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
우주의 실재는 하나의 통일체이기 때문에,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이내 변화되어서, 증기로 화하거나 원자들로 분해되어 흩어질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
1870년대 서부를 배경으로 한 《부처스 크로싱》을 읽고 1900년대 간도 땅을 배경으로 한 <도적 : 칼의 소리>를 봤다.
소설 속에서는 인간이 짐승에게 행하는 잔혹함을, 드라마에서는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잔인함을 보았다.
들소를 사냥하고 가죽을 벗기며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람과 인간을 죽이며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람을 보며 인간에 대한 무서움을 느꼈다.
생명이 생명을 죽이는 것은 동물 세계에선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다.
본성을 거스르면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
소설은 머릿속에서 장면만 그려도 오소소 소름이 돋는데, 드라마는 사실적으로 보여주기에 손으로 화면을 가리고 패드를 뒤집었다.
그래도 소리가 남는다.
예상보다 더 잔인해서 놀랬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이 당했던 일이라 여기니 화나고 슬프고 무섭고 무기력해졌다.
조선인이 《부처스 크로싱》에서 살생당하던 들소 떼 같았다.
평화롭게 무리 지어 살던 들소 떼는 인간의 이기심 앞에 무참히, 무방비적으로 도륙당한다.
자연은 무한히 베풀어주는 동시에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동물에게 가혹하게 대하면 준대로 돌려받는다.
그 이유는 우주가 하나의 덩어리라서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은 어떤 형태로 변하든 우주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원 안에서 여러 자극과 현상을 주고받기에 내가 행한 행동은 내게로 돌아온다.
인간성을 버린 자에게 남는 것은 살아갈 의미를 잃고 죽는 날까지 내가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형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