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2.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박부장은 현관에서부터 아내를 찾는다.
“다이어트 챌린지에 참가하기로 했어!”
박부장의 음성에는 결단이 묻어 있었다. 그 포부는 링 위에 올라간 선우처럼 보인다. 이글거리는 눈을 얼마 만에 본 건지 아내도 즉시 칭찬을 해준다.
“정말? 여보 이번에 엄청 전투적이네?”
“암 그럼 물론이지. 나 박부장이잖아. 50kg 목표라고 적었어. 진짜 8주면 몸짱 박부장이란 말이야. 미리 좀 봐둬 더 이상 살찐 박부장은 없으니까 말이야.”
“하하하. 알았어. 진짜 이제 이 모습은 못 보겠네. 정말 대단하다 여보”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박부장은 아내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의 가족 형성을 위해서 다짐을 한다.
“3일 후에 시작이래. 그래서 말인데 말이야. 오늘…”
박부장의 아내는 휴대폰 앱에서 배달 어플은 연다. 그리고 박부장이 최고로 좋아하는 야식을 시켜준다.
‘누가 내 발을 뜨거운 물에 담갔나’ 상호명만 봐도 찐 맛집이다. 족발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고기를 워낙 좋아하는 박부장은 혼자서 마음껏 먹을 준비를 한다.
박부장의 아내는 야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박부장 옆에 항상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문 앞에 놔 두 고 갑 니 다 -
흥겨운 박부장은 뛰쳐나간다. 아내의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이렇게 빨랐던가. 130kg에 가까운 저 덩치가 날렵하다. 박부장의 잔상만 남은 채 사라졌다.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만 들렸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주방에서 비닐을 뜯고 있는 박부장이다.
식탁에 앉아 커다란 뼈부터 뜯는 박부장이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눈이 그렁그렁하다.
“우와 이 뼈 진짜 오랜만이야. 너무 좋다. 아 맞다. 여보 나 2kg 빠졌어.”
“챌린지 시작도 전에 벌써 빠진 거야?”
“그러니까 말이야. 식단 시작했잖아. 그래서 그런가 쭉쭉 빠지는 거 같아.”
“그러면 오늘 족발 먹어도 괜찮은 거야?”
“응응. 괜찮아. 내일 전부 다 쓰면 돼. 에너지로 말이야”
박부장의 표정이 잔망스럽다.
3일이 지나고 챌린지 시작의 날이다. 다이어트 참가자들이 헬스장에 우굴우굴 모여있다. 흥트레이너와 함께 체중을 측정하고 있다. 박부장은 경쟁자들을 유심히 살펴본다. 얼핏 봐도 자신보다 더 많이 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의 커다란 몸을 위풍당당하게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128kg입니다.”
3일 동안 찌지도 빠지지도 않았다.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3일간의 야식들이 눈앞에 스쳐 지나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