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
우주의 실재는 유순하고 유연하다. 그리고 그 실재를 주관하는 이성은 악을 행할 원인을 그 자체 속에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이성은 악이 없고, 악을 행하지 않으며, 그 어떤 것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만물은 이성에 의해 생성되고 완성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
아이를 재우며 잠깐 졸았다.
눈 뜨니 11시다.
침대에 누우며 이대로 잘 것인지 일어날 것인지 고민하다 불을 껐다.
지금 일어나면 새벽 늦게야 잘 테고 다음 날까지 지장이 클 것 같았다.
꿈을 여러 개 꾸었다.
꿈속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7시 알람이 울렸다.
실제 같던 상황이 꿈이라는데 한 번 안도하고, 중간에 깨지 않고 쭉 잤다는데 한 번 놀랐다.
요즘 막내 따라서 계속 밖으로 다니다 보니 몸도 피곤했나 보다.
어제는 저녁 6시가 넘어가니 초등학생 언니, 오빠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고 은서 또래 아이들이 모래 놀이터로 모여들었다.
한 집, 두 집, 세 집… 어쩌다 보니 모두 세 살 동갑내기였다.
이제 나오는 아이들은 모두 저녁을 먹고 나온 모양이다.
은서는 배도 안 고픈지 더 놀고 싶어 했다.
조금 더 놀다가 돌아오는데 재밌었다고 말한다.
씻으면서도 재밌었다고 내일 또 가자 한다.
자기 전, 선우와 체스 한 판 두려 했는데 은서가 말을 만지면서 흐지부지되었다.
그 길로 모두 자러 들어갔었다.
다시 아침이 되고 선우 윤우는 학교에 가고 간단히 청소한 뒤 은서와 밖에 나와 시간을 보낸다.
하교 후엔 다시 삼 남매가 만나서 논다.
함께하지만 각자가 보내는 시간과 생각은 다르다.
힘든 순간이 오면 함께했던 지금의 시간이 힘이 되면 좋겠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나의 버팀목이 되었듯이, 지금 아이들과 보낸 시간은 인생 후반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 집에는 다섯 우주가 산다.
다섯이 한데 모이면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다.
그리고 서로를 더 밝게 비춘다.
함께여도 혼자여도 찬란하게 빛날 작은 별들이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