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주관하는 이성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

by 안현진

우주를 주관하는 이성은 자신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를 알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할지를 알며, 어떤 질료에 작용해서 그 일을 해낼지를 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



요즘 시 읽는 재미에 빠졌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이해하고 싶은데 이해되지 않아 답답하면서도, 이런 것도 시가 될 수 있구나 시의 형식에 매번 놀라워하면서도 읽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다 이해하려는 마음은 없었다.

어려워도 몰라도 답답해도 넘어간다.

시를 읽으면서 내게 남는 것은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이다.

감탄하며 밑줄 긋는 문장도 좋지만 시를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이 더 좋다.

아직 필력이 부족하여 이 감정이 무엇인지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언젠가는 이런 내 마음을 글로 그대로 옮겨보고 싶다.

시가 좋은 이유에 대해서, 이해되지 않아도 계속 손이 가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 마음 가는 대상은 내게 어떠한 도움이나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힘든 순간에 어렵기만 하던 시가 위로로 다가왔다.

시의 세계가 궁금하고 그 안에 풍덩 빠져 보고 싶었다.

겨우 문만 살짝 열어본 상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방 안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들어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시'라는 질료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형상으로 나타날지는 모른다.

지금은 그저 초심자의 마음으로 즐길 뿐이다.

좋아하는 시인이 생기고 새로 나오는 시집을 기쁘게 사 오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알면 알수록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

나의 좁은 관심사 중 하나의 영역이 가지를 뻗었다.

가지 끝에 무엇이 맺힐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무엇이 맺히든 부지런히 물을 주고 가꿔나가려 한다.

'나'라는 나무가 단단하고 풍성해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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