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2 식단의 시작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2.

택배가 도착했다. 요즘 택배가 참 빠르다. 신선식품은 아침에 주문하면 오후에 도착을 한다.

커다란 아이스 박스가 무려 3개가 왔다. 박스가 크고 무거웠다.


네모난 박스 하나를 들고 배송기사 2명이 도착했다.

“냉동실 주문하신 박부장님이시죠? 어디에 설치해 드리면 될까요.”


“네.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박부장의 얼굴에 미소가 보였다. 냉동으로 배송된 닭가슴살과 다이어트용 족발을 넣기 위한 다이어트 전용 냉동고를 미리 구매했다.


역시 장비왕 박부장의 결제를 위한 손놀림은 누구보다 빠르다. 거침이 없다.


냉동실 위치를 잡고 차곡차곡 소중한 식량을 정리했다. 아내는 아직 냉동실 구매사실을 모르긴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본인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면 뭐든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박부장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친 것 같은 박부장이다. 마치 냉동실이 반짝거리는 것 같다. 마치 이런 웹소설이 있을 것 같은 박부장이었다.


‘닭가슴살은 반짝거리는 냉동실에 있습니다.’


혼자서 피식 웃고선 휴대폰을 집어든다.


안과장에게 전화를 건다.


"네. 부장님 무슨 일이세요?"


"어어 그래 안과장. 나 식단 하려는데 얼마나 먹을까?


"음... 너무 강박 안 가지셔도 괜찮아요. 중량을 너무 맞추지 않아도 돼요. 뭐 준비하셨어요?"


"그거 닭가슴살이랑 샐러드 할 채소 그리고 아몬드. 이게 전부이긴 해"


"그러면 가볍게 시작하시죠. 샐러드는 올리브오일 듬뿍 뿌려주세요. 엑스트라버진 있으시죠? 그거 쓰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소금 후추로 간하시고 집에 레몬이 있으면 레몬 반 개 정도 넣어주세요. 그리고 나머지 준비하신 거 드시면 될 거 같아요. 아몬드는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할 수 있으니까 대충 7개에서 10개 정도? 드시면 될 거 같아요."


"간단하네. 좋았어. 고마워! 수고해"


“넵. 득근하세요."


박부장은 짧게 설명을 듣고 식사를 머릿속에 정리를 한다.


냉동실 문을 열어서 뒤적거린다.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 박부장의 엉덩이가 실룩실룩 거린다.


“분명 열려둔 아몬드가 있을 텐데… 어디에 넣어뒀더라…”


견과류 같은 아몬드는 먹을 일이 딱히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냉동실 깊숙이 박아뒀었다. 손을 꾸역꾸역 비집고 넣어서 한 봉지의 아몬드를 발견한다.


“오케이. 돈 아꼈다. 내가 다이어트를 하려고 안 버렸구먼.”


냉동실 문을 닫고 한 손에 올라와 있는 아몬드를 바라보며 콧방귀를 뀐다.


“거참… 안 당긴다.”

운동 영상에서 보면 근육 덩어리 형님들은 닭가슴살을 아주 맛있게 먹고 샐러드도 마구마구 먹던 게 생각이 난다.


“그래. 생각보다 맛있을 수 있잖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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