다. 백화점만 오픈런을 하는 게 아니다. 식당도 오픈런을 한다. 작은 가게여서 테이블이 금방 채워진다. 손님들의 주문이 들어오고 차례대로 오더지를 나열한다.

음식들이 빠르게 테이블을 채운다. 한 입 먹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손님들. 이 가게가 왜 맛집인지 알 수 있는 광경이다.

브레이크 타임에 맞춰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오늘도 식사를 거하게 준비한 박부장이다. 습관적으로 밥부터 한 숟갈 크게 먹었다. 그리고 고기반찬을 먹고 다시 밥을 한 입 먹었다. 순간 안과장과 눈이 마주치고 아불 싸한 표정이 된 박부장이다.

“부장님. 잊진 않으셨죠?”

“응… 풀-고기-밥 알아 알아.”

“그리고 천천히 드세요. 아무도 안 뺏어 먹어요.”

박부장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도시락 반찬에 나물류를 먼저 한 입 먹는다. 조금 씹는 시늉을 한다. 그래도 평상시보다는 2~3번은 더 씹은 것 같다. 다음으로 고기반찬을 먹고 밥을 한 숟갈 먹는다. 도시락 하나를 다 먹고 나서 박부장은 문득 포만감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도 조금은 천천히 먹은 것 같고. 속도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왠지 이런 식사 방법이라면 살이 금방 빠질 거 같았다.


박부장이 어제 있었던 일을 안과장에게 말한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불러내더니 완전 상술이었다면서 흥분하여 말을 하였다. 그리고 자기 혼자 살을 못 뺄 거라고 했다면서 거기에 화가 났다고 했다. 마치 피티가 없으면 다이어트 못할 거라며 자신을 무시했다고 했다.

안과장은 박부장의 말을 전부 듣더니 말을 시작했다.

“물론 그 사람은 피티수업을 팔아야지 돈을 버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래도 들어보니까 이상한 말만 한건 아닌 거 같은데요? 간헐적 폭식도 그 사람이 알려줬고, 생활습관 식습관도 중요하다고 했네요. 저도 같은 이야기 했었던 거 기억나시죠? 다이어트할 때 진짜 중요해요. 그리고 습관을 안 만들어두면 요요현상은 반드시 따라올 수밖에 없거든요. 보통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이 살이 빠진 후 유지를 하려는 노력을 안 하시거든요. 그리고 다시 살이 찌면 ‘그래! 다시 다이어트!’ 이렇게 힘든 생활을 반복하시더라고요.”


박부장은 안과장의 말을 듣곤 그래도 상술이라고 했다. 일단 안과장이 박부장을 붙잡고 설명을 이어간다.

“힘들게 살을 빼고 유지하는 게 진짜 다이어트 시작이에요. 거기에 덧붙여서 잘 자고 잘 먹고 운동 꾸준히 하고 긍정적으로 살고. 이것만 해줘도 진짜 도움이 되거든요. 오늘 아침에 견과류 드셨잖아요. 그런 것처럼 꾸준히 할 수 있는데 쉬운 일부터 해보는 거예요. 한 번에 모든 걸 바꾸려고 들면 금방 지치거든요. 그래서 다이어트도 쪼개고 쪼개서 작게 만들어야 해요. 아침에 견과류 먹기. 식사 때 풀-고기-밥 순서로 먹기. 식사 끝나고 잠깐 10분 정도 걸어주기. 꾸준히 주에 3~4회 운동하기. 7시간에서 8시간 수면하기. 이것만 해줘도 처음엔 체중이 줄어들 거예요.”


박부장은 행복회로를 돌렸다. 뭐야 저건만 해도 살이 금방 빠진다는 거잖아.

견과류는 먹기만 하면 되고, 밥은 오늘처럼 먹으면 되고, 밥 먹고 바로 누워야 하는데 조금 걸어야 하는 게 귀찮긴 하지만 10분 정도는 할만하고, 주 3~4회 운동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 잠이야 뭐 자는 데로 자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


“알았어. 한 번 해볼게. 헬스장 트레이너보다 안과장이 더 낫네. 아 맞다. 안과장도 트레이너 했었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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