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1 식단의 시작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1.

띵똥.

‘결제되었습니다.’

띵똥

‘결제되었습니다.’

띵똥

‘결제되었습니다.’


박부장의 휴대폰에 알림음 이 연속해서 울린다. 식단을 결심한 박부장은 효율을 따지고, 원가를 따졌다. 계산기보다 박부장의 머릿속 계산기가 더 빠르게 움직였다.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욱 경제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닭가슴살을 5가지 맛으로 구매했다. 다이어트용 족발과 구워 먹을 소고기까지 주문을 완료했다. 종류도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서 질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다이어트식 식단을 강력하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박부장이 꺼내든 필살기이다. 이렇게 먹으면 분명 50kg은 2 달이면 빠진다고 릴스 영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헬스까지 꾸준히 하고 있으니 박부장은 얼마든지 체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부장의 플랜은 딱 2달 만에 다이어트를 조지는 것이기 때문에 촘촘하게 다이어트 플랜을 새운다. 8주간만 다이어트 식단을 유지하면서 운동을 한다. 본인은 한 달에서 두 배의 기간으로 늘렸기 때문에 절대 실패할 수 없는 플랜이라고 만족한다.


냉장고를 살피던 박부장은 사야 할 것들을 찾아본다.

채소가 하나도 없군. 사야겠어.


마트로 걸어가는 박부장. 이건 유산소다.


눈에 보이는 채소를 담는다.


오이고추, 파프리카, 청양고추, 상추, 깻잎, 양상추, 양배추,


“음.. 이 정도만 살까?”


너무나 가벼운 장바구니를 보면서 속상한 마음으로 과자코너를 한 바퀴 둘러본다. 내가 좋아하는 저 빠삭빠삭한 감자 과자. 우와 저건 내가 맥주 마실 때 정말 좋아하는 어포 튀김. 영화관 팝콘이라고? 저건 못 참지.


무심결에 장바구니에 담았던 과자를 보고 깜짝 놀란 박부장은 황급히 제자리에 돌려둔다.



터벅터벅 걸어서 계산대로 향한다.


계산을 하는 도중 조미김이 눈에 띄었다. 손이 무의식적으로 집어 들어서 계산대에 같이 올렸다. 누가 여꾸리를 쿡 찌를 것 마냥 손이 움직였다.


“이것도 같이 해주세요”


점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네. 총 23,000원입니다. 포인트 있으세요?”


포인트 번호는 항상 아내의 번호로 저장하는 나름 알뜰살뜰한 박부장이다.


“네. xxxx입니다. 감사합니다.”


장바구니에 채소가 가득하다. 나름 뿌듯한 마음과 김을 보면서 약간 찔리는 듯한 마음이 교차한다.


“아 배고프다. 택배 도착하기 전에 뭐 먹지?”


집에 도착한 박부장은 자연스레 팬트리로 가서 라면을 꺼낸다.


“이건 찐막이야.”


나름 단백질을 생각해서 계란 4개를 준비한다.


보글보글 끓는 물에 매콤한 향이 올라오는 수프와 건더기 수프를 넣는다. 팔팔 끓는 물에 면을 반을 쪼갠다.

딱! 소리가 청아하다.

면은 딱 2분 30초만 삶는다. 꼬들한 면을 좋아하는 그의 나름의 철칙이다.

요리사의 집답게 타이머가 비치되어 있다.


삐비빅 삐비비빅 소리와 함께 라면을 꺼낸다.


이제 끓는 라면 국물에 계란 4개를 하나씩 투하한다. 수란을 만들어 먹는 걸 즐기는 박부장이다.

진한 국물을 유지하면서 반숙을 먹을 수 있는 기회이다.


마지막 라면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에 음식을 정성스레 담아본다.


라면 그릇에 담아둔 면이 정갈하다. 계란 4개를 사이드에 올려주고 면 위로 국물을 부드럽게 담아준다. 마지막 대파 고명까지 올린다. 완벽하다.


박부장의 찐막라면이 완성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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