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1.
발라드 노래가 흘러나온다. 헬스장의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다. 흥트레이너 혼자서 주섬주섬 짐들을 나르고 있다. 음료수 박스도 보이고 단백질 쉐이크도 보이고 뭔가 행사가 있나 보다.
펄럭거리는 천을 들고 흥트레이너가 분주하다. 3대 헬스에서 매년하고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운동복을 입고 목에 수건을 건채 박부장은 플랜카드를 유심히 읽어보고 있다.
‘8주의 기적’ 플랜카드가 약간 촌스럽기도 하고 낡은 것 같기도 하다. ‘8주의 기적’은 3대 헬스 전통 다이어트 이벤트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이벤트다.
박부장 손가락을 튕긴다. 딱딱딱 소리와 함께 주위를 살펴본다.
“오 좋은데? 날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 건가?”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고 헬스장을 한 바퀴 둘러봤다. 아무리 봐도 자기보다 많이 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8주라면 자신이 계획한 기간과 딱 일치한다. 식단도 시작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1등은 당연히 자신의 것이다.
왠지 모르게 눈이 이글이글 거린다. 이렇게 쉽게 1등을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벤트를 하면 당연히 상품이 있어야 한다. 헬스장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은 바로 헬스 무료 이용권이다. 1등 1명에게 지급되는 1년 이용권. 양도는 불가능하다. 1등이 사용해야 한다. 박부장은 이번 다이어트가 끝나면 기간을 연장하려 했었다. 웬걸 돈 굳었다. 박부장의 입가의 미소와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이번 이벤트에서 1등을 할 수 있다.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박부장의 눈은 체중계의 숫자에 집중한다. 계속 올라가더니 130kg에서 멈췄다가 살짝 체중이 내려간다. 2kg이 빠졌다. 현재 체중 128kg.
그동안 2kg 감량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일까. 아침에 화장실을 시원하게 다녀와서일까. 고민에 빠졌지만 박부장은 이제 막 시작한 식단 덕이라고 생각한다. 냉동고까지 샀는데 바로 살이 빠지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가벼운 발걸음은 어린아이가 된 듯 살짝 발이 공중에 뜨는 것 같다.
헬스장 카운터에 가서 자연스레 기댄다.
“흥트레이너님. 저거 이벤트 하는 거 참가하려고 하는데 접수 좀 하려고요.”
“네~ 회원님! 잠시만요. 여기 노트 위에 성함하고 전화번호만 적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감량 목표도 적어주세요”
“어디 보자. 이름에 박부장. 전화번호가 xxx-xxxx-xxxx. 50kg”
“50kg 목표! 1등 후보신데요? 네 좋습니다. 다이어트 챌린지 시작은 참여자들 모아서 일괄적으로 진행할 거라서요.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합니다. 이제 3일 남았네요.”
고개를 끄덕이고 러닝머신 위로 올라간다.
“삑~”
속도를 제일 천천히 해둔 상태로 가볍게 걸으면서 혼자 전략을 구성하는 박부장이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그렇게 하면, 저렇게 되겠지?! 그럼 금방 50kg 빠지겠는걸?”
손가락을 한 번 튕기면서 스스로에게 감동한다. 역시 박부장은 그동안 유튜비영상을 봐온 게 여기서 빛을 발휘한다며 러닝머신 속도를 조금 더 올린다.
올라간 입꼬리를 주최를 할 수 없다. 행복 그 자체였다.
박부장의 생각의 끝은 3일 동안 뭘 맛있게 먹을지 고민으로 이어졌다.
“보자 보자. 3일의 시간이 있으니 진짜 찐찐막 족발 한 번 먹어야 하나?”
다이어트 시작 전에 찐막, 찐찐막, 찐찐찐막,찐찐찐찐막 까지 계획하고 있다.
박부장의 찐막전략은 3일간 맛있는 걸 먹고 8주의 기적 챌린지를 전력을 다한다는 전략이었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