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2막을 열어준 아이들
4시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윤우 반이 앞에 있어서(5,6세 반) 항상 윤우 먼저 보게 된다.
창문으로 뭘 하나 살펴보니 세 명이 둘러앉아 놀고 있었다.
창문으로 눈이 마주친 윤우가 교실 문을 뛰쳐나온다.
"엄마아아!!!"
선생님이 나오셨고 가방을 챙기고 인사를 했다.
"사랑하는 정윤우."
"사랑하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장난스레 인사하는 윤우를 불러다 선생님께 다시 인사하게 했다.
자유분방한 윤우가 유치원에서 천방지축일까 걱정도 됐다.
오전반 선생님과 방과 후 선생님 모두 윤우가 애교가 많고 귀엽다고 말해주신다.
사랑으로 대해 주시는 게 느껴진다. 그 덕분에 윤우도 잘 적응하고 즐겁게 다니는 것 같다.
아이들도 처음 유치원에 가는 거지만 나도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내는 거기 때문에
활동 하나하나, 선생님 말씀 하나하나가 의미 있다.
엄마랑만 지내던 아이들이 떨어져서 잘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함, 기특함, 짠한 감정이 든다.
바로 옆이 7세 선우 반이다.
다들 앉아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나와서 벌에 쏘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상을 보고 있다고 하셨다.
창문으로 눈이 마주친 선우가 웃으며 손을 흔든다.
윤우는 형아가 뭘 보는지 뒷문에 얼굴을 대고 쳐다본다.
영상이 끝나고 선우도 교실 문을 뛰쳐나온다.
"사랑하는 정선우."
"사랑하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가방을 메고 신발을 들고 선생님과 마주 보며 인사한다.
이때 선우는 늘 수줍어한다.
윤우는 이미 본관 앞에 가서 "하야(형아)~~ 왜 안 와~~~" 부르고 있다.
조용한 본관이 윤우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린다.
"윤우야! 쉿! 지금 다른 선생님들 일하고 있어서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돼. 작게 얘기해야 돼."
집에 가는 길. 윤우는 저만치 앞서간다.
선우는 손을 잡고 이야기하며 걸어간다.
앞서가는 윤우를 눈으로 좇고 부르며 선우 얘기도 듣느라 정신이 없다.
선생님과 반 엄마들이 모인 단톡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유치원 활동복을 배부했는데 사이즈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5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체험학습을 하는데 그때 입혀 달라고 했다.
선우네 반은 내일 배부받기로 해서 윤우가 먼저 입어 봤다.
유치원복 입으니 더 큰 아이 같다.
우리 집 막내였는데 둘째로 올라 간 윤우. 이렇게나 컸나 싶다.
크는 거 붙잡고 싶다...
스물다섯에 결혼해 스물여섯에 엄마가 되었다.
연이어 둘째까지 낳고 일찍이 연년생 아들을 키웠다.
사회생활 얼마 하지 못하고 아내, 엄마가 되어 20대 후반을 보낸 셈이다.
아이들을 볼 때면 결혼 일찍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일찍 낳아서 좋다기보다 아이들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을 일찍 알아서 좋다.
내 인생의 2막이 열린 것 같다.
두 아이를 키워 오는 과정에서 힘든 적도 많았고
수시로 큰소리 내는 엄마지만
엄마로 살아가는 시간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지금은 막내 은서까지 있으니 그 기쁨이 몇 배는 늘었다.
애 셋 어떻게 키우나 상상이 안 갔는데 낳고 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선우 윤우가 어느 정도 커서 은서가 생긴 이유가 있다고 본다.
커가는 첫째 둘째를 보며 드는 헛헛한 마음. 막내 은서를 보며 달랜다.
모두가 잠든 밤.
오늘 찍은 아이들 사진을 보며
글로써 오늘을 기록한다.