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3.
식단을 시작하기 위해서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냉장고에서 채소를 꺼내고 반짝거리는 냉동실에서 수비드 닭가슴살을 하나 꺼내어 든다.
“자 준비해 볼까나”
도마에 양배추를 올려두고 아주 곱게 채를 친다. 빠른 손놀림으로 양배추가 썰리기 시작한다. 양배추를 찬물에 담가두며 스스로 멋짐을 폭발한다. 이 모습은 마치 요리 경연대회라도 나간 듯 비장한 박부장이다.
파프리카도 한 입 사이즈로 잘라주고, 오이고추와 청양고추도 적당히 섞어준다. 상추와 깻잎은 족발 먹을 때를 대비해서 구매한 거라 오늘은 패스한다. 양상추까지 얼음물에 담가서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씻어둔 모든 채소를 탈수기에 넣어서 물을 털어준다.
“오케이 채소 준비는 끝났고”
다음 단계는 아몬드다.
아몬드의 개수를 센다.
하나.
둘.
셋…
여섯.
일곱.
오케이.
“일곱 개만 먹자.”
아몬드도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제 샐러드를 만들 차례다.
채소의 무게를 잰다. 150g이 표시된다.
“음… 조금 작나?”
50g을 더한다.
200g의 채소를 샐러드 볼에 담아 둔다. 풀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박부장의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하나가 있었다.
‘코끼리도 풀만 먹는다.’
물론 풀만 먹어도 800kg을 먹는다고 들은 것 같다. 박부장은 자신이 풀을 먹는 코끼리가 된 상상을 한다.
상상에서 빠져나와 샐러드에 집중한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샐러드를 만든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현란하게 빙글빙글 돌리며 뿌려준다. 레몬 반 개를 박 부장의 악력으로 쭈욱 짜준다. 손을 한 번 씻고 나서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역시 본업을 할 땐 다르다.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없지만 뒤를 의식하며 한번 돌아본다.
미리 돌려둔 전제레인지에 돌린 닭가슴살을 꺼내든다.
“아뜨뜨 아이고 뜨겁다”
닭가슴살을 포크 2개로 찢어서 샐러드 위에 올린다.
개수를 새둔 아몬드 7알을 무심하게 후드득 뿌려준다.
식사 준비 시간은 단 5분. 이것도 여유롭게 만든 것이다. 역시 박프로라고 스스로 칭찬한다.
드디어 다이어트 식단으로 먹는다
2분 30초가 걸렸다.
라면 끓이는 시간보다 적은 시간이 들었다. 허전했다. 허무하기도 했다. 빈 그릇을 포크로 좀 더 긁어 본다. 남은 후추 알갱이를 한 입 먹어본다. 맵다.
마트에서 사 온 김이 생각이 났다.
“김은 무게가 가벼우니까 괜찮겠지?”
와그작와그작 조미김 5봉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입맛을 다지는 박부장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허무하기만 한 박부장의 주방이었다.
삐비빅 현관문이 열렸다. 아내가 도착했다. 아내는 주방을 보고 놀랬다.
“여보 이게 다 뭐야? 샐러드며 풀이 엄청 많네?”
“응응. 식단 시작했어. 나 진짜 한다. 다이어트 진짜 해”
아내는 웃으며 박부장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해 줬다.
“배는 불러?”
“아임 스틸 헝그리”
여전히 배고픈 박부장이다. 이걸 매 끼니 먹을 생각을 하니 온몸에서 에너지가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거 먹고 일할 수 있겠지?”
“너무 배고프면 뭐라도 챙겨 먹어. 알았지?”
박부장은 끄덕이며 아내에게 반짝거리는 냉동고를 자랑했다. 설명하는 박부장의 입과 손이 현란하다
피식 웃으며 아내는 잘했다며 칭찬을 해줬다. 안 샀으면 넣을 곳도 없었다며 잘했다고 한번 더 칭찬해 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